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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그렌상 백희나 "구름빵 낭만? 제게는 홧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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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밤새 시간과 공 들인 작품
전세계 사랑받았으나 작가는 괴로운 이유?
출판사에 1,2심 패소..대법원까지 각오할 것
7년 간 트라우마..수상으로 다시 희망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백희나 (그림책 작가)

어느 비 오는 날 아침, 작은 구름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습니다. 고양이 남매는 구름을 엄마에게 가져가고 엄마는 그 구름을 반죽해서 빵을 굽습니다. 노릇노릇 잘 익은 구름빵을 먹은 엄마와 아이들은 구름처럼 두둥실 떠오릅니다.

여러분, 지금 머릿속으로 그림 그리셨어요? 아이들 있는 집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동화죠? 구름빵의 줄거리입니다. 2004년에 처음 출간이 됐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 10개 국어로 번역이 됐고요.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로도 만들어져서 정말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랬던 동화 구름빵이 이번에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했답니다. 정말 영광스러운 상이에요.

우리나라 최초의 수상 주인공인 백희나 작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백 작가님 안녕하세요.

◆ 백희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백희나> 감사합니다.

(사진=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 페이스북 캡쳐)

 

◇ 김현정> 67개국의 대표 작가 240여 명이 경합을 벌였고요. 거기에서 우리 백희나 작가가 수상을 한 겁니다. 아니, 그런데 구름빵 책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게 그냥 그림 동화책이 아니고 점토를 손으로 주물러서 인형 만들고 배경도 직접 다 손으로 이렇게 제작을 해서 마치 인형극처럼 하나의 장면을 만드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그림책을 쭉 넘기다 보면 그야말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느낌? 생동감, 입체감, 이런 게 대단히 크게 느껴져요. 그만큼 정성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거죠?

◆ 백희나> 아무래도 입체로 작업하면 그냥 그림만 했을 때보다는 많은 공정이 들어가야 되고 작업 양 자체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시간과 공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죠. 정말 매일 밤을 새다시피 하면서 강행군을 해서. 그 책은 저에게 있어서 결국 낭만적인 책이 아닙니다, 지금까지도.

◇ 김현정> 지금까지도. 이 얘기는 구름빵과 관련된 저작권 소송,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 소송 말씀하시는 거 맞죠?

◆ 백희나> 그렇죠. 시작하실 때 구름빵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를 해주시면서 이 책으로 노벨상에 비유가 되는 린드그렌상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사실 이 책이 받은 건 아니고 모든 작업과정을 살펴보고 작가한테 주는 상인데 제 이름 앞에 수식어처럼 ‘구름빵 백희나’ 이런 식으로 계속 언급되다 보니까 가장 큰 수혜를 구름빵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출판사가 받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제 책이 잘 되고 팔리면 기뻐해야 하는데 잘 될수록 저작권을 되찾는 길은 더 어려워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죠.

◇ 김현정> 여러분, 이게 무슨 소리인가 처음 들으시는 분들은 좀 헷갈리실 거예요. 이 구름빵이라는 책이 지금 10개 국어로 번역이 됐고 뮤지컬로 만들어졌고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이 됐고 등 해서 일각에선 콘텐츠 부가가치를 4000억 정도로 추산하는 보도도 있습니다. 그러면 작가도 엄청나게 많은 경제적 이익을 가져가야 옳은 것인데 지금까지 수익 얼마나 가져가셨어요, 작가님, 실례지만.

◆ 백희나> 처음에 저는 입체로 하니까 제작비랑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처음에 받은 돈이 850만 원이었고요. 그러고 나서 한참 있다가 제가 전시회를 하게 됐어요. 그때 받은 게 1000만원이었고요. 그래서 도합 1850만원을 받았죠.

◇ 김현정> 2004년에 이 책 나왔으니까 16년 동안 부가가치 4000억 원을 예상하는 보도도 있는데, 작가한테 들어온 수익은 1850만원이 전부?

◆ 백희나> 경제적인 게 굉장히 중요하죠. 돈이 간절하긴 했지만 사실 그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가한테는 저작권이거든요. 자기 작품에 대한 권리인데 이것을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제가 의도했던 바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돼서 나오더라도 제가 그거에 대해서 어떤 제재도 할 수 없는 게 가장 슬프죠.

뮤지컬이 나왔을 때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질 때도 모르고 있었고 그게 나오고 나서야 ‘어머, 이것도 만들고 있네, 이것도 만들었네?’ 이렇게 계속 놀라가면서 그때 받은 상처는 정말 말도 못하죠. 어디 호소할 데도 없고 어떻게 이거를 대처할 방법도 없고. 그냥 혼자서 냉가슴을 앓았던 그 시절이 사실은 가장 힘들었어요. 저는 그 타격으로 7년 동안 창작 활동을 전혀 못 했습니다. 한약방에 가서 제가 몸이 안 좋아서 증상을 얘기했더니 화병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결국 소송을 하셨고. 2심 판결까지 최근에 나왔습니다만 결국 패소판정. 대법원까지 가실 생각이세요?

◆ 백희나> 그렇죠. 왜냐하면 이 소송을 시작을 한 건 사실 낙관적이라서 시작한 건 아니죠. 아무래도 기업을 상대로 개인이 싸우니까 질 게 뻔하죠, 사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저작권을 돌려받지 못했으며 지금도 역시 시민작가들은 불공정한 계약 때문에 저작권을 빼앗기기도 하고 굉장히 힘든 길을 걷고 있다, 이거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어요. 그게 저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끝까지 가야죠. 지더라도 알리고 지려고요, 세상에. 나는 졌다 이렇게.

 

◇ 김현정> 그런데 7년이나 작업을 할 수 없을 만큼 진이 빠져서 저는 그게 너무 마음이 아픈데 이것뿐이 아니었어요. 사실은 ‘달샤베트’이라는 작품 쓰고 나서도 '달샤벳' 이라는 단어를 걸그룹에서 또 가져다가 쓰는 바람에 그걸로 또 갈등이 있었죠?

◆ 백희나> 그때도 7년 만에 어렵게 재기를 한 책이었어요. 사실은 구름빵 문제가 그렇게 되면서 가장 큰 타격은 제가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은 거였거든요. 누구하고도 같이 손을 잡고 일을 못하겠고, 세상에 내놓으면 뺏긴다는 트라우마가 생긴 거예요. 그래서 1인 출판을 한 거였거든요.

그렇게 어렵게 재기를 했는데 걸그룹에서 이름을 그렇게 쓰면서 하는 얘기가 법적인 제재가 없으니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되게 안타까웠죠. 아이들을 위한 작품이고 아이들을 위한 문화인데 이게 법의 제재,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이렇게 훼손을 하고 권리를 짓밟는 게 굉장히 안타까웠어요.

◇ 김현정> '달샤베트'이라는 건 그럼 우리 백 작가님이 쓰시기 전에는 전혀 없던 단어예요?

◆ 백희나> 그런 조합은 없었죠. 달과 샤베트라는 조합은 없었죠.

◇ 김현정> 두 번의 큰 트라우마 때문에 다른 또 좋은 작품 안 나오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이 많이 계세요.

◆ 백희나> 지금 솔직히 그런 상태였어요. 정말 우리의 권리가 이 정도까지 보잘 것 없는지 몰랐거든요. 그림책 작가라는 것에 대해서 저는 굉장히 영광스러운 직업이다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게 그렇지 않나 보다. 그래서 사실 많이 아팠어요. 너무 아파서,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파서 일어나지 못하고 작업은 생각도 못 하고 일단 죽지 말고 살아 있자라는 생각으로.

◇ 김현정> 죽지 말고 살자일 정도로? 참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 백희나> 그래서 이번 수상 소식이 저한테는 좀 말 그대로 심폐소생술? 그런 느낌이었죠.

◇ 김현정> 사실은 저는 우리 구름빵 백희나 작가와 인터뷰를 하면서 백희나 작가님이 구름 위에 떠 있는 것처럼 굉장히 기분 좋은 상태이실 것 같다. 얼마나 기쁘게 인터뷰를 하실까 했는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마음이 짠해지는 게. 이대로 붓 놓아 버리실까봐 걱정된다 이런 생각이 들고.

◆ 백희나> 그 걱정은 저도 했어요. 너무 자신감을 잃어서 창작을 할 수 있을까? 창작은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만드는 건데, 이런 마음 상태에서 제가 다시 일어나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못 만들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다시.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상을 받아서 저도 희망을 갖게 됐어요. ‘다시 일어날 수 있겠구나 내가, 일어나야지.’ 이런 마음을 먹게 됐어요.

 

◇ 김현정> 일어나셔야죠. 이게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을 수상한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거. 지금 심폐소생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백희나 작가를 벌떡 일으키는 그런 심폐소생술이 됐으면 좋겠고요.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어른들도 많습니다. 다음 작품에 대한 구상 혹시 있으시면 조금만 힌트 주실 수 있습니까?

◆ 백희나> 아니요, 저는 살아 있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다음 작품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 김현정> 아이고 어떡하면 좋아요, 어떡하면 좋아요. 백 작가님. 지금은 태국에 계시기 때문에 저희가 스튜디오로 못 모셨는데 혹시 한국 들어오시면 스튜디오로 한번 모실게요. 제가 꼭 좀 안아드리고 싶어요.

◆ 백희나> 네, 그때는 제가 밝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김현정>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힘내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백희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 이렇게까지 힘든 상황이실 줄은 몰랐는데 정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제의 인터뷰로 만나봤습니다.

※ <한솔수북은 백희나씨="" 인터뷰와="" 관련해=""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1. 4400억대 가치 관련
- ‘구름빵’과 4400억대 가치를 지녔다는 것은 사실과는 다르며, 근거도 불분명합니다. 또한, 4400억 가치라는 부분이 마치 44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둔갑하여 다수의 기사로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 구름빵은 총 40여만부 판매,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중 제작비, 마케팅 등의 직간접비를 제외하며 출판사가 거둔 최종수익은 2억원 안팎임을 밝혀드립니다. 이후 현재까지 소송을 진행하며 매출은 급락했고 유의미한 매출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2. 계약 관련
- 백희나 작가가 한솔교육과 맺은 계약은 <저작물용역개발>계약입니다.
애초 구름빵은 회원제 북클럽 <북스북스>의 시리즈 도서 중 한 권으로 제작되었고, 일반 판매가 아닌 회원제 시스템의 경우, 인세계약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타사도 동일)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후 해당 도서가 흥행을 거두고 수정계약서를 백희나 작가와 함께 협의하여 진행한 사실 또한 재판부에서 인정한 내용입니다. ‘불공정계약’이 아니며, 정상적인 ‘계약’이었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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