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경찰 수감시설에서 석방된 룰라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마련한 현수막에는 “룰라는 결백하다”고 적혀있다.(사진=연합뉴스)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던 브라질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현지 시간 8일 석방됐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초 연방경찰 시설에 수감 된 지 580여 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브라질 쿠리치바 연방법원의 다닐루 페레이라 주니오르 판사는 이날 룰라 전 대통령 석방을 결정했다.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건 위헌"이라는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른 조치였다.
이번 석방 결정이 룰라 전 대통령의 '무죄'를 뜻하는 건 아니지만, 남미 좌파 정치의 상징이었던 그가 풀려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브라질 정치권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그는 앞서 자신이 석방되면 '정치 캐러밴'에 나서겠다는 뜻을 표명한 바 있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계속되고 있는 정치적 혼란을 잠재우는 역할을 하겠다고도 했다.
브라질에서는 내년 지방선거가 열린다.
이 선거에서 좌파 진영이 압승을 거둘 경우, 룰라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석방 소감으로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의 석방 소식에 좌파 정당·사회단체 회원,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큰 혼잡이 빚어졌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각각 선고받았으며 지난해 4월 연방경찰에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