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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고용보험' 코로나19 고용위기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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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용보험 중심 실업대책으로 돕기 힘든 '고용보험 사각지대' 실업자
'전국민 고용보험'은 중장기 과제…'발등의 불' 코로나19 실업 사태 해결책은 아냐
"고용보험의 틀을 벗어난 대책을 마련해 지금 당장 취약계층 고용안정 도와야"

3월 취업자 수가 10년 10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한 가운데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설명회장에서 구직자들이 급여 수급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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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실업 속에 '전국민 고용보험'이 고용정책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고용 위기에 빠진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서는 정부의 발 빠른 후속대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국민 고용보험', 취약계층 보호는 좋지만 실제 가입 확대까지는 '산 넘어 산'

정부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노동자(특고)·프리랜서·영세자영업자 등에게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세부계획을 지난 7일 공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가 여러 고용대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고용보험 재원을 토대로 구성됐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납부한 중견 규모 이상 사업장의 정규직에 대책의 혜택이 집중됐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가 고용보험 취약계층 93만명에게 지원금을 지급한다지만, 이러한 고용보험 취약계층이 최대 1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현재 정부 대책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지난 1일 노동절 이후 '전국민 고용보험'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국회에는 특고와 예술인을 고용보험에 포함하도록 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보수야당의 반대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조차 해보지 못한 채 계류된 상태다.

물론 이달 말 시작하는 21대 국회에서는 여당이 180석을 차지한데다 진보정당도 법 개정에 찬성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법 통과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법 개정 이후에도 관련 제도를 다시 설계·정비하고, 대상자들에게 이를 홍보해 가입 신청을 받고, 가입자들에게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의 혜택이 돌아갈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도 지난 6일 "전국민 고용보험은 일시에 도입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라며 "단계적으로 사회적 논의를 거쳐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즉 전국민 고용보험은 '발등의 불'인 코로나19 대량 실업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아니라, 이번에 드러난 고용·노동시장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인 셈이다.

◇"당장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호해야"…고용보험의 틀을 벗어난 다양한 대책 필요해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1일부터 카드사 홈페이지 등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며 "지원금 기부 신청 접수도 함께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뒤집어 말하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갇힌 채 지금 실업 위기에 처한 이들을 도우려면 '전국민 고용보험'과는 별개로 정부가 추가 대책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오민규 정책위원은 "고용보험은 가입자에게만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미가입자도 지원하자는 문제의식 자체는 물론 긍정적"이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총론을 쓰고 그에 대한 각론을 만들어야 하는데, 각론인 고용보험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오 정책위원은 "한정된 자원에 우선순위를 부여해서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다소 혼동된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더 긴급하게 필요한 곳에 돈이 흘러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라이더 노동자의 '안전배달료' 같은 경우 해당 산업의 최저임금 역할을 해주는 해법"이라며 정부가 노동자들의 고용·소득을 보장할 다양한 대안을 계속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정흥준 부연구위원도 "전국민 고용보험을 위한 법 개정은 쉽게 될 수 없고, 제도 설계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자영업자, 초단시간 근로자 등은 이미 임의가입 등 형식으로 가입할 수 있는데도 가입하지 않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대 90%인 고용유지지원금 정부 지원 부담을 파견·하청 등 간접고용 노동자에 한해 100% 지원 △대기업에 대해 사내하청 고용 보장을 조건으로 정부 금융지원 허용 △실업급여 대상이 아닌 실업자에 대한 일괄적인 지원금 지급 등을 정부가 당장 마련할 수 있는 해법으로 제시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고용보험만 생각하니까 가입자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생각을 바꿔서 미가입자를 위한 다른 대책을 궁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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