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
4‧15총선 불출마 선언 뒤 침묵을 지키던 유승민 미래통합 의원이 다시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27일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한 진수희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데 이어 29일 오전 지상욱(중·성동을)과 ‘검사 내전’을 쓴 김웅 전 부장검사(서울 송파갑) 등을 지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유 의원이 이끌었던 새로운보수당 출신이다. 하지만 유 의원은 계파를 따지지 않고, 수도권을 위주로 도와달라는 후보들을 돕겠다고 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자리에 대한 제안도 있었지만, 이는 고사하고 사실상의 백의종군에 나선 셈이다.
유 의원이 천안함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6일로 2월 9일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통합 선언과 함께 불출마를 선언한 지 50일이 다 돼가는 시점이었다.
바른정당 생활을 함께 했던 진 전 의원을 찾은 데 이어 지 의원을 지원 사격했다. 지 의원은 유 의원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두 사람 사이의 중심에는 이회창 전 신한국당 총재가 존재한다. 이 전 총재를 함께 도운 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 의원은 “개혁보수의 상징인 유 의원께서 이 자리를 찾음으로써 보수통합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생각한다. 이를 기점으로 중도, 보수층이 통합당에 지지와 박수를 보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보수 개혁, 통합의 상징성이 강화되면서 그 훈풍이 종로, 광진, 동작으로 퍼져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코로나19 사태로 관심이 덜 가는 상황이지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한 표의 중요성을 생각하며 이 정권을 심판하는 성격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젊은 분들에게 꼭 투표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여러분의 미래와 직결된 선거”라고 강조했다.
지 의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나를 싫어하는 보수층도 있지만 특히 수도권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후보가 있으면 어떻게든 돕겠다고 결심했다”며 “내가 원조 친박이다. 계파를 따지지 않고 어떤 후보든 돕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진수희 전 의원을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선거를 도와달라는 후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정미경 최고위원의 출마 지역인 경기 수원을을 비롯해 수원 전 지역과 오는 30일엔 송한섭 후보가 뛰는 서울 양천갑 등 새보수당 출신이 아닌 지역의 선거운동 역시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선거 위주로 ‘와 달라는 데 간다’는 계획이지만, 자신이 불출마한 대구 동을 지역이 포함된 대구‧경북(TK) 지역엔 내려가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통합당의 공천에 대해선 선거가 끝날 때까지 언급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자신과 가까운 사이인 민현주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은 뒤 이른바 ‘호떡 공천’에 의해 민경욱 의원으로 결과가 뒤바뀐 문제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도 “공천 과정의 잘잘못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입 밖에 내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공천이나 나라 돌아가는 것에 대해 아무 할 말이 없었겠나. 하지만 그동안 입을 다문 것은 통합당이 시작하는 과정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통합이 잘되고 상처가 아물고 새 보수정당의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타날 수 있길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이번 선거가 수도권이 제일 중요한 승부처다. 수도권에서 압승할 수 있도록 비전이나 정책 메시지 등을 내주길 기대한다”며 “(선대위원장으로) 오신 것은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 들은 적은 있지만 고사했다”며 “자리는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과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통합 선언 직전 연락이 불발된 뒤 직접적인 소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유 의원이 오후 방문한 김웅 전 검사는 새보수당의 영입인재 1호이자 공식적으론 마지막 영입인재다.
유 의원은 김 전 검사에 대해 “정치하라고 설득하고, 유혹하는 과정에서 접해보니 명랑한 생활형 검사였다”며 “사심을 버리고 깨끗하게 나라와 주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을 보기 힘들지 않나. 김웅이 그런 정치인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전 검사는 “권력을 탐했으면 (당시) 새보수당에 안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감사하다. 부담이 엄청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