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투 중인 이들이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서울 전 지역에서 신천지 관련 집회 등을 전면 금지했다. 6일 기준 신천지 시설로 확인된 곳 202곳을 폐쇄했고 이후에도 시민들의 제보를 받아 신천지 의심 시설들을 찾아내기 위해 확인 작업을 매일 진행 중이다.
CBS노컷뉴스는 신천지 현장점검단과 함께 5일 오후 서울 일대 신천지 의심 시설을 찾았다. 서울시는 점검 전 교육을 통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의심시설에서 사람을 만날 때는 적정 거리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노컷브이 갈무리)
◇ 서울 강동구 A교회신천지 위장교회로 의심된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온 곳이다. 같은 건물에서 음식점을 하는 주민은 "주말마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신천지 관련 우편물을 본 것 같아서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교회와 화장실을 같이 쓰는데 최근에는 불안감에 가게 소독을 더 자주 하고 있다"며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문이 열린 A교회 내부는 테이블과 칠판, 매트리스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출입문 입구는 비닐에 쌓인 음식과 기자재들이 함께 섞여 어수선했다. 점검단이 내부로 들어가자 교회 작은 방안에서 잠을 자던 남성이 나왔다.
"신천지 그런 거 몰라요. 전도사님한테 물어보세요."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하던 남성에게서 전달받은 명함 속 전도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차례 시도 끝에 통화가 닿은 전도사는 "우린 장애인공동체와 함께 운영하는 교회다. 얼마 전 교회를 인수받았고 재정비 후 다시 교회를 운영하려 한다"며 신천지와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점검단은 해당 교회가 신천지 관련 시설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교회 시설에서 숙식하던 장애 남성에 대한 신원조회와 조치 등을 치안센터와 동사무소와 연계할 계획이다.
◇ 서울 노원구 B뮤직
이곳 또한 시민들이 신천지 관련 시설로 제보한 곳이다. 서울시는 신천지가 음악을 통한 포교를 하는 문화센터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시설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같은 건물을 이용하는 상인은 "얼마 전까지 저녁에 음악소리가 났는데 뭘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며 "정말 신천지면 우리 가게는 어떻게 하냐"고 불안해했다.
B뮤직 주인은 점검단과의 통화에서 "작년 9월에 가게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신천지 교인이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하다 "교인은 맞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설 영업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한전과의 협조를 통해 해당 시설에서의 전력사용량을 확인한 후, 운영사실이 확인되면 건물 방역과 폐쇄조치를 할 예정이다.
(사진=노컷브이 갈무리)
◇ 서울 노원구 C카페이미 신천지의 복음방으로 확인돼 시설폐쇄가 이뤄진 곳이다. 서울시는 신천지 시설로 확인돼 폐쇄된 시설도 출입이 제대로 통제되고 있는지 재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카페는 승강기에서 내리자마자 셔터가 내려진 채 시설폐쇄 공문이 붙어 있었다. 내부의 모습은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은 평범했다. 건물 관리소장은 "한 달 전까지도 젊은 사람들 수십명이 주일마다 들락날락거렸던 곳인데 폐쇄조치 후에는 아무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입구 폐쇄공문은 그대로 붙어있고 다른 비상 출입구도 막혀 있었다. 점검단은 시설폐쇄 이후 신천지 모임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매일 신천지 의심 시설을 확인하는 점검단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부분은 시민들의 불안이다. 의심 시설 근처의 주민들은 "여기가 정말 신천지 시설이 맞으면 코로나19로 위험한 것 아니냐"며 당황해했다. 상인들의 공포는 더 컸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신천지 옆집이라면 문을 닫아야 한다"는 호소다.
서울시 문화시설과 박정추 팀장은 "초기에 신천지가 시설 명단을 제대로 줬다면 행정력 낭비 없이 방역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