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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익명의 선행 베풀라"…日 언론의 황당한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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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포브스 6일자 칼럼에 한일 인도적 관계 활성화 촉구
韓 집권 여당의 압도적 총선 승리에 따른 '반일' 기조 우려
"한국이 물밑 접촉…대체로 무반응이지만 일부는 '도움받자'"
"정치적 마찰 벗어날 수 없어도…국제 협력은 정상 기능해야"
"국가 꼬리표 그만 달고 익명의 선행하면 선의로 받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4일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언론이 코로나19와 관련된 한국의 인도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한국의 일본 의료지원에 대한 자국 내 비판 여론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에 '익명의 선의 베풀기'를 직접 조언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판 포브스는 6일 '인도주의 분야까지 침범한 한일 상호간의 악감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칼럼을 통해 추측이 분분했던 마스크 및 진단키트 지원 논쟁의 내막을 다루면서 한일 간 인도주의적 교류는 중단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브스는 "복수의 한일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측이 물밑에서 만약 한국이 지원을 제의하면 일본은 수용할 것인가, 일본은 한국에 의료지원을 요청할 의사가 있느냐는 등의 관측을 띄우며 일본 측에 접촉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측은 '꼭 지원해달라'는 응답이 전무했고, 일본 고위 관계자는 '즉답할 수 없다'고 전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는 민간 차원에서 진행해주면 좋겠다고 답변한 경우도 있었다"라고 이에 따른 일본 측의 대답을 전했다.

주류는 아니지만 일본 정부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는 "'인도적 차원의 문제이고, 일본이 코로나19 문제로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니 도움을 청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경제보복 등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가 이 같은 '씁쓸한 뒷말'을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집권 여당의 압도적 총선 승리가 문재인 정부의 '반일' 기조를 강화시킨다는 주장과 함께 한국 내 일본 의료지원 반대 여론이 특정 정치 세력에 의해 불거졌다고 추정했다.

포브스는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여당은 4월 총선에서 국회 과반수를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기존 정책에 대한 보증을 받은 것처럼 '징용공' 판결과 위안부 문제 등으로 일본에 양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일본으로부터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라는 (청와대의) 전제 조건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일본 의료지원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서는 "한국 내에서의 대일 감정 악화도 작용하고 있다. 관계자 중 한 명은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특정 정치 세력이 있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 충돌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지만 국제 협력이 필요한 분야는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내 익명 마스크 지원 운동인 '타이거 마스크 운동'에 빗대 한국에도 '선의의 지원'을 촉구했다.

포브스는 "일본과 한국이 이웃나라인만큼 정치적 마찰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만 이런 충돌에 의해 기후 변화나 감염 등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분야까지 기능을 상실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일본', '한국'이라는 꼬리표 달기는 그만하고, 지원하는 측은 밝히지 않고, 지원받는 측도 있는 그대로의 선의로 받을 수는 없을까. 일본 각지에서 화제가 되는 이름 없는 선의의 발송인과 그 마음을 존중하고 찬양하는 '타이거 마스크 운동'이 한일 간에 벌어지는 것은 무리일까"라고 되물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이달 31일까지 연장했다. 일본 사회에서는 사실상 2개월 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주요 언론 및 일본 47개 도도부현 지사로 이뤄진 전국지사회는 정부에 출구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오사카부는 이중 최초로 주민에 대한 외출 자제 요청이나 기업 등에 대한 휴업 요청을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독자적 기준을 발표했다.

정상 간 최소한의 교감 없는 '익명 의료지원'이라는 방법은, 특히 여론에 민감한 한일 관계에서는 얼토당토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김용찬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저런 방법은 국제 관계상 말이 안된다. 문서를 통하지 않더라도 최근 각국 정상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국 방역모델 등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요청하는 것처럼 그런 교감이라도 있어야 정부 간이든 민간 차원이든 진행이 가능하다"라고 꼬집었다.

일본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은 악화일로로 치닫은지 오래라 이를 회복하지 않으면 당연히 지원도 먼 이야기다. 한국의 인도적 의료지원을 그토록 원한다면 아베 정부의 절박한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김 교수는 "필요하다면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절박하고 진정성 어린 지원 요청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지금 국내 반대 여론이 워낙 심해 지원 여부는 미지수"라면서 "국제 협력이 가능하려면 일단 양국의 신뢰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경제보복조치로 일본은 이를 잃었다. 우회적으로라도 관련 유감 표명, 사과 등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제스처가 있어야 신뢰가 회복되는데 그냥 '버티기' 중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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