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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 유예' 비웃듯…더욱 악랄해진 와치맨의 '성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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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물' 유포하고 IP카메라 해킹했지만 '집유'받은 와치맨
트위터→텔레그램 범행지 옮긴 와치맨, '성착취 범죄' 본격화
n번방서 "집유로 풀려났다" 언급도…와치맨 "음란물 산업 커질 것"
법조계 "유포죄에 대해 그간 경각심 부족…범죄인식 강화돼야"

(사진=연합뉴스)

 

불법 성착취의 온상인 '텔레그램 n번방'를 활성화시킨 '와치맨' 전모(39)씨가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 음란물 유포 범죄로 이미 '집행유예' 처벌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와치맨'은 집행 유예 기간 동안 텔레그램으로 거처를 옮겨 기존에 저질렀던 유포 범죄는 물론 미성년자를 포함한 피해 여성들을 노예화시키며 본격적인 '성착취 범행'에 나섰다.

'집행 유예'란 말 그대로 "유죄의 형을 선고하면서 이를 즉시 집행하지 않은 것"인데, 해당 기간동안 자숙은 커녕 처벌수위를 비웃듯 더욱 잔혹한 방식으로 범행을 진화시킨 셈이다.

◇ 불법 촬영물 공유하고 IP카메라 해킹까지 했지만…처벌은 '집유'

텔레그램에서 닉네임 '와치맨'을 사용하는 회사원 전모(38)씨는 지난 2016년 8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노예 사육소'라는 제목으로 여성의 성기 등 신체부위 사진을 게시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씨는 다음해 5월까지 약 9개월에 걸쳐 모두 167개의 이같은 사진을 트위터 계정과 '불법촬영물'이 유포되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

그의 범행은 불법촬영물 게시(음란물 유포)에만 그치지 않았다. 심지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의 IP 카메라 관리자 웹페이지에 침입했다.

IP 카메라는 주로 반려동물 관찰 및 CCTV용으로 쓰인다. 사용자들이 초기에 간단히 설정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범죄자들이 성범죄를 목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전씨 또한, 피해자들의 사생활을 훔쳐보거나 불법 녹화를 위한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7년 4월부터 6월까지 칩입에 성공한 횟수만 78회, 미수로 그친 해킹 시도까지 포함하면 418회 범행을 시도했다.

100건이 넘는 음란물을 유포하고 남의 IP카메라까지 수십차례 해킹한 전씨의 처벌은 상대적으로 약한 '집행 유예형'에 그쳤다.

이 사건을 담당한 대구지법은 2018년 6월 음란물 유포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사생활을 침해했고, 범행으로 얻은 사진을 도촬 영상물이 유포되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범행으로 성관계 장면이나 신체 노출 정도가 심한 영상을 취했다는 증거는 없는 점, 범죄전력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형은 같은해 7월 확정됐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 '집유' 비웃듯 더욱 악랄해진 범행…"음란물 산업 커질 것" 호언장담

하지만 전씨는 오히려 처벌 이후 더욱 악독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범행을 진화시켰다.

그는 형 확정으로부터 9월 뒤인 지난해 4월부터 서버기록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으로 범행장소를 옮겨 이른바 'n번방'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그는 아동·청소년의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고담방'을 개설해 직접 방장이 됐다.

지난해 4~9월까지 해당 방에 공공연하게 전시된 음란물만 모두 1만 1404건이다. 아직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을 고려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중에는 피해 여성에게 자신의 신체에 '노예'란 글자를 흉기로 새기게 하거나 자해 행위를 시키는 참혹한 내용이 담긴 영상도 다수 포함됐다.

텔레그램과 동시에 그는 불법촬영물을 게시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전보다 더욱 잔혹한 다수의 범행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다닌 것이다.

이 사건을 잘 아는 한 제보자는 "와치맨은 과거 범행에 대해 집행유예형을 받고 풀려났다는 사실을 종종 언급했다"며 "이와 관련해 완전히 어두운 것도 아니고 밝은 것도 아닌 '음란물' 산업이 커질 것이라고 호언장담까지 했다"고 말했다.

◇ 검찰도 뒤늦게 보강수사…법조계선 "유포범죄 경각심 더 가져야"

이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은 전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가 n번방 사건이 퍼지며 '솜방망이 구형' 논란이 일자 "추가 조사 및 공판 활동으로 죄질에 부합하는 중형이 선고되게 하겠다"며 뒤늦게 보강 수사에 나선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이같이 '와치맨'이 더욱 악독한 수법으로 범행을 발전시킨 것을 두고 불법 촬영물 유포에 대해 상대적으로 경각심이 적었던 탓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수연 변호사는 "사실 그간 온라인에 유포되는 음란물들, 이것들을 다운받고 유통되는 부분에 대해 관심이 많이 없었고 (처벌이) 다소 관대했던 게 사실이다"며 "이 부분 관련해서는 처벌강화는 물론, 범죄에 대한 인식도 더욱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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