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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김여정 한마디에 靑이 반응? 오히려 늦은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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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왜 경고? '삐라' 내용이 문제
'삐라 중단' 4.27 판문점서 약속한 내용
文, 9.19 군사 합의 파기만은 막아야
북핵 문제 미국이 북한 요구 들어줘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어제 자신의 이름으로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 망나니 짓이다.’ 이런 거친 표현까지 사용을 했고요. ‘군사합의 파기,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이런 걸 언급하면서 우리 정부가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 경고를 했는데요.

이 담화가 나온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우리 정부가 곧바로 대북전단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면서 법률안을 검토 중이다, 라고 발표를 했어요. 사실 대북전단 살포는 하루이틀 된 일이 아닌데 이렇게 갑자기 북한이 들고 나온 것도 희한하고 또 우리 정부가 이례적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건 왜인지도 궁금하고 그래서 이분 모셨습니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만나보죠. 수석부의장님 안녕하세요.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전 통일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정세현> 네,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 김현정> 오래간만입니다. 아니, 저는 조금 깜짝 놀란 것이 이 대북전단 살포 이게 지금 최근의 일이 아니라 오래된 일인데 왜 갑자기 지금, 그것도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고 김여정 부부장이 이야기를 들고 나왔을까? 왜인가요?

◆ 정세현> 말씀하신 대로 대북전단 살포는 뭐 하루 이틀 된 일은 아니죠. 그런데 이번에 31일날 대북전단의 내용이 북쪽한테 굉장히 자극적인 거였어요.

◇ 김현정> 어떤 내용입니까?

◆ 정세현> 김정은 위원장을 ‘무뢰한’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지난번 4월에 있었던 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에서 ‘앞으로 새로운 전략 핵무기를 발사하겠다, 사용하겠다’ 이런 지시를 내린 것에 대해서, 문장을 보면 김정은을 무뢰한이라고 그랬어요. 무뢰한이라는 게 아주 나쁜 말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그런데 북한의 정치 문화는 최고지도자를 우상화하고 무오류의 존재로 부각시키면서 그 사람 중심으로 통치를 하는 사회인데 김정은 위원장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그리고 아주 기분 나쁜 단어를 써 가면서 삐라를 뿌리니까 밑에 있는 사람으로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죠. 적어도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지금 사실상 북한의 넘버2라고 봐야 돼요. 그렇게 되면 뭐 동생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런 대남 관계까지도 총괄하는 그런 자리에 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난 3월 달에도 청와대를 비방하는 담화를 발표했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세게 기본 합의서, 군사 분야 합의서까지도 파기할 수 있다. 개성공단도 문을 닫을 수 있다.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는 그런 위협적인 발언을 했는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런 거군요.

◆ 정세현> 대북 전단지 내용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우리의 최고 존엄을 무뢰한이라고 감히 전단지로 표현하느냐? 그런데 그 북한에서도 우리 최고지도자, 우리 대통령을 굉장히 안 좋은 단어로 거칠게 많이 표현했잖아요?

◆ 정세현> 그런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고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까 그렇지만 그쪽은 그것이 허용이 안 되는 독특한 사회 아닙니까? 우리가 비난하는 북한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바로 문제삼는 게 어떻게 젊은 사람을 최고지도자라고 하면서 백두혈통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우상화하느냐는 그거를 문제 삼는데 그쪽에서는 바로 그 최고 존엄에 대한 도전, 이거는 묵과할 수 없다, 그런 문화가 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 시각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는 거죠. 우리는 대통령인데 거기는 자신들의 우상인 거예요.

◆ 정세현> 신적인 존재죠.

◇ 김현정> 신인 거예요. 그러니까 본인들이 우리 대통령에 대해서 욕은 할 수 있어도 이쪽에서 그 우상에 대해, 그 신에 대해 무뢰한이라고 표현하는 건 이거는 참을 수가 없다?

◆ 정세현> 오늘날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청와대 앞에까지 가서 ‘문재인 저 놈이’ 해도 그건 어쩔 수가 없는 그런 표현의 자유가 있잖아요. 거기는 그게 안 되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래서 아래에서는 뭔가라도 지금 보여야 한다. 충성심.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우리 정부가 주도해서 전단지 날리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우리 정부에서는 계속 하지 마라 도움 안 된다고 하는데도 민간 차원에서 계속 그걸 날리는 건데 그거를 우리 정부에 대고 이렇게 이러면 중단하겠다, 이것도 중단하겠다. 하면…

◆ 정세현> 정부가 책임지고 그걸 문제 해결하라는 뜻이에요. 더구나 그 단체들은 탈북자 중심으로 이루어진 단체인데 그리고 반북 성향이 강한 단체들이죠. 탈북자가 아닌 분들도 거기에 들어가 있어요. 그런데 그게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법으로 다스리면 해결될 문제라고 보는 거죠.

◇ 김현정>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자 신문 2면 상단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남조선 당국의 묵인 하에 탈북자 쓰레기들이 반공화국 적대행위 감행'을 게재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정세현> 네. 그러니까 우리 국내에서 시위도 사전허가를 받고 있는 시위는 법적으로 보장이 되지만 그것이 난폭하거나 또 주위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면 단속하지 않습니까? 그 전에 청와대 근처 시위할 때 맹학교 주변에 학부모들이 나와서 애들 공부하는 데 지장 있다는 식으로 항의할 때 경찰이 나서서 단속하듯이 그런 식으로, 우리 쪽의 접경지역 주민들 피해가 오히려 크다고 봐야 돼요.

◇ 김현정> 그렇죠. 저는 이제 궁금한 게 혹시 대북전단지에 표현 문제만이 아니고 다른 게 지금 못마땅한데 뭐 이것까지 이렇게 터지니까 겸사겸사 항의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던데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그것까지는 아닐 겁니다. 다른 게 못마땅한 것은 사실은 4. 27 판문점 선언이나 9. 19 평양선언 또는 동시에 이루어진 군사 분야 합의서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불만스러울 거예요. 미국이 발목을 잡기 때문에 이행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사사건건 허락을 받는 것에 대해서 비판을 많이 해 왔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지금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을 무뢰한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

◇ 김현정> 그냥 그 자체입니까?

◆ 정세현> 문제를 삼는 겁니다. 더구나 이쪽에서는 그 단체들이 6월 25일 날, 전쟁 발발 70주년을 계기로 해서 100만장을 뿌린다고 예고를 해 놓으니까 만약에 그게 북쪽에 깊숙이 풍향, 바람 그날 바람이 어떻게 부느냐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북한 주민들에게까지 전달이 된다면 북한 체제로서는 상당히 타격이 크기 때문에 그것만이라도 막아야 되겠다.

◇ 김현정> 미리 막겠다는.

◆ 정세현> 근본적으로 이런 짓 하지 말라는 얘기지만 그런 다급한 측면이 있을 거예요, 북한 내부에서.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아무튼 이 성명이 나온 게 어제 새벽인데 오후에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 중단돼야 된다, 금지 법률안을 지금 검토 중이라는 이런 공식 반응을 내놨습니다. 이 정도면 상당히 즉각적인 거죠?

◆ 정세현> 아니에요. 그게 새벽에 노동신문 2면에 나왔어요. 노동신문은 뭐 밤에 찍어서 새벽에 나오죠. 그러니까 새벽에 그것만 발표한 건 아니고 노동신문 자체가 새벽에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가 4시간 만에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그 뭐 북한이 시키니까 하는 거 그건 아니고 이게 원래 4. 27, 재작년 2018년 4월 27일날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바로 그걸 합의를 했었습니다. 비무장지대 주변에서 삐라 같은 거 뿌려서 소란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합의를 했고. 그게 조문으로 들어가 있어요.

그러니까 그걸 이행하는 차원에서 정부로서는 법률이라도 만들어서 그거를 대처를 했어야 되는데 늦은 거죠, 오히려. 그동안에 지난 4월에도 또 삐라를 뿌렸기 때문에 북쪽에서는 그런 짓 하지 말라고 말을 안 들으니까, 안 되겠다, 이건. 4. 27 선언을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통일부 안에서 해 왔다는 얘기고. 마침 어제 아침에 그게 나오니까 사실 우리도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하는 거죠.

◇ 김현정> 급작스럽고 즉각적인 반응이라기보다는 이미 법률안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반응이 좀 빨리 나올 수 있었다, 이 말씀이시군요?

◆ 정세현> 네, 그러니까 4. 27 판문점 공동선언에 그 내용이 들어가 있어요. 그런 거 안 하기로.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니, 그런데 지금 문자도 많이 들어옵니다마는 그거 우리가 흔히 ‘삐라’ 라고 그러잖아요. 대북전단지. 그거 삐라 보내봤자 어차피 북한으로 가는 거 몇 장 안 된다면서요?

◆ 정세현> 그래도 몇 개는 들어가죠.

◇ 김현정> 몇 개를 들어가요?

◆ 정세현> 그런데 그게 입소문으로 그런 것이 퍼지면 북한 체제 입장에서는 조금은 곤란하죠. 거기에 돈도 들어 있고 여러 가지 있습니다. 1달러짜리를 2000장을 실어 보냈다든지 이런 것들이 있는데. 그것도 기분 나쁘죠. ‘왜 돈질 하느냐. 돈 가지고 어떻게 민심을 흔들려고 하느냐’ 그런 것도 있고.

◇ 김현정> 삐라랑 달러를 접어서 같이 보낸다면서요?

◆ 정세현> 네.

◇ 김현정> 몇 장이라도 들어가도, 몇 개라도 들어가면 입소문이 금방 납니까?

 

◆ 정세현> 그렇죠. 신고는 물론 합니다. 그 사람들은 법에 의해서 그야말로 그런 거 신고해야만 자기가 나중에 화를 안 당하기 때문에, 신고는 바로 하지만 북한의 공안 쪽이나 이런 데서 볼 때는 이게 아주 고약하죠. 그 행정적인 소요가 발생하기 때문에라도 불편하죠.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랑 문화가 다르다는 거 이 부분이 중요한 포인트네요. 우리는 인터넷상에 별에 별 말들 많고 해도 그냥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걸러서 국민들이 듣고 하지만 거기는 워낙 모든 소식이 통제된 곳이기 때문에 그런 삐라 몇 장 들어와서 입소문 나도 체제를 위협할 만큼으로 생각을 한다, 이거군요.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그나저나 여기에 대한 대응으로써 김여정 부부장이 뭐라고 그랬냐면 담화에서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폐쇄. 이런 거까지 얘기를 했습니다. 안 그래도 계속 이 카드를 만지작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지금 개성공단 파기까지 거론한 것은 조금 고약한 측면이 있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UN 대북제재 때문에 우리가 그걸 열지 못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UN 대북제재 때문에 미국 눈치 보느라 그걸 열지 못하고 있는데. 어차피 이게 가까운 시일 내 열리지 못할 거라면 그거를 파기할 수 있다는 일종의 카드를 가지고 남쪽을 압박하자 하는 계산을 했을 거예요.

개성공단 파기보다 더 곤란한 것은 재작년, 2018년 체결된 9. 19 군사 분야 합의서를 파기하겠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를 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그거는 실현할 수가 없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까지도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 정세현> 아니, 그런데 이번에 강력하게 6월 25일날 삐라 100만 장 날리겠다는 걸 사전에 정보 수집을 해서 경찰력도 동원하고 또 거기가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국방부도 협조하는 그런 식으로 해서 통일부가 적극 대응을 해서 그걸 막고 그리고 법률도 바로 국회에다가 제출을 해서 입법절차를 밟아나가는 걸 북쪽이 확인을 하면 그 짓은 안 하죠. 아, 됐다, 이제. 이렇게 되면 아마 북쪽이 6월쯤 돼서, 6. 15쯤 해서는 우리가 남쪽에 계속되는 대북 제의에 대해서 호응을 보여야 된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이게 터져버렸단 말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정세현> 그러니까 우리로서는 빨리 그걸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서 그야말로 6. 15 공동선언 20주년 그리고 6. 25 발발 70주년, 이것이 평화롭게 지나가도록 하고 거기서 남북관계 개선의 어떤 새로운 시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좀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한반도 평화, 남북관계 개선, 이건 뭐 우리의 실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일인 건 맞는데 그런데 우리가 이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거, 사면초가라는 걸 북한도 이해해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우리만 이렇게 계속 협박하고 이렇게 윽박지르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 정세현> 무슨 사면초가요?

◇ 김현정> 미국에서 계속 이렇게 뭘 안 풀고 자꾸 뭘 막고 남북관계 어렵게 하고 이거는 우리를 이해해 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정세현> 아니, 미국이 막는 것이 불합리하죠, 북핵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북핵문제가 지금 30년이 넘은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북핵문제는 북한이 요구하는 조건을 미국이 들어줘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예요.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그냥 우리가 나서서 될 수 있는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그런데 그걸 남북관계를 북한문제에 연계시켜서 북핵문제가 진전이 안 되는데 남북관계만 나가냐는 식으로 발목잡고 있는 미국이 잘못이죠. 사면초가까지는 아니고 결국 2인 3각으로 미국이 우리를 발목잡는 것이 문제인데. 이럴 때는 우리 정부가 사안별로 이거는 UN 대북제재와 무관하다고 하는 소위 예외 조항을 설정을 해서 ‘풀어달라’ 하는 식으로 강력하게 요청을 해야 돼요. 이번에 아마 이런 일도 있었고 또 문 대통령이 5월 10일입니까? 취임 3년 특별 연설에서. 그런 얘기를 했죠. ‘남북관계를 북미 관계에 종속시킬 수는 없다.’

◇ 김현정> ‘독자적 협력 추진하겠다.’

◆ 정세현>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행동으로 치고 나가겠다는 얘기를 했으니까 그렇게 나가겠죠.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듣겠습니다. 정세현 부의장님, 고맙습니다.

◆ 정세현> 네.

◇ 김현정>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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