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병원 내에서 고화질 수술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데이터 용량이 큰 병리·영상 자료를 즉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KT와 삼성서울병원은 이런 '5G 스마트 혁신 병원' 구축을 위해 병원 전역에 기업전용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5G 의료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양사는 전날 삼성서울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년 9월 5G 스마트 혁신병원 구축을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검증을 마친 개발 과제의 성과를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5G 싱크캠을 장착하고 수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KT 제공)
먼저 5G 도입에 따라 병원 내 디지털 병리 분석과 의료 영상 조회 등이 간편해졌다.
기존에는 수술 중 조직을 떼어내면 일부를 얼린 '동결절편 슬라이드'를 들고 병리과 전임의들이 도보로 20분 거리를 이동해 다른 전문가들의 소견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5G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병원 내 어디서나 장당 4GB 수준의 고용량 병리 데이터 조회가 가능해 다양한 병리과 교수진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병리를 분석할 수 있다고 KT 측은 설명했다.
또 암 치료법인 '양성자 치료' 정보를 조회하기 위해 기존에는 교수 사무실에서 파일을 내려받아 양성자 센터 간 1km 거리를 이동해 종양 위치와 치료 계획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했다. 이 역시 5G 네트워크로 영상을 전송해 곧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KT 측은 전했다.
장기택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하루 3명의 전문의가 동결절편 검사에 투입될 정도로 검사량이 많은데, 5G 도입으로 효율성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표홍렬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1일 환자 500명의 영상정보를 의료진이 확인해야 하는데, 담당 의사가 모두 확인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며 "5G를 통해 공간 제약이 해결됐다"고 평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집무실에서 병리과 교수가 방금 촬영된 환자의 병리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사진=KT 제공)
KT와 삼성서울병원은 이뿐만 아니라 수술 지도 및 교육, 수술실 편의 면에서도 5G를 활용한다.
기존 의과대학 학생·수습 의료진의 수술 교육 시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수술 장면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려면 비싼 장비로 일회성으로만 가능했다. 하지만 5G를 이용한 싱크캠을 이용하면 많은 수습 의료진이 모인 강의실에서 수술 중인 교수 시점의 영상과 음성을 고화질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게됐다고 KT 측은 밝혔다.
수술실 의료폐기물을 처리하는 5G 자율주행 로봇, 환자가 음성만으로 병실을 제어할 수 있는 AI 기반 환자 지원 시스템 '스마트 케어 기버'도 개발됐다.
KT와 삼성서울병원은 앞으로도 5G 의료서비스 개발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일원캠퍼스를 벗어난 삼성병원 캠퍼스 간 5G 기반 가상현실 협진, 수술 교육에 AR과 VR 기술 접목, 만성질환관리 서비스 솔루션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KT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은 "KT 5G를 바탕으로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의 이동성과 의료행위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더욱 나아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혁신병원을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