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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당 원가의 10배"…마스크 '되팔이'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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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원→20만원 마스크 가격 4배 넘게 뛰어
무역업자 "한중 유통업자들 마스크 사재기해 재고 부족"
정부도 본격 단속 나서…시민단체 "현실적 가격 조정 필요"
"신종 코로나 틈탄 폭리 안돼…시장 교란된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판매 중인 한국산 마스크. (사진=타오바오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마스크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재기 후 폭리를 취하는 '되팔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대표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에는 한국산 마스크들이 개당 2500~3천원 선에 팔리고 있다. 마스크 10개 가격은 한화로 3만원, 50개 가격은 13만원~15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국내 온라인 업체들 판매가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마스크 판매 업체는 현재 KF94 마스크 가격을 개당 약 2천원으로 책정해 100개를 19만 9천원에, 50개를 9만 9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두 달 전만 해도 100개 판매가가 4만 5천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배 넘게 가격이 올랐다. 가격이 저렴한 쇼핑몰을 어렵게 찾아 마스크를 구매해도 '품절' 상태가 발생하기 일쑤다.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의 불평·불만은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고 있다. 단기간에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고, 구매해도 품절이 줄잇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업체는 질문을 남긴 고객에게 "보유 물량이 전량 품절돼 공장에서 생산요청하고 있지만 매입이 쉽지 않고 생산량의 한계와 매입단가 상승이 가격이 오른 주된 이유"라며 "매일 물건을 받아오려 하지만 수급 자체가 원활하지 않다"라고 답변했다.

마스크 제조 판매사 웰킵스는 몇 배로 불어난 마스크 가격을 해명하며 재판매로 폭리를 취하는 개별 판매 업체들의 실태를 알렸다.

웰킵스는 "공급 부족 사태를 빚은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인터넷에서 이번 사태를 이용해 일부 악덕 개인 판매자나 유통 채널에서 우리 마스크 인지도를 이용해 홈쇼핑 등에서 저가 매입한 마스크 제품으로 폭리를 취해 재판매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한 사태 이전 출고가에서 현재 출고가를 단 1원도 인상하지 않았다. 인터넷 판매 가격도 마찬가지"라며 "향후에도 웰킵스는 이번 사태를 이용해 가격 인상을 절대 하지 않겠다. 일부 악덕 재판매 사업자를 통한 구매는 절대 지양해 달라"고 강조했다.

국내 의약품 도매상들도 마스크 물량 확보에 두 팔을 걷어부쳤다. KF94, N95 등 마스크는 개당 1600원~1800원 선에 가격이 형성됐고, 보통 100만장 단위로 매입이 이뤄진다. 중국 등으로 수출 가능한 마스크 제품의 인기가 높지만 판매자보다는 구매자가 월등히 많다.

무역업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마스크 사재기와 매점·매석을 일삼는 국내·중국 유통업자들을 고발하며 정부 차원의 제재를 촉구했다. 다음날 오후까지 7천명 가까운 누리꾼들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중국과 무역업을 한다는 이 네티즌은 "지난달 26일부터 국내 유통업자들이 중국과 한국 마스크 제조 공장 사이에서 엄청난 수량을 사재기해 전부 중국으로 2배 이상 불려 팔고 있다. 중국인이나 조선족 업자들도 실제 현금 뭉치를 들고와 공장에 상주하며 물량을 빼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마스크 물량 부족으로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이 발생했고, 앞으로 생산될 물량 역시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마스크 물량이 없어 일부 소매상들도 재고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그나마 있는 재고를 장당 원가에 10배나 되는 가격에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모든 마스크 제조 공장이 2월 말에서 3월 중순까지 중국으로 수출 주문을 끝냈다. 현재 며칠 사이 국내 마스크 재고는 다 중국으로 넘어갔다.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값을 규제하고, 중국 반출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문제 상황을 인지한 정부는 최근 온라인 마스크 판매자들이 폭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관련 고시를 마련하고 공정위, 국세청 등 관계부처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현장 단속에 들어갔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 29일 마스크 제조업체 생산 현장을 점검해 보건용 마스크의 원활한 유통·공급을 당부하고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에 "당연히 특수를 누리고 있으니 제조 물량이 부족한 상황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를 틈타서 물량이 있어도 판매하지 않거나, 폭리를 취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면 시장이 교란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에게는 마스크가 유일한 예방 도구이고 필수품이다. 이미 정상적 유통체계 안에서 많은 수요가 있고, 따라서 이득도 보게 되는데 그렇게까지 가격을 올릴 이유는 없다. 정부 관리 하에 현실적인 가격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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