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단행한 검찰 인사에 대한 논란에 대해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등 정권을 향한 수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9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추 장관은 검·경수사권조정 법안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윤 총장이) 인사의견을 내라고 했음에도 (내지 않았다)"라며 "검찰청법 위반이 아니라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법무부가 발표한 검사장급 이상 검찰 인사가 '검찰총장의 의견을 무시했기 때문에 명백히 검찰청법 위반'이라는 자유한국당 정점식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반박한 것이다.
전날 인사에서 '조국일가 비리',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 현 정권에 칼을 댄 대검찰청 지휘 간부들이 대거 좌천한 이후, 검찰에서는 아직까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만 '토사구팽'의 불합리한 인사였다는 취지의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윤 총장은 전날 저녁 대검 간부들을 서초동의 한 식당으로 불러 '각자 맡은 자리에서 할 일을 충실히 하자'는 취지로 독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총장을 비롯해 좌천한 간부들 모두 사표는 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전날 인사로 사실상 수사의 팔, 다리가 모두 잘렸지만 현 정권을 향한 수사 계획에는 변함이 없음을 밝혀, 혹시나 있을 내부 동요를 방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검 간부는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장까지 어제 인사에서 바뀌었지만 아직 검찰총장이 남아있다"면서 "수사 자체가 무너지는 건 아니고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정부서울청사 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이어갔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송철호 울산시장이 선거 공약을 세운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