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의 출근저지에 굳은 얼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인 업무 3일 차인 7일에도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인해 무산됐다. 지난 3일 첫 출근 이후 두 번째 '출근 실패'다.
윤 행장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본점 주차장에 도착해, 후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노조 측에 다가가 김형선 노조위원장을 찾으며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노조는 "낙하산은 물러가라"고만 외쳤고, 김 위원장은 나오지 않았다. 사측 관계자들이 위원장을 찾았지만 노조 측은 "돌아가라"면서 강하게 맞섰다.
윤 행장은 출근 저지가 계속되면 어떻게 할 계획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열린 마음으로 풀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날 계속 출근을 시도하겠냐는 물음에도 "네"라고 답했다.
결국 윤 행장은 노조 측과 대화를 하지 못한 채 2~3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윤 행장은 현재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앞서 윤 행장은 지난 3일 첫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저지에 10분 만에 발길을 돌려 인근 은행연합회 건물에 마련된 금융연구원에서 업무를 봤다. 6일에는 관료 출신 행장으로 내부 신망이 두터웠던 고(故) 강권석 은행장의 묘소를 참배했다.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의 출근저지에 발길을 돌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노조는 "경제 관료, 청와대 출신 인사를 기업은행장으로 보내 '관치금융'을 하던 과거로 되돌아간다는 점에서 반발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업은행은 2010년부터 3차례에 걸쳐 내부 직원이 승진을 통해 행장에 올랐다.
경제 부처 관료 출신이 '낙하산 인사'로 기업은행장에 임명되던 과거의 관행이 MB정부인 2010년 조준희 행장 때부터 내부 승진 전통을 바뀐 것이다.
특히 노조는 현재 청와대·여당이 박근혜 정부 시절 낙하산 기업은행장 임명에 대해 '독극물'이라고 한 적이 있으면서, 지금 똑같은 '낙하산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노조와 사측 모두 대화가 필요한 부분을 인정하고 있지만 노조가 워낙 강경한 상황"이라면서 "내부적으로 계속 노조를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