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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의심자 막을 근거 없어"…주총 전 기업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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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 '슈퍼주총데이' 앞두고 전자투표 도입 탄력 받을까

지난해 열린 한 기업 주주총회에 입장하기 위해 주주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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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올린 가운데, 3월 말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이 긴장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이는 주주에게 의심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주총 참석을 강제로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자투표제 도입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은 3월 말 주총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152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305개사가 3월 24일 주총을 연다. 3월 25일에는 133개사, 3월 23일과 27일에도 각각 100개 이상의 회사가 주총을 연다. 이른바 '슈퍼주총데이'다.

이같이 주총 시기가 3월 말에 몰린 이유는 자본시장법상 상장사가 사업보고서를 직전 사업연도 경과 90일 안에 반드시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3월 30일이 마감일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주총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주총 참석률이 낮아 의결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감사 선임 안건을 처리해야 하는 기업은 부담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전국에서 주주가 한 자리에 모이는 주총에서 코로나19가 전염될 가능성도 큰 우려를 낳는다.

21일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서울 종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기업은 주총장에 방역을 강화하고 주주를 대상으로 발열체크를 하는 등 대응책을 고려하고 있다. 일단 현재 주총까지 한 달여의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아직 한 달 정도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사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주주 가운데 고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더라도 주총장 출입을 강제로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과 시‧도지사 등 지자체장이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회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민간기업은 의심자의 주총장 출입을 막을 근거가 없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주주가 있더라도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며 주총장 입장을 주장하면 막을 법적 방법이 없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전자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전자투표제는 이사회 의결로 도입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주총에 출석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현재 상황만 봤을 때 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지 불투명명하다"며 "기업이 이번 계기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은 올해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앞서 △SK하이닉스 △CJ △신세계 △카카오 등은 지난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한편 조원태 회장과 3자 동맹(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진그룹의 전자투표제 도입 여부도 관심이다. 소액주주의 표심이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3자 동맹 측은 전자투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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