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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 학생 돼보니…유튜브·게임해도 교사는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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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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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 체크·수업 진행에는 큰 문제 없어…프로그램 적응은 필요할 듯
내성적인 학생 '비밀채팅'으로 질문도…"교사-학생 간 신뢰가 중요"

(사진=연합뉴스)

 

"여러분, 잘 들려요? 우리 5월에 만나면 참깨랑 들깨 심을 거예요. 그 전에 땅을 부드럽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볼게요."

2일 오전 경북 안동에 있는 한국생명과학고등학교 교실에서 김수정 농업 과목 교사가 원격수업을 열었다.

김 교사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할 때 출석 체크, 수업 진행, 학생 질문·발표 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주고자 언론을 대상으로 시연을 진행했다.

김 교사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 학습도구 '클래스123', 마이크로소프트 메모 프로그램 '원노트', 대화 프로그램 '카카오톡', 온라인 설문지 양식 '구글 폼' 등 다섯 가지 도구를 사용했다.

줌은 교사와 학생들(기자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줬다.
일부 학생들은 화면·음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무리 없이 수업 참여에 성공하는 모습이었다.

클래스123은 출석 체크와 채팅 기능이 유용했다. 김 교사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면서 출석을 불렀다. 수업을 진행할 때는 줌에서 학생들을 음소거시키고, 출석을 체크할 때나 발표할 때는 음소거를 해제했다.

원노트는 본격적인 수업을 진행하는 도구로 쓰였다. 김 교사는 원노트에 미리 담아온 교과용 도서 내용을 보여주면서 '경운'(토양을 부드럽게 갈아엎는 것)의 개념 등을 수업했다. 원노트를 칠판처럼 이용해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카카오톡은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 도구였다. 김 교사는 음향 설정을 못 한 학생들의 출석을 카톡으로 체크하기도 하고, 카톡으로 참고용 홈페이지 링크를 보내주기도 했다.

김 교사가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수업을 열심히 듣고 컴퓨터와 친숙한 학생들은 프로그램들을 이용해 수업을 듣고 소통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그러나 교사와 같은 공간에 있지 않다 보니 학생이 수업을 듣지 않고 다른 행동을 해도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기자는 수업 도중에 수업 화면과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을 함께 띄우고, 다른 스마트폰 기기로 게임도 켜보았으나 김 교사는 눈치채지 못했다.

줌에서 화면과 음향 송출을 모두 끄면 김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이 수업을 제대로 듣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김 교사는 이런 '불량 학생'을 막기 위해 수업이 끝난 후에 '구글 폼'으로 학생들이 수업을 잘 들었는지 확인했다.

그는 수업을 들으면서 필기한 내용을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어서 구글 폼에 제출하도록 하기도 했다.

기자는 수업 중간에 유튜브를 보고 게임을 하느라 거의 필기한 내용이 없어 제출을 못 했다.

김 교사는 실제 학생들과 수업할 때는 이런 문제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새 학교에는 한 반에 학생이 20명 안팎이기 때문에 화상으로 진행해도 출석 체크나 수업 진행에 무리가 없다"면서 "대면수업이 불가능한 코로나19 상황에 아이들 얼굴을 보면서 수업할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사 입장에서 수업을 준비하는 것도 화상 프로그램만 깔고, 원노트나 파워포인트에 수업 내용만 붙여넣으면 되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원격수업에는 대면수업에 없었던 장점도 있었다.

클래스123은 학생이 교사에게 '비밀 채팅'을 보낼 수 있는데,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손들고 질문하지 못하던 학생이 질문할 수 있도록 도왔다.

줌은 수업을 진행한 영상 전체를 파일로 내려받는 기능이 유용했다. 개인 사정으로 수업을 못 들었거나 수업을 다시 한번 듣고 싶은 학생이 복습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초반 며칠만 프로그램 사용법에 익숙해지면 원격으로도 수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원격수업도 결국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라포르'(rapport·상호 신뢰 관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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