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주요 금융지주들이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아무리 주주라고 하지만 외부인이 대거 본사로 들어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점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열 감지기를 통해 미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주주의 주총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를 최근 한국상장사협의회에 질의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법인을 회원으로 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상장사의 권익옹호와 투자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신한금융은 다음달 말께 서울 중구 본점에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주총은 주주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행사여서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신한금융으로서는 방역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상법에서 다음달 말까지는 주총을 열도록 규정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주총을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주총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모든 자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다. 확진자가 주총에 참석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신한금융의 모든 CEO가 자가 격리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다음달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KB금융 역시 주총에 의장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자회사 CEO가 참석한다.
KB금융은 주주들에게 미열이 있을 경우 위임을 통해 주총 안건에 대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낼 계획이다.
또 주총 당일 열 감지기를 통해 미열이 있을 경우 주총 참석을 자제해달라고 주주의 양해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달 말 주총을 여는 하나금융지주]도 주총이 열리는 본점 강당 내외를 방역하고 적외선 체온 감지 카메라, 손소독제, 마스크, 체온계 등을 비치하는 등 위생 관리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그동안 지주 회장, 은행장, 사외이사, 지주 임원 등 20여명이 참석해 주주들의 질의에 답변했으나 이번 주총에서는 참여 인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은 지주 체제로 전환한 이후 첫 주총을 다음달 말 열 예정이다.
우리금융도 사전에 주총장을 방역하고 주총 당일 입구에 열 감지기, 손세정제 등을 비치해 코로나19 확산 예방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 정부가 주총 개최 시기를 연기해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