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체크] 민경욱 제기 '사전투표 의혹'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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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득표 대비 관외득표 39% 맞지만
유권자 성향 차이일 뿐 개연성 있어
사전-당일투표 격차는 "차명진 막말"
바꿔치기? 모두 담합해야…사실상 불가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과 인천범시민단체연합 관계자들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4.15 총선 과정 부정선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가진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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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반적인 지식만 갖고 있었다면 제기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자생활 하면서 입찰담합, 인터넷뱅킹 해킹 의혹을 특종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이 분야에는 상식보다 많은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쓸데없이 트집 잡는 게 아닙니다"

21대 총선 인천 연수을 지역에 출마했다 낙선한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은 2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총선 투·개표와 관련한 의혹을 하나둘 소개하면서다.

민 의원은 당초 회견을 원하는 시민단체에 장소 대관을 도와줬을 뿐이라며 비켜 서 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목소리를 보탰다.

이로써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 떠돌던 '사전투표 조작설' 등의 음모론은 현역 의원의 입을 통해 공공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각각의 의혹이 어떤 근거를 갖는지, 설득력이 있는지 등을 [노컷체크]에서 따져봤다.

◇ 39%의 비밀?…투표성향 비슷할 뿐

민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15일 당일투표에 앞서 지난 10~11일 실시된 사전투표 득표율이 석연찮다는 점이었다. 지역구 내 투표장(관내) 득표율 대비 지역구 밖 투표장(관외) 득표율이 후보마다 고르게 나왔다는 게 의심스럽다고 했다.

민 의원은 자신과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당선인의 관외/관내 사전득표율이 소수점 위로 봤을 때 둘 다 39%로 나타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를 두고 "있을 수 없는 숫자"라고 했다.

CBS노컷뉴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확인한 결과 민 의원 관내 사전득표(1만1335표) 대비 관외 사전득표(4460표)는 39.35%에 달했다. 정 당선인 관내 사전득표(1만5797표) 대비 관외 사전득표(6185표)는 39.15%로 나타났다.

소수점 아래까지 보면 두 후보 간 관외/관내 득표율은 0.2%p 정도 차이가 난다. 이는 지역구 안에서 투표한 유권자와 지역구 밖에서 투표한 유권자 간 투표성향 차이가 각 후보 득표 기록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점을 보일 뿐, 개연성이 떨어지는 통계라고 볼 근거는 없다.

아울러 민 의원과 함께 회견에 나선 시민단체는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통합당과 민주당 후보의 관외/관내 사전득표율이 거의 일치(99%)하는 지역이 무려 43곳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모두 11곳 만이 비슷한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종로(0.26)·용산(0.30)·송파병(0.31), 인천 연수을(0.39)·남동갑(0.35)·서구갑(0.25)·서구을(0.29), 경기 성남분당갑(0.28)·성남분당을(0.29)·안산단원갑(0.27), 제주 서귀포(0.27)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인천범시민단체연합 관계자들과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가지려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 또 나온 63:36 법칙…추가 근거 없어

민 의원은 또 이른바 '63:36' 법칙을 언급했다. 서울·인천·경기 등 세 지역에서 통합당과 민주당 후보의 사전투표 득표율이 소수점 위로 보면 각각 63% 대 36%로 나왔다는 일각의 주장을 옮긴 것이다.

민 의원은 "유력매체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다시 살아난 것 아시지 않냐"라며 앞서 조선일보 등에서 통계학자, 선관위 관계자를 인용해 반박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다만 추가적인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확인 결과 이 법칙은 다른 지역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대구와 경북에선 통합당 후보 득표율이 민주당 후보 득표율보다 훨씬 높았으며 울산에서는 52(민주당) 대 48(통합당)로 비등했다. 선거구 전체로 보면 253개 선거구 중 17곳(6.7%)만이 63 대 36 비율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각 지역구에서는 두 정당 외에도 다른 정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참여하고 있었다. 이들을 모두 포함한 득표 비율을 다시 계산하면 민주당 후보 대 통합당 후보 득표율은 서울·인천·경기 중 어디서도 63:36 법칙에 맞지 않는다.

◇ 사전-당일 격차? "차명진 막말 때문"

시민단체는 아울러 사전투표에서 민주당이 이렇게 높은 득표율을 낸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사전투표에서 민주당이 63.4%로 통합당 36.6%보다 높았는데 민주당이 50.2%, 통합당이 48.8%를 나타냈던 당일투표와 괴리가 너무 크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전국의 민주당 후보 평균 득표율은 사전투표에서 당일투표보다 10.7%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 격차는 지역별로 크게 달랐다. 서울이 13%p 차이를 보인 반면 광주 지역은 민주당 후보 사전득표와 당일득표가 1.89%p 밖에 차이가 없었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 "해당 지역 유권자의 특성으로 추정할 뿐 누구도 정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면서 "유권자의 투표에는 정치·사회적으로 미치는 변수가 다양하므로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명진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다만 통합당 후보 득표율이 사전투표에서 크게 떨어진 건 '막말 논란' 영향 때문으로 해석된다. 차명진 전 경기부천병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성적 막말을 뱉었던 게 지난 8일. 당이 '솜방망이 처분' 논란을 초래한 건 사전투표 첫날인 10일이었다.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 시기에 차명진 전 의원의 막말을 통합당의 리더십이 (제대로) 다루지를 못했다"며 "이게 사전투표에 저는 굉장히 많이 반영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관위 "참관인 필체, 동일 인물 확인"

단체는 또 복수의 사전투표함 봉인지에 기록된 같은 참관인의 필체가 달라져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참관에 나섰던 한 유튜버가 자신이 서명했던 사전투표 1일차 투표함과 2일차 투표함 간 필체가 다르다며 꺼냈던 주장을 재차 설파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두 투표함 외에도 투표용지 발급기, 투표록 등에 해당 유튜버가 서명한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선관위는 여러 건의 서명을 대조한 결과 두 봉인지에 기록된 서명 모두 같은 사람의 필체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봉인지에는 다른 참관인들의 서명이 함께 있었고 이들은 자신의 서명이 맞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모든 투표함에는 관리번호가 기재된 홀로그램이 부착돼 일각에서 주장하는 '투표함 바꿔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선관위 입장이다.


송파구 방이1동사전투표소 참관인 서명기록(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선관위에 따르면 관내 사전투표함은 정당·후보자별 투표참관인과 경찰관 동반하에 지역선관위로 이송된다. 그곳에선 보관 장소를 비추는 CCTV는 중앙선관위 통합관제센터에서 24시간 모니터링한다. 출입문에는 지역선관위 사무국 관계자와 정당추천 선관위원이 서명한 특수봉인지가 부착된다.

관외 사전투표의 경우 우체국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이를 접수한 지역선관위가 회송용봉투에 적힌 바코드를 통해 투표자 일치여부를 확인한다. 이어 정당추천 선관위원 참여하에 보안경비시스템이 설치된 장소에 보관된다.

사전투표함을 개표소로 이송할 때도 정당‧후보자별 개표참관인이 투표함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 경찰관도 함께한다. 투표함 바꿔치기가 가능하려면 이 과정에 참여한 상당수가 모두 합을 맞춰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한편 민 의원은 법원에 재검표를 위한 증거보전 신청을 했고, 관련해서 검찰에 고발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검표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면 낙선을 인정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하하하, 그럼 인정하지 않으면 어찌 하냐"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이준석 최고위원이 음모론에 반박하겠다며 추진 중인 유튜브 라이브 토론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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