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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끼고 방문·매물은 동영상으로…코로나가 바꾼 부동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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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방문 않고 사진·동영상 소개 늘어…확진자 늘며 사람 기피 현상 ↑
사람 만나기 두렵다…부동산 거래 지난달 절반으로 뚝 ↓

코로나19확산 방지를 위해 한 부동산업소가 마스크 착용 후 출입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조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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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안에 들어서자 독한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컴퓨터 화면을 보던 부동산중개인 김모(56)씨가 손님을 보자 책상 위에 벗어놓은 마스크를 후다닥 집어들었다.

지난 19일 신천지 신도인 111번 환자가 방문한 서대문구 북가좌1동 주민센터 옆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씨는 요즘은 아예 사무실 문을 열어놓는다.

문 앞에 '마스크를 꼭 쓰고 들어와주세요'라는 안내판과 책상 위에 손소독제를 가져다놓았지만 여러 사람이 오가는 곳인 만큼 불안한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밀폐된 곳에서 침이 튀기면 전염성이 높다고 해서 아예 사무실 문을 열어놔요. 요새 날씨가 따뜻하기도 하고 이렇게라도 해야 안심이 돼서요."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여명을 넘어서고,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확진자가 속속 늘어나면서 부동산업계 역시 고충을 겪고 있다.

매출 하락은 물론이고 혹시 확진자가 다녀가지는 않았는지 불안감에 시달리는 등 이중고를 호소한다.

코로나19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대면 자체를 기피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거래를 꺼리는 현상은 숫자로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28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번달 서울시내 아파트 거래건수는 2597건으로 지난달 5571건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집을 보여주지는 않겠지만 팔아달라'는 매도자와 '수억원짜리 집을 보지도 않고 어떻게 사냐'는 매수자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서대문구의 한 부동산중개인은 "아이들이 어려 집 안에 외부인을 들이기 찝찝하다는 손님이 꽤 있어서 다른 층 공실을 보여준다"며 "적어도 이번주는 지나야 집을 좀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궁여지책으로 집 안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매수자에게 전달하거나 영상 통화를 이용하기도 한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인은 "지방에 사는 손님이 서울에 갭투자를 하고 싶다고 해 아파트 실내 영상을 찍어 보내줬다"고 전했다.

사람을 만나는 직업 특성상 언제 바이러스에 노출될 지 모르는 점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요즘들어 출근할 때마다 무섭고 겁나는 건 사실"이라며 "마스크만으로는 불안해 장갑까지 끼고 집을 보러 다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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