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에 속해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 미화·시설·경비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21일 세종시 과기정통부 앞에 모여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고형석 기자)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인 직접 고용을 촉구하며 12월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각 기관이 추진 중인 공동자회사 설립을 또 다른 이름의 용역으로 규정하며 자회사를 세우는 과정에서 각종 불법과 반칙, 날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 미화·시설·경비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21일 과기정통부 앞에 모여 "과기부가 직접 고용 정규직 전환 결정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12월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2017년 10월, 정부가 내놓은 출연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출연연은 전환 계획을 마련해야 하지만 2년 넘게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5개 출연연 가운데 단 한 곳만이 전환을 마무리했다.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출연연이 설립을 추진 중인 공동자회사는 노동자들의 반발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공동자회사는 반복되는 재계약으로 고통받는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운영비용 최소화를 통한 처우개선 보장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공동자회사 설립안은 최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임시 이사회를 통과했다. 모두 8개 기관이 포함됐다.
이들은 공동자회사를 두고 "자신들의 이익과 편리함만을 앞세워 정규직 전환 정책을 왜곡하고 있다"며 "실효성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직접 고용에 비해 설립 비용이 더 들어갈 뿐만 아니라 자회사 전환 시 경상 운영비 압박 등을 초래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공동자회사 설립 과정에서 한 기관이 당사자 모르게 합의를 추진했다는 주장도 했다.
공공연구노조 등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 공동자회사 설립을 두고 얼마 전 한 출연연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탄원서를 보내왔다.
해당 기관과 공동자회사 설립을 합의한 적이 없다는 탄원으로 연구노조는 이를 보관 중이다.
관련 서류는 노사가 합의를 통해 공동자회사 설립을 합리적으로 도출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정작 노동자 당사자는 이를 합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를 '사용자의 허위·날조'라고 규정한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며 과학기술 출연연을 관리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관의 경우 정규직 전환 협의기구 열면서 노조 측의 참석을 고의적으로 방해했다고도 했다.
협의기구 개최에 앞서 불과 한 시간 전에 문자로 이를 노조 지부장과 미화·시설 노조 대표위원에게 알려왔다는 주장으로 외부위원과 사측 내부위원에게는 미리 연락해 약속을 잡은 뒤 자회사를 반대하는 노조 위원에게만 한 시간 전에 연락을 해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진정한 정규직은 자회사가 아니라 직접고용뿐"이라며 "공동자회사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