창녕 아동학대 계부. (사진=연합뉴스)
경남 창녕에서 9살 초등학생 의붓딸을 잔혹하게 학대한 혐의로 체포된 계부(35)에 대해 경찰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창녕경찰서는 14일 오후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계부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전날 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연행해 9시간 넘게 조사를 벌였다.
연행 당시 "딸에게 미안하지 않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지만, 검은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흰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그 어떤 표정도 읽을 수도 없었고, 대답도 듣지 못했다.
하지만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던 1차 조사 때와 달리 2차 조사에서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했다.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고, 학대가 심한 행위는 모른다고 부인하는 등 혐의 부분에 대한 진술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 마디 사과도 없었던 계부는 조사 과정에서 처음으로 딸에게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다"는 심정을 나타냈다. 뒤늦게 후회한 계부는 가족과 잘 지내고 싶다며 선처를 구하기도 했다.
계부는 조사를 받은 뒤 현재 유치장에 입감된 상태이다. 15일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응급 입원 뒤 곧바로 2주간 행정 입원으로 전환된 친모(27)에 대한 조사도 가능하면 빨리 진행할 방침이다.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13일 창녕경찰서 조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몸 상태를 확인해 의사 소견에 문제가 없다면 입원 중이라도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애초 계부와 친모는 지난 11일 소환해 조사하려 했지만, 전날인 10일 A양의 의붓동생 3명에 대해 법원의 임시 보호 명령이 내려지자 항의하며 자해·투신 소동을 벌여 응급 입원이 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한편, A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창녕의 한 빌라 4층 테라스 지붕을 넘어 탈출한 뒤 인근 거리에서 시민에게 구조됐다.
계부와 친모는 A양의 목을 쇠사슬로 묶어 난간에 자물쇠로 고정해 움직이지 못 하도록 했고, 욕조 물에 머리를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으로 발을 지지는 등의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돼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