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 민경욱 후보, 김진태 후보(사진=연합뉴스)
'망언'과 '막말'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후보들이 여야 가릴 것 없이 4·15 총선에서 호된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
◇'세월호 논란' 연루 후보들 '낙선'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은 보수 성향이 강해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연수을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후보와 막판까지 격전을 벌였지만 끝내 여의도로 돌아오지 못했다.
민 의원은 지난 2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 씨XX 잡 것들아!"로 시작하는 3천4자(字) 분량의 시(詩)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을 비난했다.
이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민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그러나 막말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당은 민 의원의 컷오프 결정을 번복했고, 민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보수 텃밭에서 재선을 노렸지만 구민의 선택을 받진 못했다.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으로 통합당에서 제명됐다가 법원의 무효 결정으로 총선을 완주한 차명진 전 의원도 구민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경기 부천병에 출마했던 차 전 의원은 광화문 세월호 텐트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을 '○○○'이라는 입에 담기 힘든 말로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에도 지역구 현수막을 두고 똑같이 '현수막 ○○○'이라는 표현을 써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3일 차 전 의원의 막말 사태에 대해 "저희가 대단히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고 지난 주 여론조사에서 하여튼 젊은층, 중도층에서 상당히 타격을 받았다는 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계속 이어진 '막말'에 당까지 즉각적인 조치를 내리지 않자 민심은 결국 그를 외면했다.
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에서 낙선한 통합당 김진태 의원도 지난 13일, 시민단체가 내건 세월호 관련 현수막을 자신의 선거운동원이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그동안 5.18민주화운동과 세월호 관련 막말 전력이 있어 이 일로 다른 후보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안산단원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후보가 16일 오전 당선이 유력시되자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성인 팟캐' 출연 김남국 후보도 가까스로 이겨부적적한 언행에 대한 심판은 여당 후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초접전 끝에 기사회생한 민주당 김남국 당선인도 자칫 진보 텃밭으로 불리는 경기 안산시단원구을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을 뻔했다.
김 당선인은 지난해 초 성 비하 발언이 오고간 한 유료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사실이 총선 직전에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당선인은 상대 후보였던 통합당 박순자 의원에 줄곧 뒤처지다가 개표 종료 직전에 기사회생했다. 그는 성 비하 망언들 중 본인 입으로 직접 한 건 거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당선인도 논란을 의식했는지, 15일 출구조사가 시작된 저녁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다음날 자정 즈음에서야 사무소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