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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투기와의 전쟁" 핀셋 강조에도 시장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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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 '공급 확대'에도 "공급 상황 오판 등 부적절"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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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전쟁과도 같은' 부동산 시장과의 대결 의지를 표했지만, 시장은 물음표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주택 공급의 확대도 차질 없이 병행해 신혼부부와 1인 가구 등 서민 주거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지난해 12‧16 대책까지 모두 18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집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값은 전년 말 대비 2.91% 올랐다. 지난 2014년 1.09%, 2015년 5.56%, 2016년 4.22%, 2017년 5.28%, 2018년 13.56%에 이어 6년 연속 오르고 또 오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잡기'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지만, '핀셋'으로 지적한 문제들에조차 정부 정책이 적절하지 않았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정부가 공급 상황 자체를 오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김진유 교수는 "현재 정부 정책은 '서울의 실수요는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인데, 투기수요 때문에 집값이 급등한다'는 인식이 전제돼 있지만, 서울 주택 시장은 수도권을 넘어서 전국구"라며 "투기만이 아닌, 교육 등 수요의 변화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맞다"고 말했다.

"청약 주택의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고, 과도한 대출을 막은 것은 필요한 조치가 맞다"면서도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는 결국 그 아래 가격대의 주택들에 연쇄적으로 충격을 가하는 효과로 이어진다"고도 말했다.

상공에서 바라본 수도권 아파트. (사진=이한형 기자)

 


정부가 지난 12‧16 대책에서 15억 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고 9억~15억 원 사이 가격대 주택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기존의 40%에서 20%로 낮추는 등 대출을 조인 것이 결국 그 이하 주택 시장의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신혼부부' '1인 가구' 등을 겨냥한 주거 복지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거 복지에는 소득 수준과 구성원 수, 연령‧건강에 따라 향후 소득을 벌어들일 가능성 등 실질적인 가구 구성의 유형이 핵심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요소"라며 "정치적으로는 매력적이지만 실제 주거 취약층이나 서민층과는 거리가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 정책은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김성달 국장은 좀 더 날을 세워 "18번의 대책에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변죽만 울린 정책 때문인데, 그 기조를 유지하면서 '집값 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공급도, 실수요자 보호와 투기 억제도 현재로선 모두 낙제점인데, "정책 실패를 인정해 사과하고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가 나오지 않아 이전과 다를 게 없는 '맹탕' 신년사였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현재 정부의 공급 확대는 3기 신도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데, 무리한 환경 파괴와 강제수용 문제는 물론 집값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1‧2기 신도시 개발이 무주택 서민이 아닌 민간 업자들의 이익이 된 것과 마찬가지"고 말했다.

또, "지금과 같은 수준의 보유세 강화는 다주택자의 불로소득을 줄이기엔 너무 부족하다"며 "공공주택조차 비싼 값에 '판매'되면서 주변의 집값을 자극하고 불로소득을 양산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택산업연구원 노희순 연구위원은 "서울 내 공급의 경우 올해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이후에 대한 우려 심리가 있다"라며 "이미 개발할 토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주택 정비사업을 통한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과 '경제 상황'이 계속해서 상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집값이 내릴 때까지 계속된다면, 결국 내려간다'는 전망과 '시장논리와 상관 없이 지금 못 사면 영영 못 산다'는 비관이 섞여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유동성은 높은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부동산에 돈이 몰려가는 상황이 해결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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