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마스크 쓰면 어지럽고 헤드셋도 공용...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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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cm 옆에서 근무, 감염 취약한 환경
1명만 감기 걸려도 절반이 '콜록콜록'
재택근무? 고객 정보 보안상 어려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성희(콜센터 상담원)

서울 구로구 콜센터의 집단 감염 상황이 심각합니다. 이 콜센터가 입주해 있는 빌딩 총 19개 층인데요. 여기에 각기 다른 콜센터들이 3개 층을 쓰고 있었고요. 직원을 총 합하면 700여 명이 됩니다. 지금 전원 검사를 끝낸 게 아닌데도 80여 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죠. 문제는 앞으로도 얼마나 더 나올지 모른다는 겁니다. 콜센터의 근무환경에 대해 듣고 나면 왜 이런 걱정이 나오는지 이해가 되실 텐데요.

현재 서울의 한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계시는 분을 연결해 보죠. 정성희 상담원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정성희 씨, 나와 계십니까?

◆ 정성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콜센터에 근무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정성희> 이전 직장 포함해서 저는 7년 이상 근무를 했습니다.

◇ 김현정> 7년 이상. 지금 두 번째 직장이신 거죠?

◆ 정성희>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전 콜센터나 이번 콜센터나 근무 환경은 비슷합니까?

◆ 정성희> 고객센터 특성상 헤드셋을 착용하고 파티션이 있는 자리에서 전화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회사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업무 환경은 다르지 않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전국적으로 콜센터 업무를 하는 회사가 800여 개 된다고 그러던데 그러면 그 800여 개가 크게 다르지 않다도 봐도 돼요?

◆ 정성희> 네, 그렇습니다. 업무 자체가 하루 종일 통화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동일한 것 같습니다.

1339콜센터에서 한 상담원이 상담전화를 응대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김현정> 어제 구로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는 소식 듣고는 얼마나 놀라셨어요?

◆ 정성희> 아무래도 하루 종일 통화를 하면서 기관지 쪽이 평소에도 상담사들이 약해요. 그래서 걸리게 되면 좀 다른 직종보다는 상담사들이 제일 위험할 거라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뉴스로 접하니까 제가 직접 근무를 하는 입장에서 겁이 많이 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평소에도 워낙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니까 호흡기 쪽들이 다 약하세요.

◆ 정성희> 네, 맞아요. 원래도 감기라든지 독감 이런 게 상담사들이 좀 많이 걸리고 있고.

◇ 김현정> 1명 걸리면 쫙 돕니까, 그 사무실에?

◆ 정성희> 보통은 그렇게 되고 있어요. 팀에서 한두 명이 걸리기 시작하면 한 3-4일 지나면 반 이상은 기침을 같이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 김현정> 뭔가 한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쫙 퍼질 수 있는 그런 환경이다라는 말씀이신데 보통 한 사무실에, 한 공간에 몇 명이나 근무를 하나요?

◆ 정성희> 보통은 평균적으로는 한 팀당 20명에서 30명 정도 있습니다.

◇ 김현정> 한 팀당 20명에서 30명이고 그 팀들이 여러 개가 모여서 한 공간 안에, 터진 공간 안에는 몇 분이나 보통 근무하세요?

◆ 정성희> 고객센터 크기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200명에서 300명까지도 한 층에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책상은 마치 독서실 책상처럼 바싹 붙어 있고요?

◆ 정성희> 파티션이 있기는 하지만 거리상으로는 몸을 방향을 돌리면 손을 뻗으면 반 정도만 뻗어도 닿는 거리이기는 합니다.

◇ 김현정> 거리는 그러면 30cm 정도 보면 되네요.

◆ 정성희> 네.

 


◇ 김현정> 그래도 파티션이 세 면을 막고 있기 때문에 옆의 사람하고 바로 침을 튀길 가능성은 적지 않아요?

◆ 정성희> 그런데 통화 중에도 기침이 나면 옆으로 방향을 틀어서 기침을 하거나 업무 관련해서 관리자와 컨펌을 받는다든지 하면서 계속적으로 말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감염 관련해서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이기는 합니다.

◇ 김현정> 저는 사실은 화면 보면서 저렇게 3면이 막혀 있고 앞만 보고 통화를 할 경우에는 침이 막 튀기지는 않을 것 같은데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 기침을 옆으로 돌리면서 할 수도 있고 팀장과 뭔가 의사소통하고 이럴 때는 칸막이 벗어나서 얘기하고. 또 점심 도시락을 그 안의 휴게 공간이나 그 같은 공간 안에서 도시락 먹는 문화도 있어요?

◆ 정성희> 상담 업무를 하면 그렇게 급여가 녹록지는 않은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저렴하게 아낄 수 있도록 도시락을 챙겨서 오는 경우들도 있고요. 그리고 상담사들 상담 시간에 따라서 점심 시간을 3교대로 하거나 2교대로 해서 시간이 식당을 가기에는 애매한 경우들이 많아서 그럴 때는 안에서 간단히 먹고 감정 노동사기 때문에 서로 옹기종기 모여서 밥을 같이 먹고 얘기를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업무 공유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공간 안에서 업무도 하고 대화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반찬도 나눠먹고.

◆ 정성희> 네네.

◇ 김현정> 이런 상황이니까, 환경이니까 이게 한번 터지면 확 퍼질 수밖에 없네요.

◆ 정성희>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 김현정> 이번 구로 콜센터 경우 얘기 들어보니까 마스크 착용들을 안 하셨다고 하던데 코로나19 사태 터지고 나서는 사무실에서도 마스크를 끼라고 권장 많이 하고 실제로 일반 사무실에서도 많이 끼고 했거든요. 그렇게 안 해 보셨어요?

◆ 정성희> 당연히 저희 쪽에서도 예방 차원으로 마스크를 권장했고 저희도 실제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근무를 하면서 말을 계속해야 되기 때문에 숨쉬기도 답답하고 이게 산소가 안에서는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지러움증까지 유발이 되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리도 더 크게 내 달라라고 고객님들이 불만들을 얘기하기 때문에 목도 평소보다 더 많이 무리가 되고 있어서 그런 상황들이 계속적으로 전화마다 반복이 되니까 이게 마스크를 쓰고 싶어도 상담할 때는 계속 벗게 되더라고요.

10일 코로나19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앞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 김현정> 그럴 수 있네요. 처음에는 좀 쓰려고 했지만 고객 불만 자꾸 쌓이고 어지러움이 올 정도로 산소는 부족해지고 하면 이게 벗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면 마스크를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 혹시 재택 근무라든지 이런 건 어렵습니까?

◆ 정성희> 저희도 물론 재택 근무로 업무를 하고 싶은 입장이지만 불안하기 때문에. 그런데 고객센터 특성상 고객님들의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서약을 하고 근무를 하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유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개인정보를 다루고 활용해야 되는 그런 근무자들은 최소한의 인력을 남겨서 사무실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럴 수 있겠네요. 화면을 보면서 전화한 고객의 개인 정보를 다 보면서 응대를 해야 되는데 집으로 가게 되면 그게 가족들한테도 노출이 되고 하니까. 알겠습니다. 이러저러한 상황 때문에 콜센터는 감염에 취약한 환경일 수밖에 없었다. 또 하나요. 그 헤드셋이라든지 이런 집기는 한 사람이 고정으로 계속 쓰는 건가요 아니면 그것도 여럿이 돌려가며 쓰나요?

◆ 정성희> 보통은 한 사람의 지정 자리가 좀 많기는 하지만 주말 알바라든지 아니면 3교대, 2교대 하면서 아니면 주간, 야간 이렇게 나눠져서도 콜센터 운영들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충분히 공용으로 사용을 하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서로의 침이 묻거나 아니면 이전 사람이 자리에 남겨져 있는 그 짐들을 다음 사람이 만지거나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흔하게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지금 말씀 들으면 정말 감염에 취약한 노동 환경이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구로구 콜센터에서 어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후로는 긴급 조치들, 어떤 대응책들이 콜센터들에게 내려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가요, 분위기가?

◆ 정성희> 저희가 업무 형태가 팔을 뻗으면 서로가 닿을 수 있는 충분한 거리였기 때문에 저희가 기사를 접하고 나서는 지그재그 형식으로 서로 간격 유지를 위해서 1m의 거리를 두고 지금 자리를 다시 재배치를 한 상황이고요. 그리고 마스크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응대하면서 답답한 부분이 있어서 응대 시에는 빼는 상담사들도 있는데 지금 이제는 무조건 힘들더라도 착용할 수 있게끔 하고 점심시간에도 서로 옹기종기 모여 있던 모습이 이제는 서로 마주보지 않고 밥을 먹는 걸로 급하게 변동이 생겼습니다.

◇ 김현정> 다른 건 몰라도 마스크 끼고 계속 이야기하면 아까 숨차고 어지럽다고 하셨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이렇게 되면 휴식 시간이 좀 길다든지 근무 시간을 짧게 해 준다든지 뭔가 조치가 같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 정성희> 현재로써는 아무래도 고객센터는 운영 시간이 고객님들께 안내받은 남아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일시적으로 단축하거나 이런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고객센터 특성상.

◇ 김현정> 감수하셔야 되는 거네요, 노동자들이 그러면.

◆ 정성희>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고생이 많으십니다. 알겠습니다. 건강 주의하시고요. 오늘 자세한 이 정보들 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정성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현재 서울 한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계신 분의 생생한 증언을 들어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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