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부동산 사랑' 금융관료 vs 동학개미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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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2월 24일 이후 13조원 순매수 하며 주가 방어
전문가 "'바이 코리아' 행렬로 하방완충·반등탄력 강화"
고위 금융관료 대부분 '비생산적' 부동산에 자산 쏠림
개미 주식투자, 주가폭락 막아 금융.기업안정에 기여
'금융관료, 부동산 팔아 펀드 투자했다' 뉴스 나왔으면

코스피가 상승 마감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국내 주가가 연일 요동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달 24일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 행진을 벌이며 15.5조원 어치의 국내 주식을 내다팔았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 소위 개미는 같은 기간 모두 13.2조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폭락장에서 그나마 지수 방어의 첨병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외세에 맞선 자강운동인 동학운동에 빗대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 사이 주가는 1400대 중반까지 폭락하며 외국인이 팔고 나간 자리를 매운 개미들이 큰 손실을 볼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최근 주가가 일부 반등에 성공해 1700선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현선물 러브콜 부활이 시장 정상화의 관건일 것이지만, 개인 투자가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렬로 잠재적 하방 완충력과 반등 탄력이 동시에 한층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누군가에게는 평생 모은 재산일 수 있는 돈을 주식에 쏟아붓는 이유는 언젠가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는 1997년 IMF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 대형위기를 거치면서 체득한 경험에 기반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국경제에 대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말에서 엿볼수 있듯이 아무리 큰 위기에도 한국 경제와 기업들은 다시 일어설 저력이 있다는 믿음이다.

그런데 지난 26일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은 주가 방어에 나선 개미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한국 경제에 대한 믿음은 동일할지 몰라도 고위공직자들은 주식 보다는 부동산에 더 큰 신뢰를 주는 듯하다.

대표적으로 금융위원회 고위공직자 6명의 재산 내역을 살펴보면 은성수 위원장 28억원을 비롯해 전체 재산에서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75%에 달했다. 그나마도 실거래가의 50~60% 수준에 불과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80%를 훌쩍 뛰어넘는다.

'부동산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대한민국 자산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각종 금융규제를 입안하고 시행하는 이들이 바로 금융관료들이지만 정작 자신들의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에 쏠려 있는 셈이다.

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자금이 생산적인 실물경제보다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면서 경제의 비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보다 생산적인 곳으로 자금의 물꼬를 대전환하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 지원과 환경조성에 힘쓰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팔겠다고 공언한 세종시 아파트를 아직 팔지 않았다. "내놨는데 안 팔렸다"는게 해명이지만 시세보다 싸게 내놨다면 과연 안 팔렸을까?

한국은행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우리나라 가구당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76%다. 과도한 부동산 쏠림은 가계 부채 문제와 부동산을 매개로한 부의 대물림 등 다양한 부작용을 안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자금을 생산적인 곳으로 돌리는 것이 금융관료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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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국민 평균치를 웃도는 금융관료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을 보면서 과연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다 필요없고, 믿을 건 역시 부동산'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 아닐까?

'동학개미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각 개미들의 사정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모은 전재산에 빚까지 털어넣은 2.30대부터 노후자금으로 대박을 노리는 5,60대까지... 물론 애국심과는 전혀 상관없이 각자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주식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절대 다수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 덕분에 감염병 대유행이라는 역대급 위기 속에서도 1차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그나마 줄어들고, 더 나아가 우리 경제의 중추인 기업들이 주가 폭락으로 인한 피해를 조금이라도 덜고 있다는 점에서 본인도 모르게 애국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은 위원장이 언급한 것처럼 '비생산적인' 부동산에 자산의 대부분을 넣어 두고 있는 금융관료에 비하면 이들이 애국자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위 금융관료들이 보유하고 있는 불필요한 부동산을 팔아 고위 공직자도 매매가 가능한 주가연계 펀드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들린다면 어떨까? 아마 힘겹게 버티고 있는 개미들에게 힘을 주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부동산 관련 금융규제 보다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질 것이다.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는 지난해 말 기준이라는 점에서 그 사이 실제로 이같은 일이 벌어졌는데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신념으로 이를 공개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혹시라도 그런 금융관료가 있다면 '당신이 바로 애국자'라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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