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을 방문, 세종학당 수강생들에게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오는 24일 오전으로 예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면담을 앞두고 "내일 일정한 정도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23일 오후 일본 도쿄의 한국문화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황은 어렵지만 지금부터 양측이 지혜를 함께 짜내기 시작하면 돌파구 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일한의원연맹의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과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을 비공개로 만난 것에 대해 "좀더 터놓고 얘기하자고 해 그렇게 됐다"며 어떤 내용의 대화가 오갔는지를 설명했다.
이 총리는 "지나간 얘기와 현재까지의 상황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고 상황을 진단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해선 구체적 제안이 오가거나 하기보다는 서로 지헤를 짜내 상황을 타개하자는 얘기를 주로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진지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며 "기본적으로는 3가지 문제가 놓여 있는데, 지혜를 짜내면 하나씩 풀어갈 수도 있겠다는 작은 희망 같은 것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3가지 문제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뒤따른 일본의 경제 보복,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뜻한다.
이 총리는 이날 일본의 여야 정치인들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현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해야 한다는 의지를 서로 확인한 자리였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이날 오후 도쿄의 한국대사관에서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정치·외교 문제가 청년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야 한다"며 "한일간 입장 차이가 있지만 과거처럼 지혜를 짜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다노 대표는 "양국 관계가 더 이상 나쁜 방향으로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서 한일간에 체결한 청구권 협상이라고 하는 엄중한 역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해결해 주셨으면 한다"고 이 총리에게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양국 간에는 특히 젊은 세대간에는 유대관계가 증가하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1년간의 움직임으로 인해 문화나 국민 교류, 경제적 부분에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안타깝다"며 "정치·외교 문제로 인해 관계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양국이 신뢰를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총리는 "청년들이 편견 없이, (정치나 외교 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국을 바라보고, 미래 관계를 상상해서 구축해 나가고 정부는 눈에 보이지 않게 지도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총리는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과 연립정권을 이루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와 사이토 데츠오 의원과도 만났다.
이 총리는 "공명당은 과거부터 한일 사이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해결되도록 도와주셨다"며 "일본 국민들의 상당수가 지금의 일본 정부 정책이 옳다고 지지하면서도, 지금 상태의 한일 관계를 그대로 갈 수 없다고 보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되도록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와 함께 지혜를 짜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와도 만났지만, 이는 비공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