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자연스럽게 '루시' 노래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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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데뷔 싱글 '디어' 발표한 신예 밴드 루시 ②

지난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미스틱스토리에서 신예 밴드 루시(LUCY)를 만났다. 뒷줄 왼쪽부터 프로듀서 겸 베이시스트 조원상, 보컬 최상엽, 드러머 겸 서브 보컬 신광일, 앞줄 가운데 바이올리니스트 신예찬 (사진=싱글즈 제공)

 

신예 밴드 루시는 지난 8일 데뷔 싱글 '디어'(DEAR.)를 발매했다. 신예찬(바이올린), 조원상(프로듀싱·베이스), 신광일(드럼·서브 보컬), 최상엽(보컬) 네 명으로 구성된 루시의 첫걸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단독 공연을 하기에는 아직 발표한 곡이 충분하지 않아서 열심히 곡 작업을 하는 중이라는 루시는, 최대한 빨리 신곡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게 싱글일지, 미니앨범일지, 정규앨범일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난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미스틱스토리에서 루시의 인터뷰가 열렸다. 지금 다루는 악기와의 첫 만남부터, 루시라는 팀 안에서 각자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밴드라는 형태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까닭, 앞으로 서 보고 싶은 무대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음악이라는 길을 택한 순간

'바른 생활'을 지향해 팀에서 '도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최상엽은 음악 전공자는 아니었다. 군대 전역하면서 '노래를 해야겠다'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노래로 성공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어요. 저는 (남과) 다른, 흔하지 않은 개성이 있다고 봐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호(好)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가 노래를 하면 반드시 될 것 같았죠."

분명히 막내인데도, 형들이 자신을 별로 막내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는 진지한 막형(막내지만 형) 신광일. 지금은 드럼과 서브 보컬을 맡고 있지만, 원래는 베이스, 기타와 더 가까운 인물이었다. '슈퍼밴드' 3라운드 때 드럼을 치기 시작했다. 신광일은 "심사위원과 참가자분들 반응을 보며, '드럼을 쳐도 되겠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막형' 신광일과 다르게 '맏내'(맏형이지만 막내)라는 별명을 지닌 신예찬. '웃자'라는 좌우명을 갖고 팀에도 웃음을 전파하고 싶어 한다는 그는 우연히 어머니의 바이올린 교실에 따라간 게 계기가 되어 열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켰다.

빠르면 6~7살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는 오히려 늦게 바이올린을 만진 편이었다. 신예찬은 "어느 순간 정신 차렸을 때 저는 바이올린만 하는 사람이었고, 군대 나올 때쯤 '아, 이제 나는 바이올린밖에 없다' 싶었다"라고 전했다.

JTBC '슈퍼밴드' 톱3 콘서트 무대에 선 루시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루시에서 베이스와 프로듀싱을 맡은 조원상이 베이스를 시작한 건 중3 때였다. 자신에게 음악을 권한 아버지는 이른 나이에 성공한 분이었다. '그런 아버지'의 아들인 내 인생도 금세 펴질 거야, 하는 무책임한 자신감이 있었던 조원상은, 주변에서 베이스를 못 치는 실력이 아니었는데도 다가오는 막막함을 뿌리칠 수 없었다. 밴드를 꾸리려고 해도 난관에 부딪혔다.

프로듀싱은 20대 초반에 시작했다. 조원상은 "아르바이트하다가 문득 생각한 게 있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음악은 내가 지금까지 해 왔던 베이스(실력)로는 할 수 없다'는 거였다. EDM, 힙합, 팝 등으로 입성하기 힘들다는 걸 알고 나서 미디를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밴드' 루시에게 밴드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조원상은 "요즘 유행하는 가요나 팝은 아티스트가 목소리나 몸짓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밴드는) 악기 소리마저도 그 사람, 아티스트처럼 느껴진달까. 더 살아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신예찬은 "싱어만 주인공이 아니라 뒤에 있는 연주자들도 팀의 일원이라는 점"을 들었다.

최근 밴디지, 디코이, 아이즈, 호피폴라, 퍼플레인, 원위 등 '동료' 밴드가 많아진 것에 관해 조원상은 "밴드 시장이 수면 위로 올라와 있지 않은데, 실력 있는 밴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도록 같이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 당당하게 공연할 수 있게 곡 작업 중

현재까지 루시 이름으로 발매된 곡은 데뷔 싱글에 실린 '개화'(Flowering)와 '인트로'(INTRO), '슈퍼밴드' 앨범에 담긴 '플레어'(Flare), '선잠', '크라이 버드'(Cry Bird) 등 5곡이다. 조원상은 "사실 실물로 나온 건 없지만 다 제 머릿속에 있고, 최대한 빨리 낼 생각"이라며 "자신감 있게, 당당하게 공연하기에는 곡(트랙) 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빨리 (만들어) 팬분들한테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다음 앨범 준비를 계속하고 있어요. 곡 콘셉트와 레퍼토리를 다 정리해서 A&R(Artist and Repertoire) 팀에 공유했는데, 13~14개 곡 콘셉트가 단 한 가지도 겹치지 않아요. 어떤 건 엄청 EDM이고 어떤 건 엄청 레트로고, 또 힙합이기도 해요. 저는 항상 다양하게 (음악을) 하고 싶어서요." (조원상)

신예찬은 "저는 연주자라 그런지 원상이가 연주곡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같이 드라마틱하거나 애니메이션 주제곡 같은 걸 좋아한다. 원상이가 만들어 줄 거긴 한데, 더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왼쪽부터 루시 신예찬, 신광일, 최상엽, 조원상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이번 데뷔 싱글에 실린 '인트로'도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이 난다고 했더니 조원상은 "아버지랑 만화 보는 게 취미여서 (이런 류의 음악은) 그 누구보다 잘할 자신 있다"라고 말했고, 신예찬은 "난 누구보다 연주 잘할 수 있어!"라고 해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공연의 일부분인 커버 곡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까. 조원상은 "루시 스타일로 만들 각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루시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커버 영상은 레드벨벳의 '배드 보이'(Bad Boy) 하나뿐이다. 조원상은 "제가 팀원들한테 강하게 어필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전 인터뷰에서 '아티스트로서 너무 존경하는 팀'으로 레드벨벳을 꼽은 바 있다.

신예찬은 "곡 작업할 때 원상이가 틀을 채우면 저희가 덧붙이는 식으로 항상 작업한다. '슈퍼밴드' 때부터 계속 작업했고, 원상이의 말에 저희가 수긍을 많이 하는데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이인 것 같다.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 거로 서로 기분 나쁘거나 하는 건 전혀 없다"라고 설명했다.

◇ 루시가 오르고 싶은 꿈의 무대

데뷔 전 경연을 경험하고, 무대에 서고, 데뷔해 싱글을 내고… 루시는 차근차근 그들의 역사를 써 가고 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서 보고 싶은 무대가 있는지 묻자 최상엽은 "빌보드 '핫100 차트에 오르는 게 목표다. 노엘 갤러거가 엄청 먼 거리에 있는(멀리 사는) 사람들이 자기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걸 보고 감격했다고 하는 게 기억난다. 어느 나라로 딱 짚을 순 없지만, 외국에서도 저희 노래를 따라부르는 걸 느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신광일은 최상엽의 '핫100' 목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그의 바람은 '핫100' 차트에서 1위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미 페루에서 약 6년 동안 유학 생활을 했던 만큼, 언젠가 페루 무대에 서 보고 싶다고. 신예찬은 "거리를 걷다 보면 노래가 나오지 않나. 그게 '개화'일 수도, '선잠'이 될 수도, '난로'일 수도 있을 텐데 저희 루시 노래가 자연스럽게 나왔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서 보고 싶은 무대는 팬들에게 둘러싸인 '원형 무대'다.

조원상은 "'슈퍼밴드'에 나왔던 공연장들도 되게 값진 곳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오랫동안 음악 하면서 명성을 쌓아오신 분들만 섰던 곳을 저희가 설 수 있는 레벨인가 생각해 보면 저는 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그건 '슈퍼밴드' 이름으로 섰던 것이니, 루시 음악을 키워서 저희 음악으로 그 무대에 다시 오르고 싶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공연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루시는 라디오에 출연하고 팬들을 위한 온라인 콘텐츠를 준비하는 등 '음악으로 보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항상 저희를 기다리고 사랑해 주는 저희 왈왈이(팬덤) 분들, 그만큼 더 많은 보답을 하고 싶어요. 저희가 너무 받은 게 많아서 얼마나,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해 드리고 싶어요. 음악을 하면서 저희만의 색깔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까, 기대해 주세요." <끝>

지난 8일 데뷔 싱글을 발표한 루시는 다음 앨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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