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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종로 장고' 에…물갈이‧험지차출‧통합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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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출마지 결정 지연…리더십 흔들
"대표가 희생 피하는데"…TK 반발, 험지차출, 통합 꼬여
공관위 결정 10일로 연기…이전에 黃 결정 관측
黃 측 "종로 불가, 타 험지 혹은 불출마" vs 공관위 내부 "종로가 정공법"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4‧15 총선 출마지 결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TK(대구‧경북) 물갈이, 유력주자 험지차출, 보수통합 등 당면한 총선 전략이 줄줄이 꼬여가는 모양새다.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했지만 최대 험지로 인식되는 '정치 1번지' 종로를 기피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대표가 희생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타인에게 희생을 요구할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7일 회의를 열어 황 대표의 출마지를 최종 결정할 예정었으나 10일로 연기했다. 그 이전에 황 대표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리더십 타격을 회복할 '묘수'가 쉽게 보이지 않는 양상이다. 종로 출마 여부를 두고 황 대표의 결정과 공관위의 결정이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종로 '장고' 리더십 흔들…TK물갈이, 험지차출, 통합 작업 꼬여

황교안 대표는 6일 자신의 종로 출마 여부와 관련 "공관위에서 모든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문제는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서 도움이 되는 가장 적합한 시기를 판단해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초 장외집회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이후 한달 넘게 장고(長考)를 거듭하는 셈이다. 애초 '정공법'으로 인식됐던 종로 출마를 회피하면서 여권의 거물인 이낙연 전 총리와의 대결을 피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며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황 대표가 좀처럼 결단을 못내리면서 당의 핵심 총선 전략인 TK 물갈이와 지도자급 인사 험지 출마, 보수통합 작업 등은 줄줄이 꼬여가고 있다. 스스로 내던지는 희생을 보여주지 못하자 리더십이 흔들리며 동력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당장 TK에선 '반란'을 일으켰다. 김광림 최고위원(경북 안동시‧3선)은 이날 당 최고위에서 "TK가 봉이냐는 말이 지역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한다"며 공개적으로 들이받았다. TK 의원들의 불만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TK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본인도 희생을 안하면서 그간 당에 헌신한 TK 의원들을 왜 벼랑 끝에 내모느냐"라고 반문했다.

지도자급 인사들의 '마이웨이'는 더욱 확고해졌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직 대표는 꽃신 신겨 양지로 보내고 전직 대표는 짚신 신겨 컷오프하고 사지로 보낸다면 그 공천이 정당한 공천인가"라고 지적했다. 김태호 전 지사 역시 "이번만큼은 김태호의 목소리를 들어봐 줬으면 한다"며 고향(영남권)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보수통합 작업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통합에 대한 실질적 논의보다는 '통합신당'과 관련한 당명 후보군을 놓고 '백가쟁명'을 하는데 그쳤다. 한 재선 의원은 "의미도 없고, 결론도 없는 토론이었다"며 "출마지를 고심하다 보니 모든 리더십이 흔들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통합의 화룡점정인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과의 담판도 미뤄지는 모습이다. 황 대표가 총선 거취에 골몰하며 통합 협상 및 윤곽을 확실히 그려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보수당 한 핵심 관계자는 "거취 결정이 늦어지며 통합 진도는 안나가면서 오히려 반통합 행보가 빛의 속도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며 오히려 새보수당 측에선 권성주 대변인이 유승민 의원의 종로 출마를 촉구하고, 한국당 내에선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황 대표가 지금 종로 출마를 해도 등 떠밀려 억지로 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이래저래 장고 끝에 '악수' 밖에 안 남았다"라고 말했다.

◇ 黃 측 종로 출마 부정적 vs 공관위 내부 "종로가 정공법"

황 대표는 여전히 종로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파악된다. 그는 종로 출마를 촉구한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에 대해서 "공관위원들이 공관위 회의가 아닌 곳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쾌한 기색을 비췄다.

이에 이석연 부위원장은 통화에서 "황 대표 출마 문제는 보수가 재건하느냐가 달린 큰 문제"라며 "그럴 말할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자기 거취를 결정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어떤 결정을 내려도 정공법을 택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황 대표를 곤경에 빠트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지금은 비상시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고 있다. 리더십이 정말 큰 시험대에 올랐는데, 오죽하면 이런 얘기를 하겠느냐"라고 강조했다.

공관위는 애초 7일 황 대표의 출마지를 결정하려 했으나, 오는 10일로 연기했다. 결정을 좀더 숙고하는 동시에 황 대표를 향해 결단의 시간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의 결정과 공관위의 결정이 대립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황 대표와 핵심 참모들은 종로 출마는 '불가'로 결론 내리고, 용산 출마 혹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공관위원 대다수는 "종로가 정답"이라는 기류가 흐른다. 한 공관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의 말은 '이순신'이었는데 지금 행동을 보니 '원균'보다 못하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그는 이날 이석연 부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황 대표의 출마지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며, 하루 빨리 거취를 결단하길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의 한 측근은 "종로는 여러 후보들이 난립하는 양상이고, 우리가 이낙연 프레임에 말려들아갈 필요가 없다"며 "종로 결정은 이미 물건너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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