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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몰렸던 일본車의 할인공세…뒤집힌 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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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직격탄 맞았던 일본車
대대적 할인 공세로 연말 재고떨이 나서
실적 회복세…혼다 385%, 인피니티 250% 폭증
"불매운동 거셀 땐 숨고, 수그러들자 대대적 홍보"

 

NOCUTBIZ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에 반발해 일어난 국내 불매운동으로 판매량 급감 사태를 맞았던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실적 회복세에 들어섰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지난 10월부터 대대적인 할인 공세로 판매량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계획은 적중했다.

1,000만 원이 넘는 대대적 할인에 나섰던 혼다와 인피니티의 10월 판매량은 직전 9월과 비교해 각각 385%, 250% 폭증했다.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판매량 반등에 성공한 일본차는 최근 석 달간 중단했던 판촉, 홍보 활동도 재개했다.

◇ 일본車 벼랑으로 몰았던 '불매운동'…할인 이후 보니

일본 정부의 비상식적인 수출 규제에 반발한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부터 곧장 국내 수입차 시장의 지형을 뒤흔들었다.

사실 업계는 자동차 구매의 특성상 7월부터 시작된 불매운동의 영향은 8월에서야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는 보통 '계약'과 '차량 인도' 사이에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불매운동 이전인 6월에 계약을 맺고 7월에 차를 인도받았을 고객도 상당수 존재할 것으로 보고 불매운동 영향이 8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었다.

하지만 불매운동의 영향은 7월 판매량부터 곧장 나타나기 시작했다.

7월 일본차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직전 6월과 비교해 ▲도요타 -37.5%, ▲렉서스 -24.6%, ▲혼다 -41.6%, ▲닛산 -19.7%, ▲인피니티 -25.1%로 집계됐다.

모든 브랜드의 판매량이 하락했고 월 1,000대 판매는 꾸준히 기록하던 렉서스와 도요타의 1,000대 판매선도 무너졌다.

결국 전체 일본차 브랜드의 7월 판매량은 직전 6월보다 1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브랜드는 1% 감소했고 독일은 0.4% 감소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불매운동의 영향이 더욱 드러났다.

불매운동은 8월에 더욱 거셌다. 판매량 감소율이 ▲도요타 -37.3%, ▲렉서스 -38.6%, ▲혼다 -70.5%, ▲닛산 -74.6%, ▲인피니티 -56.5%로 나타났다.

8월부터는 수입차 판매량 상위 5개사에서 일본 브랜드가 모두 이탈했다. 올해 5월만 해도 렉서스, 도요타, 혼다가 모두 TOP5에 있었고 6월에도 렉서스, 도요타가 TOP5를 유지했지만 모두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9월에도 불매운동의 영향이 이어졌고 당월 판매량이 46대에 그친 닛산은 "한국닛산이 사업 운영을 최적화해야만 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라며 경영난을 호소하기도 했다.

판매량 급감 사태를 맞은 일본차 브랜드는 10월부터 본격적인 대규모 할인에 나섰다. 경영난 타개는 물론 연말이 다가온 만큼 '재고떨이'의 성격도 강했다.

할인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본차 판매량은 폭증했다.

우선 1,500만 원에 가까운 할인 행사로 판매에 나선 혼다의 10월 판매량은 806대로 9월 판매량(166대)과 비교해 385.5% 증가했다. 대규모 할인에 지난해 10월 판매량(880대)과도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혼다가 1,500만 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대형 SUV '파일럿'은 10월에만 661대가 팔리며 전체 수입차 모델 판매량 7위에 이름을 올렸다.

◇ 석 달 만에 다시 시작된 판촉, 홍보…재고소진 총력

철수설에 시달렸던 닛산도 실적 회복세에 들어섰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의 10월 판매량은 168대로 지난달 판매량(48대)보다 250% 상승했고 지난해 10월 판매량(150대)도 뛰어넘었다. 닛산은 10월 한 달간 139대가 팔려 9월 판매량(46대)보다 202.2%나 증가, 회복세를 보였다.

석 달간 하락세였던 판매량이 반등하자 그동안 홍보와 판촉을 멈췄던 일본 브랜드도 판촉을 재개했다.
닛산은 불매운동 직후 알티마 시승행사를 취소했지만 최근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불매운동이 거셌던 석 달간 일본 브랜드는 '눈에 띄어서 좋을 것 없다'는 자세를 유지했다. 보도자료 배포 중단은 물론 미디어 행사까지 돌연 취소하는 등 '몸 사리기'에 나섰다.

렉서스와 도요타는 이달 들어서 곧장 클래식 공연, 겨울철 김장 행사, 공예 행사 등 사회 공헌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혼다와 닛산도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앞서 "자동차의 교환 주기는 한 두 달이 아니라 수년"이라며 "불매운동의 감정이 몇 년 씩 유지되는 것은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좋은 얘기지만 처음에는 자동차 번호판이 3자리로 바뀌면서 불매운동 이후 산 일본차에 대한 비난이 상당히 많았지만 유니클로처럼 할인해주고 시간이 지나니깐 결국 사람이 몰렸다"며 "두려울 정도로 일본이 시장 분석을 제대로 한 것으로 효과가 없을 땐 홍보에 나서지 않고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 때쯤 적극적으로 할인, 홍보에 나서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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