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미국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열흘째를 맞았다. 폭력과 약탈로 흐르던 시위의 양태는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가까워지면서 확연히 추모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시위 10일째를 맞은 4일(현지시간)엔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는 첫 추도식이 열렸다. 미국은 이날부터 플로이드의 넋을 기리는 릴레이 추모에 들어갔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희생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시작으로 플로이드의 생전 발자취를 따라 오는 9일까지 미국 3개 도시에서 잇따라 거행된다.
주말인 6일엔 플로이드가 태어난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퍼드에서의 추도식, 8일에는 플로이드가 생애의 대부분을 보낸 텍사스주 휴스턴 추도식, 9일엔 휴스턴 비공개 장례식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거행된 미니애폴리스 추도식은 노스센트럴대학교에서 유족들과 시민, 지역 정치 지도자와 인권운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거행됐다.
흑인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와 고(故)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터 킹 3세도 참석해서 슬픔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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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의 이야기는 흑인들 이야기가 됐다"
플로이드의 형과 동생 등 유족들은 "우리는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원하며, 플로이드는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인종차별 해소와 평화 시위를 당부했다.
조사는 추도식을 주관한 앨 샤프턴 목사가 담당했다. 그는 "플로이드의 이야기는 흑인들의 이야기가 됐다"면서 "400년 전부터 우리가 원하고 꿈꾸던 사람이 될 수 없었던 이유는 당신들(백인)이 무릎으로 우리(흑인)의 목을 짓눌렀기 때문"이라며 인종차별을 규탄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으로 일어나 '우리의 목에서 너희들의 무릎을 떼라'고 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플로이드가 잠든 관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연단 뒤에는 "이제는 숨 쉴 수 있다"는 문구를 담은 플로이드의 대형 걸개그림이 걸렸다.
추도식은 TV와 인터넷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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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시간'으로 명명된 애도 행사
추모 분위기는 미니애폴리스 뿐 아니라 미국 전역으로 이어졌다. 애도 행사는 '침묵의 순간'으로 명명됐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 46초간 목을 짓눌려 숨지기까지 플로이드가 겪었을 그 기나긴 고통의 시간을 생각하며, 플로이드를 기리기 위해 미국 시민들은 똑같은 시간 동안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침묵으로 애도했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워싱턴DC 국회의사당 메인홀에서 침묵의 시간을 가졌고, 뉴욕주와 아이오와주도 오후 2시를 기해 주전역에 '침묵의 애도' 시간을 선포했다.
마이애미주의 병원에서는 의료진들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8분 46초 동안 플로이드를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