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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제동원 조선인 유골 '대량 소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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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섬 이오토서 발굴…"오키나와 유골 DNA 조회 나서라"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전몰자 유골을 가족 곁으로' 연락회, 가마후야 등 한일 양국 시민단체와 일본 후생노동성·외무성 당국자가 12일 일본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유골 문제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때 강제 동원된 한반도 출신자가 목숨을 잃었던 태평양 섬 이오토(硫黃島)에서 발굴한 유골을 대량 소각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한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 당국자는 21일 오전 일본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한국), '전몰자 유골을 가족 곁으로' 연락회(일본) 등 한일 양국 시민단체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오토에서 전사자 유골 약 1만위(位)를 수습했으며 여기서 513개의 검체를 채취한 후 유골을 대부분 소각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오토의 전사자가 2만1,900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가운데 한반도 출신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17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사자 유골 거의 절반 정도가 유족에게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일 시민단체는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유골 소각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유골 소각으로 신원 파악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전쟁 중 이오토에 동원돼 목숨을 잃은 조선인의 유골이 함께 소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지만 후생성 당국자는 이오토 전사자 중 한반도 출신자의 숫자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반응했다.

또 시민단체 측은 유골 소각을 하지 말라는 강하게 요구했고 이에 후생성 당국자는 '일본인일 개연성이 확실하게 높은 것을 제외하고는 소각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일 양국 시민단체는 또 이 자리에서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에게 보내는 요청서를 전달하고 일제 강점기에 동원돼 일본 오키나와에서 숨진 한국인의 유골을 찾아 유족에게 돌려주도록 DNA 조회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요청서에서 한국인 유족 163명이 오키나와에서 전사한 고인의 유골을 찾을 수 있도록 유골에서 채취한 DNA를 감정하고 비교·대조하는데 일본 정부는 신속하고 성실하게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협의에 참석한 일본 외무성 당국자는 "한국인의 유골인 경우 일본 정부로서도 빨리 한국 측에 반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며 한국 외교부와 계속 협력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한국 정부는 한국인 유족의 DNA를 보관 중이며 일본 정부와 유골의 신원과 반환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 일본, 대만 등의 동아시아시민 약 60명이 2차 대전 중 사망자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오키나와현 모토부초 겐겐의 한 주차장 부지에서 다음 달 8~12일 유골 발굴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곳에는 오키나와에서 미군과 일본군 사이에 지상전이 시작되기 직전인 1945년 2월 11일 발생한 히코산마루(彦山丸)호 피격과 관련된 희생자 14명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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