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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의 꼭두각시에 불과"…책임 떠넘긴 '부따' 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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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측 "조주빈은 하수인이 필요했고, 그게 바로 강훈" 주장
조주빈 등 공범 다수 증인 채택…다음달부터 증인신문 본격진행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성 착취물 제작·유포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부따' 강훈이 지난달 17일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조주빈은 자신의 지시에 완전히 복종해 일할 하수인이 필요했고 그게 바로 피고인 강훈이었습니다.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제작하고 피해자를 협박한 것은 조주빈의 단독 범행입니다…강훈은 조주빈의 꼭두각시에 불과했습니다"

미성년자를 비롯한 여성에 대한 성착취 범행을 저지른 '부따' 강훈(18) 측은 27일 첫 재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20여명에 가까운 피해여성을 상대로 성착취 범행을 저지르고도 전적인 책임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에게 떠넘긴 것으로 '일종의 피해자'라고 주장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27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텔레그램 닉네임 '부따' 강군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정식 재판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만큼 강군 또한,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강군은 지난해 9월부터 두달 동안 아동 및 청소년 7명, 성인 11명 등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을 만든 뒤 이를 '박사방'을 비롯한 텔레그램에서 판매 및 유포한 혐의 등을 받는다.

또한, 성착취물 제작에 관여한 혐의(음란물 제작 및 배포) 외에도 범죄수익을 조주빈에게 전달하고, 윤장현 전 시장을 속여 돈을 뜯어내는 등 모두 11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강군이 저지른 범행 상당 부분이 조주빈과 공모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강군 측은 이날 재판에서 범행 가담한 경위는 조주빈의 협박 때문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중대한 범죄에 가담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도 "조주빈은 2018년 9월부터 검거 직전까지 피해자들을 상대로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며, 자신의 지시에 완전히 복종하면서 일할 하수인을 필요로 했고, 그게 바로 강훈이었다"고 말했다.

조주빈이 음란물을 즐겨보던 강군에게 접근해 민감한 신체사진을 얻어낸 뒤 "말을 안 들으면 친구들에게 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했고, 강군은 어쩔 수 없이 박사방에서 활동을 시작했다는 게 강군 측의 주장이다. 변호인은 당시 고3이었던 강훈이 음란동영상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 상당 부분도 조주빈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강훈 측은 "박사방의 참여자를 관리하거나 홍보를 한 것, 그리고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판매 및 배포한 것은 인정하는 입장이다"면서도 "해당 영상을 제작하거나 피해자를 협박한 적은 없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음행을 강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강훈이 이 사건에 가담한 점에 대해 반성 및 후회하고 있으며, 당시 청소년이었던 점, 부모가 교육을 약속한 점 등을 고려해달라"며 "조주빈의 꼭두각시에 불과하고 신상이 공개돼 다시 범행을 저지르기는 어려운 점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재판부는 이날 재판 준비절차를 종결하고 다음 기일부터 본격적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증인으로는 전직 사회복무요원(공익) 강모(24)씨, 전직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29)씨 그리고 조주빈 등 공범들이 주로 채택됐다. 이중 혐의가 가장 많이 겹치는 조주빈에 대해서는 마지막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강씨, 천씨 그리고 조주빈은 모두 같은법원에서 성착취 혐의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내달 24일 오후 2시를 다음 공판기일로 지정하고 강씨, 천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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