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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보다 무서운 전기요금 충격 임박 "전력 30% 가스가 전기도매가 83% 좌우"[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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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수/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윤지로 기후 미디어 '클리프' 대표

호르무즈 봉쇄·유가 급등…에너지 안보 화두로 재부상
중동 의존 70% LNG가스 수입량 4년 새 3배
전력 30% 담당하는 가스, 전기도매가는 83% 좌우해
재생e·원전 싸도 가스 1기 켜지면 전체 가격 끌어올려
SMP 0원 기록한 봄·가을…재생에너지 더 많았다면
영국은 화석연료 수입 10억 파운드대로 축소
호르무즈 사태에도 재생에너지 연관 보도는 제자리
에너지 관련법 '에너지 안보' 용어 부재도 문제


◆ 홍종호> 한 달에 한 번 기후 환경 취재 전문가를 모시고 이야기 들어보는 월간기후스토리 준비돼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기후 저널리스트죠. 기후 미디어 클리프의 윤지로 대표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윤지로> 네 안녕하세요.

◆ 홍종호> 이번 주 윤지로 기자의 레이더에 걸려든 주제는 뭐죠?

◇ 윤지로> 중동 전쟁 이후로 요새 많이 들리는 단어가 있어요. 에너지 안보, 오늘 그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 홍종호> 지난번 러우 전쟁과 달리 이번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자차 운전하시는 분들이 휘발유 가격 직격탄을 맞는 거여서 체감 많이 하실 것 같은데요.

◇ 윤지로> 맞습니다. 한국석유공사에서 운영하는 오피넷, 오늘 아침에 들어가 보니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전에는 리터당 1600원대 정도 하다가 전국 평균이 2천원이 넘었더라고요.

◆ 홍종호> 넘었군요.

◇ 윤지로> 그리고 면세유도 지금 거의 1500원 정도 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당장 느끼는 부담이 있으니까 최고 가격제 같은 것도 시행하는데, 사실 이게 말이 많지 않습니까? 에너지 위기 때 가격으로 신호를 줘야 수요가 제대로 줄어들지, 이렇게 억누르는 게 맞냐, 그래서 오히려 석유 수요가 더 늘어나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 홍종호> 저도 경제학자로서 비판 좀 했었어요.

◇ 윤지로> 그러다 보니까 산업부에서 지난주에 해명을 했더라고요. 실제로 전년 동기 혹은 중동 전쟁 이전과 비교해서 수요가 줄었다고 반박 자료를 냈던데, 저는 사실 이게 해명인지 잘 모르겠어요. 당연히 수요 공급 원칙에 따라서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데, 비판의 요지는 가격이 더 올랐으면 수요가 더 떨어질 텐데 그게 안 되고 있다는 거잖아요. 가격이 올랐는데 수요가 줄었다는 게 무슨 해명인가 싶긴 합니다. 결국 오늘 말씀드릴 거, 이 이야기를 드린 이유는 우리가 화석연료와 제대로 헤어질 결심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거든요.

◆ 홍종호> 에너지 안보는 결국 우리나라가 그토록 의존하고 있는 화석연료와 헤어지는 결심이다. 정부에서도 반응이 나왔어요. 이재명 대통령도 이번 위기를 교훈 삼아 순국산으로 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높이자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고 있고요.


◇ 윤지로> 맞습니다. 최근에 국제 시민단체와 활발히 교류하는 분을 만난 자리에서, 요새 해외 기후 씬에서 이 대통령 발언이 화제다, 거의 모범 답안처럼 돌려보고 있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게 굉장히 괄목할 만한 변화이긴 한 게, 22년 러우 전쟁 때도 유가나 기름값이 엄청 많이 뛰었잖아요. 그런데 당시에 정부도 그렇고 언론에서도 그렇고, 가격 뛰었네 그러면 유류세 인하해야겠네, 담합 조사해야겠네, 이런 식으로 가격을 누르는 데만 집중했지 에너지 전환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4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사이에,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 재생에너지 전환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게 반갑고 또 한편으로는 생경하기도 합니다.

◆ 홍종호> 저는 이게 상당히 아이러니컬하다고 느끼는 게, 우리나라는 에너지 안보가 대한민국 경제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너무 핵심적인 거죠. 화석연료 1차 에너지원의 93%를 수입하는 나라잖아요. 그러니까 너무 우리 국민들에게 각인이 돼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때그때 위기 상황마다 잘 못 느끼고 넘어가 온 게 위기가 아닌가 싶어요.

◇ 윤지로> 에너지 안보 오늘 이야기하기로 했으니까, 그러면 언제부터 등장한 개념이냐 이거부터 짚어보면 50여 년 전에요.

◆ 홍종호> 70년대죠?


◇ 윤지로> 맞습니다. 1973년에 1차 오일쇼크 있었고, 1978년에 2차 오일쇼크가 있었는데요. 지금 현재 최고가 기준으로 해도 한 1.5배 오른 상황인데, 1차 오일쇼크 때는 국제 원유 가격이 한 달 만에 4배가 뛰었다고 해요. 그리고 그게 원복한 게 아니라 오른 상태에서 몇 년 동안 유지가 됐으니까, 오일쇼크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정말 쇼크 상태였죠.

그러다 보니까 국제에너지기구 IEA가 그때 만들어졌습니다. 아랍석유수출국기구가 1968년에 창설됐고, 거기서 석유를 무기화해서 일어난 게 1차 오일쇼크잖아요. 1차 오일쇼크가 터지고 주요 소비국들, 그때 당시로 치면 미국이나 서유럽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이 혼비백산해서 각자 도생해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안 되겠다 우리도 뭉쳐야겠다 해서 만들어진 게 IEA고, 그때 전략 비축유 제도, 90일 이상 비축해야 된다라든가, 생산과 수요 재고 정보를 공유하자 같은 것들도 생기게 된 거죠.

◆ 홍종호> 7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셰일 오일이 나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중동 석유에 많이 의존했잖아요. 그러니까 미국으로서도 상당히 충격이었겠죠. 어쨌든 지금까지 에너지 안보라 함은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서 가격을 유지하자, 이게 70년대 이후 지금까지 에너지 안보의 핵심 개념이었겠어요.

◇ 윤지로> 맞습니다. 그래서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게 IEA고, 각국도 각자 상황에 맞게 대책을 마련하는데요. 대표적인 게 자동차 연비 규제가 이때 등장하게 됩니다. 지금 기준에서 보면 당연히 연비 규제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일쇼크 나기 전 60년대 중반부터 70년 초, 미국 같은 경우에 보면 머슬카라고, 배기량이 5천cc 넘어가고 7천cc나 되는 그런 머슬카의 전성시대였거든요. 그때 머슬카 연비가 리터당 5㎞도 안 되는, 거의 길 돌아다니면서 기름을 뿌리고 다니는 수준이었죠.

◆ 홍종호> 옛날 영화 보면 캐딜락 이런 거 뒤가 엄청 길고 어마어마하게 큰 차들 미국에서 타고 다니잖아요.

◇ 윤지로> 맞습니다. 그런 상황이었는데 오일쇼크가 오니까, 기름 수요를 줄여야겠다 하면서 카페(CAFE·기업평균연비기준)라고 하는, 자동차 제작사의 평균 연비를 규제하는 제도가 처음 미국에서 등장하게 됩니다. 굉장히 강력한 규제였어요. 1970년대 중반에 시작을 했는데, GM이나 포드 같은 자동차 제작사들한테 너희가 만드는 자동차들 평균 연비를 7년 안에 1.5배로 올려라, 라고 하는 거니까요.


◇ 윤지로> 이렇게 에너지 소비를 좀 줄이면서 에너지 안보를 챙기자는 개념이었다고 하면,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어떻게 중동 석유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에너지원을 개발할까 하는 식으로 대책을 마련한 나라들도 있었습니다. 뭐 대표적인 나라 혹시 어디일까요?

◆ 홍종호> 제가 그래도 이쪽 분야인데, 아무래도 유럽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제일 높은 덴마크 아니겠어요?

◇ 윤지로> 맞습니다. 덴마크는 지금 전력의 60%를 풍력에서 얻고요. 태양광도 있고 수력도 있고 해서 재생에너지를 다 끌어모으면 90% 가까이를 재생에너지로 만들어낸 나라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된 건 아니고 70년대 말부터 풍력 개발을 위해서 굉장히 공을 들이면서 지금 이런 결과가 나온 건데요.


◇ 윤지로> 여기서 잠깐 궁금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1차 오일쇼크가 73년이었는데 왜 70년대 말에 가서야 풍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을까. 덴마크도 오일쇼크 이후에 대체 자원을 개발해야 되는데, 뭐하지? 원전 할까 풍력 할까? 사회적으로 한동안 갈등이 있었다고 해요. 결국 풍력을 택한 건데, 그때 당시 기후라는 관점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무탄소 전원 두 가지를 놓고 고민했다는 것도 놀라운데요.

저는 좀 더 놀라운 거는, 덴마크가 1972년에 북해에서 원유 시추 상업 수출을 시작합니다. 그러고서 오일쇼크가 왔으면 야, 이제 우리 앞바다에서 나는 거 갖다 쓰자라고 할 법도 한데,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했다라는 게 굉장히 놀라운 지점이고요. 덴마크 같은 경우는 풍력으로 길을 택한 거고, 반대로 원전을 택한 나라가 프랑스가 되겠죠.

◆ 홍종호> 그래요. 70년대 한국으로 돌아가 보자면 한국도 당시에 원전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중요한 발전원으로 생각하면서, 동시에 태양열, 태양광, 조력, 풍력도 규모는 작지만 하나 짓기도 했고요. 박정희 대통령도 대체에너지 개발을 강조하기도 했어요.

◇ 윤지로> 맞습니다. 옛날 뉴스 검색을 해보면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대체에너지, 자연에너지 개발하자고 하면서 중동 원유에 계속 의지하면 고유가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얘기도 했었는데, 그에 못지않게 석탄 이야기도 많이 했습니다. 석탄 발전을 확대해서 유류 의존도를 줄이자는 거죠. 1970년대 초반까지 전기를 대부분 기름으로 만들었거든요.

◆ 홍종호> 석유가 얼마나 쌌으면.


◇ 윤지로> 그러다 오일쇼크가 나니까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게 관건이 됐고, 석유 빼고 다 들어와, 석탄이든 원전이든 재생에너지든 다 들어와라고 해서 결과적으로 다 늘었죠. 그렇게 하다 보니 2018~19년까지 우리나라 에너지원 발전 비중을 보면 석탄이 압도적인 1위이고, 2위를 원전과 가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구조가 계속 고착화됐던 거죠.

◆ 홍종호> 결국 말씀을 들어보니까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의 경우에는 2010년대까지만 해도 석유로부터 석탄, 특히 양질의 유연탄을 수입하고 또 가스 같은 다른 화석연료로 대체하면서 석유의 공급원도 다양화하자,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윤지로> 맞습니다. 요약하자면 석유 비중도 낮추고 공급원도 다양화해서 가격을 낮추자라는 게 여태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에너지 안보였는데, 그럼 최소한 그 목표는 달성했느냐 하면 그러지도 못했다라는 게 뼈아픈 대목입니다. 원유 같은 경우를 보면 지난 20년 동안 들여다봤을 때 총 소비량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았는데요. 문제는 여전히 중동 의존도가 70%에 달한다는 겁니다. 가스 같은 경우는 중동산 비중이 훨씬 낮아서 20~30%대고, 공급원만 놓고 보면 다변화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문제는 절대적인 수입량이 너무 많이 늘었어요. LNG 수입량을 보면 2020년 대비 2024년에 3배가 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동산의 비중이 줄었다고는 하나 양 자체가 늘어나니까 중동산 수입량도 2배 이상 계속 늘었고요. 사용하는 물량 총량이 늘어나니까, 공급망을 다변화한다 하더라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 홍종호> 우리나라가 1년에 수입액으로 1천조 원 가까이 가고 있는데, 그중에서 화석연료 수입액이 200조에서, 환율이 오르니까 250조. 어떤 해에는 전체 수입액의 30%를 화석연료 수입에 쓴 적도 있어요. 그 수치만 보더라도 얼마나 우리나라 경제가 국제 유가, 국제 석탄 가격, 국제 가스 가격에 의존하고 있나, 영향을 받나 하는 거를 그냥 알 수 있는 거죠.

◇ 윤지로> 영국은 최근에 에너지 전환해서 화석연료 수입 비중을 10억 파운드로 줄였다고 하더라고요.

◆ 홍종호> 네. 자, 이게 국가 경제 전반적으로 역사적으로 어떻게 흘러왔는지 에너지 안보의 개념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좀 더 손에 잡히는 이야기를 해주신다는 차원에서 전기 요금으로 한번 들어가 보죠. 앞으로 현재와 같은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 상황이 계속 지속돼서 여름에 가스 가격이 오르고, 그래서 요금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 우리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말씀해주세요.

◇ 윤지로> 얼마 전에 장관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두세 달 뒤에 전기 요금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 같다고 했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려볼게요. 작년 기준으로 원전·석탄·가스가 각각 30%씩 전기를 만들었고, 나머지 10%를 신재생에너지가 만들었습니다. 소매 가격은 정부가 사실상 결정하니까 그건 놔두고 도매 가격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면, 도매 기준가를 SMP(계통한계가격)라고 합니다. 가스가 우리나라 전기의 30%를 만든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도매 가격에 미치는 가스의 영향은 몇 퍼센트 정도일까요?


◆ 홍종호> 뭐 상식적으로는 30% 정도 미칠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 윤지로> 그게 되게 상식적이죠. 30%니까 30% 정도 영향을 주겠지, 김밥에 단무지 가격이 2배 뛰었다고 김밥 가격이 2배가 되지는 않잖아요. 그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정도만 영향을 주는 것처럼요. 그런데 우리나라 가격 추이를 쭉 보면, 30%를 차지하는 가스가 전기 도매가를 결정하는 SMP의 83%를 결정합니다. 작년에 83%를 가스가 결정했어요. 비중은 적지만 가격을 사실상 쥐고 흔드는 게 가스인 거죠.

◆ 홍종호> 이 SMP가 System Marginal Price, 이게 전문 용어인데 전기 요금이 결정되는 방식 때문에 가스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인 것 같은데, 중요한 얘기니까 최대한 쉽게 설명해 주세요.

◇ 윤지로> 단순화해서, 내일 오전 10시에 우리나라 전력 수요가 100GW(기가와트) 정도 예상된다고 해볼게요. 그러면 발전기를 돌리도록 지시를 내려야 될 거 아니에요. 모두가 저렴한 전기 요금을 누리기 위해서는 싼 발전원, 연료비가 덜 드는 것부터 차례차례 들어와라고 해서 100GW를 채우는 게 가장 이상적이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합니다. 내일 오전 10시 예상 수요가 100GW니까, 싼 거부터 재생에너지, 원전, 석탄, 가스 순으로 줄을 세워봤더니, 재생에너지·원전·석탄까지 풀 가동한다고 했을 때 90GW를 만들 수 있다고 해요. 그럼 나머지 10GW가 모자라잖아요. 그 10GW를 가장 비싼 가스가 채우게 됩니다. 마지막 수요를 채운 그 발전기가 바로 가스 발전이잖아요. 그러면 그 가스 발전기의 발전 단가, 가령 킬로와트시(㎾h)당 200원이다 하면, 그 200원을 가스 발전 사업자만 가져가는 게 아니라 원전, 석탄, 재생에너지도 똑같이 200원씩 받아가게 되는 겁니다.


◆ 홍종호> 그렇게 되면 가장 비싼 가스가 마지막 가격을 결정하니까, 다른 재생에너지, 원전, 석탄은 그 가격으로 도매 시장에서 돈을 버는 거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발전은 훨씬 싼데 왜 가스가 결정하는 그 가격에 사야 하냐, 만약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반영이 된다면 너무 비싼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전력 시장에서의 가격 결정 방식에 따른 거겠죠.

◇ 윤지로> 맞습니다. 원전은 훨씬 쌀 텐데 왜 우리가 가스 가격 주고 원전 전기까지 써야 되냐는 생각이 당연히 드는데요.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실제로 각자 써낸 비용만큼은 우리가 지불해 줄게, 라고 하면 눈치 싸움이 시작될 겁니다. 가스가 뭐 200원 제일 비싸다 하는 건 알아요. 그러면 원전 사업자 입장에서는 사실 50원만 받아도 되는데 190원 정도 써낼까 하게 되는 거죠.

◆ 홍종호> 50원 받아도 손해는 아닌데 비싸게 받을수록 이득이니까요.

◇ 윤지로> 써낸 대로 준다고 했으니까 190원을 써내는 겁니다. 가스가 가격을 결정하면 괜찮은데, 만약 그날 수요가 별로 안 돼서 가스 발전기를 굳이 돌리지 않아도 되는 날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날조차 이렇게 부풀려진 도매 가격에 소비자들이 전기를 사야 되는 거죠. 그런 걸 막기 위해서 이런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거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이라든가 미국도 이런 방식으로 입찰해서 가격이 결정되는 거죠.

바꿔 말하면, 예를 들면 재생에너지가 굉장히 많아졌어요. 재생에너지는 연료비가 0원이잖아요. 그러면 재생에너지만으로 그 시간대의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다면 SMP가 0원이 될 수도 있죠.

◆ 홍종호> 아, 그럼 햇빛 많고 바람 많은데 전기 수요는, 예를 들어 봄·가을에 냉난방 수요가 없으니까 수요는 적어, 그런데 공급은 많아요. 그러면 이때는 가격이 확 떨어질 수 있고, 심지어는 0으로 갈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요.


◇ 윤지로> 실제로 우리나라도 0원을 기록하는 날이 종종 있습니다. 지난달에도 3월 26일, 27일, 29일 낮 1시에 육지에서 SMP가 0원을 기록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해 좋고 냉난방 수요 없고 이럴 때는 종종 0원이 기록되기도 합니다. 재생에너지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다면 0원까지 떨어진 날이 많았을 거고, 그러면 가스 가격이 오르더라도 전기 요금에 미치는 충격이 덜할 텐데요. 우리는 가스 발전기가 SMP의 83%를 결정하는 구조이니까,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전기 요금 어떡하지 하고 바로 연결이 되는 거죠.

◆ 홍종호> 에너지 위기에는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한다고 하는데, 그게 왜 꼭 그렇게 필요해, 이런 연결이 잘 안 됐던 분들도 계셨을 것 같은데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거 아니에요. 호르무즈에서의 위기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가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화석연료를 수입해야 해서 부담이 되지만, 내 지갑에서 전기 소비 때문에 얼마큼 돈이 빠져나갈지도 재생에너지가 많냐 적냐에 따라서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게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부분으로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 아마 청취자분들께서도 오늘 설명 잘해주셔서 이해가 잘 됐을 것 같아요.

윤 대표께서 한두 달 전에 나오셔서 기자로서 한국의 주류 미디어가 기후 의제에 어떻게 프레임을 걸고 어떻게 기사를 쓰는가 이런 이야기를 굉장히 재미있게 해주셨는데요. 에너지 안보에 대해서는 최근에 너무나 큰 이슈이기 때문에 언론사가 에너지 안보를 어떻게 프레임해서 기사화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윤지로> 저도 기대를 갖고 분석을 했는데요. 대통령도 계속 말하고 하니까 좀 달라졌을 거야라는 기대를 안고 봤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이번에 2~3월 한 80개 언론사 사설을 전수 분석했는데 에너지 안보라는 키워드를 살펴봤습니다. 전에 13개월 분석했을 때는 월 평균 9.2건이었어요. 이번에는 43.5건으로 키워드가 언급된 횟수 자체는 늘었는데요. 문제는 이게 질적으로 변했느냐, 딱히 그래 보이지 않더라는 거죠. 에너지 안보 연관 키워드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오늘 우리가 나눈 이야기라면 당연히 연관 키워드에 재생에너지, 태양광 같은 게 나와줘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중동, 호르무즈 해협, LNG 이런 식으로, 에너지 안보가 이러이러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중동 상황 때문에 에너지 안보가 위기를 맞았다, 그냥 이런 식으로 드라이하게 표면적인 이야기만 나왔다는 겁니다.

◆ 홍종호> 그래요. 그래도 고유가, 앞으로 가스 가격도 오른다는 전망도 있고 한데, 현재 정부에서는 이럴 때일수록 순국산인 재생에너지도 키우고 에너지 전환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언론에서의 에너지 안보를 다루는 기사의 스탠스는 별로 안 바뀌었다는 얘기인가요?

◇ 윤지로> 크게 변하지 않았고요. 특히 신중론, 신중해야 된다는 비중이 호르무즈 터지기 전이랑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왜 그러지 봤더니 영덕에서 있었던 풍력 발전 화재가 영향을 줬더라고요. 재생에너지 보급도 좋지만 일단 안전부터 챙기고 가자, 뭐 틀린 얘기는 아니고요. 또 좀 황당한 거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와 관련해서 이 기회에 미국 알래스카 유전 빨리 개발하자 해서 안보 챙기자는 사설들도 있었습니다.

◆ 홍종호> 알래스카 가스 개발은 저희 방송에서도 과거에 한 번 다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 좀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했었는데요. 원전에 대해서는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서, 특히 경제지 같은 데서는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 윤지로> 원전 언급 비중이 많이 늘었는데요. 경제지에서는 언급하는 비중이 70% 대로 비슷하고요. 소위 주요 보수 일간지 한 4개 매체를 봤더니 오히려 원전을 언급하는 비중이 조금 더 늘었습니다. 재생에너지 위기니까 값싼 원전으로 안보 챙기자는 거죠.

◆ 홍종호> 호르무즈 사태 이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요?

◇ 윤지로> 네, 그렇습니다.


◆ 홍종호> 쭉 설명을 듣고 보면 우리나라에서의 에너지 안보에 대한 또 일부 언론의 태도는, 유럽에서는 재생에너지를 러우 전쟁 이후로 굉장히 많이 확대하면서 오히려 지금의 상황을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는 이런 면도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에너지 이슈에서 제일 핵심은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 가격이 너무 오르면 안 된다는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 그리고 기후위기 시대에 탈탄소, 이 세 가지를 균형 있게 보는 게 이미 학계에서도 인정된 접근인데, 아직 일부 언론에서는 세 번째 요소, 탈탄소·친환경이 에너지 안보의 영역에 잘 안 들어오는군요. 외국은 에너지 안보를 법에 명시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 윤지로> 법에 명시하고요. 저는 이번에 알게 됐는데, 우리나라 법에는 에너지 안보라는 용어가 아예 없다고 하더라고요.

◆ 홍종호> 이 용어가 법에 등장하지 않아요?

◇ 윤지로> 네, 등장하지 않고요. 그러다 보니 재생에너지를 통해서 안보를 챙긴다는 개념 자체가 어떤 법적 근거도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외국 사례를 봤더니 유럽 같은 데는 당연히 에너지 안보 수단으로 재생에너지를 명시적으로 밝힌 경우들이 있고요. 독일, EU도 그렇고요. 일본만 봐도 법은 아닌데 행정 계획에 명시가 되어 있거든요. 근데 우리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는 거죠. 국가 법상으로도 시급하게 보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홍종호> 에너지 안보와 재생에너지와 기후를 연결시키는 체계가 없다는 얘기군요. 이 얘기는 꼭 정치권에서 듣고 앞으로 법안 발의에 반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후 미디어 클리프 윤지로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지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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