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경자년 새해 신년사를 통해 "북미 대화 교착 속에서 남북 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남북 협력을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약 25분간 진행된 신년사 연설 중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한반도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며 "우리 정부 들어 평화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지난 1년간 남북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대화 무드 속에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 '기적과 같은 기회'가 찾아왔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까지 위협받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올 한 해 우리 정부의 역할을 재조정하고 북미관계 대화 추동은 물론, 남북관계 개선 과정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무력의 과시와 위협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도 북미대화의 촉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과 북 사이의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도쿄올림픽 공동입장과 단일팀 참여 등 스포츠 교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가동 등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남북이 함께 찾아낸다면 국제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 간의 관광 재개와 북한의 관광 활성화에도 큰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며 "지난 한 해 지켜지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기대에 못미친 이유를 되짚어보며 한 걸음이든 반 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북미간 비핵화 대화와 별도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 노력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지난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 합동 인사회에서 "평화는 행동 없이 오지 않는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더 운신의 폭을 넓혀 노력해 나가겠다"고 언급한 내용을 좀더 구체화 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