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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자까지 "소녀상 어쩔건가"…고성 오간 정의연 회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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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이사장 "방해 세력과 동조해 위안부 문제 폄훼·훼손" 언론 비판
"기부금 모으기 위해 프레임 의도했나" 질문엔 "그 말 자체가 명예훼손"
윤 전 이사장 급여 관련 설전 오가…정의연 "정치적으로 이용말라" 격앙
"기부금 세부내역 전체 공개하라"vs"그만하라. 우리도 인권있다" 설전도
일본 언론 기자가 "'문제'의 소녀상 어떡할건가" 질문하기도

정의기억연대 출신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수요집회 기부금과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5월10일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빗물이 맺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에게 후원금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후원금을 목적에 맞게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일부 언론과 고성을 주고받는 등 마찰을 빚기도 했다.

정의연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회계 내역을 공개하며 "최근 3개년도 수입금 22억1900만원 중 실제 피해자 지원 사업으로 지출된 것은 9억1100만원으로 41% 정도"라면서 "직접 후원금을 전달하는 것만이 피해자 지원 사업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 지원 사업에는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건강 치료 지원, 정기 방문, 정서적 안정 지원, 쉼터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된다"면서 "무엇보다 예산으로 표현할 수 없는 할머니와의 가족과 같은 친밀함 형성 등이 포함돼 있다. (국세청) 공시에 나와 있는 피해자 지원 사업 예산만으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도중 정의연 관계자들은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는가 하면, 일부 언론 질문에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으며 고성을 주고받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먼저 이나영 이사장이 언론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여러분들은 책 한 권, 증언집 한 줄 읽었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번번이 걸림돌이 됐던 가장 큰 방해 세력, 그들과 동조해 이 문제를 폄훼·훼손하고 심지어 피해자와 활동가를 분해하고 시민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반성하시길 바란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30년간 피해자와 활동가들이 일궈내고 쌓아 온 세계사적 인권 운동사를 이런 식으로 훼손할 수 있을까"라면서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때, 용감한 피해자들과 몇몇 헌신적인 활동가·연구자들이 이걸 만들어 왔다. 여러분들이 그 역사를 솔직히 알고 있나 의구심이 든다"고 일부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열린 후원금 논란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기자회견문 발표간 끝난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한 기자가 "일부 피해자들이 화해치유재단 지원금을 받고 싶어했는데, 받지 말라고 종용했느냐"면서 "당시 시민들이 모금을 많이 했는데, 피해자들한테 받지 말라고 한 이유가 (모금 많이 받기 위한) 프레임을 의도하기 위한 것이었나"고 물었다.

그러자 정의연 이상희 이사가 "어떤 할머니가 그런 말을 하셨냐"고 되물으며 "당시 민변에서 2015 한일합의에 대한 국가소송을 제기했고, 그 과정에서 할머니들 의사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만나봤다. 화해치유 재단의 기금 수령 여부는 전적으로 할머니들이 결정하시게끔 했다"고 답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이 이사장은 "기자님의 의도를 잘 알고 있는데, 조심해서 썼으면 좋겠다. 돌아가신 모든 분들에게 명예훼손이자, (화해치유재단 기금을) 받으신 분들에게도 그 말씀은 명예훼손"이라고 답하며 질문에 대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또 다른 기자가 "'김복동장학금'이 활동가들 자녀들에게 간다는 의혹에 대해서 답해달라"고 묻자 정의연 관계자는 "당시 수상자와 수상 소감 등을 공개했고, 모든 언론이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받들었다고 보도를 해놓고는 이제 와서 이런 식으로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하느냐"고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해당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 이름을 거론하며 "(보도에 나온) 그분은 현재 정의연 이사가 아니고 그만 두셨다. 부부가 모두 활동가인데, 그분들의 활동이 단순히 정대협 활동으로만 국한되지는 않는다"면서 "남편은 평화통일, 아내는 여성운동에 굉장히 오랜 기간 헌신했다. 그들 자녀에게 200만원 장학금 전달한 것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그 의도에 대해서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윤미향 전 이사장(왼쪽)과 이용수 할머니(오른쪽). (사진=연합뉴스)

 

특히 한 언론사가 현재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 신분인 윤미향 전 이사장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면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윤 전 이사장의 딸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피아노 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데, 윤 전 이사장 부부의 월급으로 딸의 유학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기자가 "윤 전 이사장의 연봉을 어디서 지급했는지, 개인 활동비가 어느 정도 되는지" 묻자 정의연 관계자는 "그것은 지금 이 기자회견의 본질과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이라면서 "위안부를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개인의 금액에 대해서 우리가 왜 답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이게 왜 정치적인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정의연 관계자는 "질문 자체가 왜곡되면 곤란하다"면서 설전이 오갔다.

한경희 사무총장이 "이사장을 포함해 활동가들이 노동 착취로 노동관계 부서에 신고하지 않은 것을 중간 조직 책임자로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눈물이 날 정도로, 여기서 공개하면 깜짝 놀라실 것"이라면서 "윤 이사장은 굉장히 적은 인건비를 받고 30년 활동을 지속했다. 수십 차례 전국을 돌아다니며 받은 강연비 전액을 정의연에 기부한 사람이다"고 답하며 설전은 일단락됐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열린 후원금 논란 관련 기자회견에서 울먹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어 일본의 한 언론사라고 밝힌 기자로부터 "'문제'의 소녀상에 대해서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하고 계시냐"는 질문이 나오자 정의연 관계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날 때쯤, 앞서 정의연과 설전을 벌였던 기자가 "기부금 세부내역을 전체공개할 의향 있나"고 물었고, 이에 대해 정의연 관계자가 "그만하시라. 저희도 인권이 있는 상황이다"고 답하면서 다시 한 번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 입구에서는 정의연 활동에 반대하는 한 시민단체가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라고 밝힌 이들은 '역사왜곡 반일조장 수요집회 중단하라', '위안부상은 위안부 공개모욕이자 두 번 죽이는 일' 등이 적혀 있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내내 서 있었다.

한편 윤 전 이사장은 딸의 유학비 출처 논란과 관련해 이날 자신이 소속된 더불어시민당에 간첩조작 사건으로 재심에서 일부 무죄를 받은 남편의 형사보상금 등으로 딸의 유학자금을 마련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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