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PG 홈페이지 캡처)
불가리아의 동굴에서 4만5천년 전 현생인류의 뼛조각이 발견됐다. 인류의 유럽 진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고고학적 발견이다.
AFP 통신은 13일(현지시간) 불가리아 북부 바초 키로 동굴에서 발견된 현생 인류의 치아와 뼛조각이 약 4만5천년 전 것으로 판명됐다고 보도했다.
국제 연구팀은 바초 키로(Bacho-Kiro) 동굴에서 인류의 뼈와 치아, 석기, 뼈를 이용해 만든 도구와 장신구, 수천 개의 동물 뼈를 발굴했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유물은 4만3천650년에서 4만6천940년 전 것으로 확인됐다.
뼛조각 주인은 4만2천616년에서 4만4천830년 전 생존한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로 드러났다. 뼈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출해 연대를 추산한 결과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현생 인류가 중동에서 유럽으로 진출했음을 의미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약 3만8천년에서 4만2천년 전 현생 인류가 중동에서 유럽으로 진출한 것으로 추산해왔는데, 이번 발견으로 인류의 유럽 진출이 더 일찍 이뤄졌음을 증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진=MPG홈페이지 캡처)
국제 연구에 참여한 프랑스 학술기관 관계자는 "바초 키로 동굴에서 발굴된 유골은 유럽에서 구석기 시대 현생 인류의 존재를 입증하는 가장 오래된 증거"라며 "이 같은 결과는 현생 인류가 4만5천년 전보다 일찍 유라시아의 중위도 지역에 퍼져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다른 발굴팀 관계자는 "이번 발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뼈 도구와 개인 보석의 광범위한 수집"이라고 말했다. 동굴내 유물에는 다양한 석재 도구와 장신구가 포함돼 있다.
다뉴브강 남쪽으로 70km 떨어진 바초 키로 동굴은 1970년부터 석기시대 유적지로 알려져 있다. 수 십년 동안 관광객에게 개방됐다가, 지난 2015년부터 국제 발굴 조사가 시작됐다. 이번 국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네이처 생태 & 진화'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