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기억 안난다고? 난 영원히 못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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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전 기억 생생한데..원통"
우연이라기엔 겹치는게 많아
오래돼 기억 안나..日우익 논리
일왕 즉위식 물꼬 트나? "글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양금덕 할머니, 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수)

일본의 의류 회사 유니클로의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98세 할머니와 13세 소녀가 대화를 나누는 광고인데요. 전 세계로 방영이 된 이 광고. 소녀가 할머니에게,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 라고 질문을 하자 할머니가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 (그렇게 오래된 일은 기억 못 해)” 라고 답을 한 겁니다.

그런데 이 광고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이렇게 해석이 됩니다.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그러자 일각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하려는 게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가 되고 있는 건데요. 특히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 크게 분노하면서 패러디 영상까지 등장을 했습니다. 이 패러디 영상을 찍은 분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님을 우선 먼저 만나보죠. 양금덕 할머님, 나와 계세요?

유튜브 유니클로 코리아 캡쳐

 

◆ 양금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유니클로 광고 보고는 어떠셨어요?

◆ 양금덕> 우리는 마음이 안 좋죠. 지금 74년 되었는데 아직까지 우리는 사죄도 못 받고 원통해 죽겠네요. 그런데 엉뚱한 소리나 하면 우리는 어떻게 되란 말이여.

◇ 김현정> 할머니는 지금도 눈 감으시면 그때 일이 생생하세요?

◆ 양금덕> 예, 하나도 안 잊어버렸어요, 그 일은. 138명이 동원되어서 갔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인원수도 안 잊어버려요.

◇ 김현정> 인원수도 안 잊으세요. 그 당시 어떤 장면이 특히 생생하세요?

◆ 양금덕> 공습이 들어와갖고 숙소 내에 방호 부대가 있어요. 거기 들어가면 아예 거기에서 안 나와버려요. 거기서 날새도록 거기서 자버려요.

◇ 김현정> 그런 장면이…

◆ 양금덕> 그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저녁마다 체기가 오니께.

◇ 김현정> 그런데 광고에서는 그때 그 일. 80년이나 된 일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라고 한 것에 할머니 화가 나셔서 패러디 영상을 찍으셨다고 들으셨어요, 청년하고 같이 대화하는. 저 봤거든요. 그거 잠깐 여러분 듣고 오시죠.

[양금덕 “나는 상기시켜주는 걸 좋아하거든. 누구처럼 원폭이랑 방사능 맞고 까먹지는 않아.”

학생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

양금덕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

◇ 김현정> 아마 영상 찍으시면서 뭔가 우리 후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셨을 거예요, 할머님.

◆ 양금덕> 예. 지금 학생들은 배움도 좋고 공부도 마음 놓고 하고 그러니까 열심히 공부해서 앞으로는 우리나라가 어느 나라에 지지 않게끔 학생들한테 열심히 공부해서 그런 불행한 일은 다시는 안 돌아오게끔 학생들한테 부탁한다고 말 좀 해 주시고 아주 나라를 지켜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할머님. 건강하시고요. 오늘 이렇게 이른 시각에 인터뷰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양금덕> 네, 건강하세요.

◇ 김현정> 건강하십시오. 올해 나이 아흔한 살이십니다. 근로정신대로 끌려가서 고통을 당하고 오신 분. 이번에 이 유니클로 광고 보고 화가 나서 패러디 영상물을 만든 양금덕 할머님 먼저 만나봤습니다. 지금 유니클로 측에서는 그럴 의도 전혀 없었다라고 얘기하는데 정말 그런 걸까요? 이분의 눈을 빌려서 해석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종대 호사카 유지 교수 연결해 보죠. 호사카 유지 교수님, 안녕하세요?

◆ 호사카 유지>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 유니클로 측에서는 그걸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한국인들이 대단하다라고 얘기를 할 정도로 조롱 의도는 없었다는 거거든요. 그렇게 안 보세요?

제74주년 광복절인 15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가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이한형기자

 

◆ 호사카 유지> 거기 나오는 여러 가지 내용을 보면 확실하게 의도가 있었다라고 피해자들이나 한국 사람들은 해석할 수밖에 없는 그러한 광고였다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예를 들면 98세 할머니가 나오지 않습니까? 이 98세라는 것은 강제 징용자 판결에서 지난해에 신일철주금에 한국에서 이겼지 않습니까?

◇ 김현정> 재판에서요.

◆ 호사카 유지> 그 한 사람 살아남은 이춘식 할아버지는 98세였고요. 그리고 또 80년 전의 것은 잊었다. 이러한 내용이 나오는데 한국어 자막에만 들어갔지 않습니까?

◇ 김현정> 한국에만.

◆ 호사카 유지> 네, 한국에만. 80년 전이라는 것은 1939년이고요. 이때가 위안부 문제가 본격화된 것은 1937년 12월부터입니다. 그래서 뭐니 뭐니 해도 1939년이라고 하면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던 그 시기를 말하고요. 그리고 또 한 사람 흑인으로 나오지만 13살 소녀가 디자이너로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13살이라고 하면 현재까지 확인이 된 가장 어린 위안부 피해자의 나이는 13살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공문서에서는 15살이라고 확인이 됩니다.

그러나 당시 일본은 한국하고 똑같이 세는 나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만으로 하면 15살이라는 것은 당시 13살이나 14살이라고 할 수 있고요. 그리고 또 ‘잊어버렸다’ 라는 말까지 붙여가지고 잊을 수 없는 그러한 고통을 사실상 잊었다라는 내용으로 조롱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그러한 광고였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일본과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경제 갈등. 그 첫 시작이 된 것, 계기가 된 게 이춘식 할아버지가 제기했던 신일철주금하고 했던 그 소송. 그 소송이 시작이 된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 이춘식 할아버님의 나이가 98세.

◆ 호사카 유지> 그때 98세였어요.

◇ 김현정> 이 광고 속의 그 할머니 나이와 일치한다. 일단 그거. 그리고 역으로 80년을 계산을 해 보면 그때가 바로 국민 징용형이 내려졌던 바로 그때. 이게 다 탁탁 맞아떨어지는 거. 그걸 지금 지적을 하신 거예요.

◆ 호사카 유지>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만들었는가라는 부분은 만든 사람만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까? 그래도 이렇게 한국인들이 그리고 피해자분들이 화가 나는 그러한 광고를 내보냈다라는 데 대해서 지금 그 광고를 내렸다고 다 끝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사과를 정확하게 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 김현정> 아니, 혹시 교수님. 일본 현지에서 8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 80년이라는 것과 연결돼서 일본 우익들에게 나오는 발언이라든지 이런 게 있습니까? 레토릭이라고 그러죠. 논리가 있습니까?

◆ 호사카 유지> 너무 옛날의 얘기는 기억할 수도 없을 텐데 그러니까 거짓말을 많이 쏟아낸다라든가 이런 식으로 사용되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딱 꼬집어서 80년은 아니더라도. 그러니까 올해가 80년이니까 그동안 쭉 일본 우익들이 썼던 말들을 종합해 보면 그렇게 옛날 일을 위안부 피해자나.

◆ 호사카 유지> 기억할 수가 없을 텐데. 그런 식이에요.

 

◇ 김현정> 그런 식으로. 기억할 수 없을 텐데 지금 거짓말하고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했었다.

◆ 호사카 유지> 네,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요새는 또 유니클로를 사기 시작한 한국 내의 약간에 분위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에 대해서도 ‘한국 사람들은 불매 운동을 역시 못 한다’ 라고 또 말하기 시작했고요. ‘한국 사람들은 결국은 자존심이 없는 민족이다’ 라든가 ‘역시 일본 제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민족이다.’ 이런 것들이 계속 나와요.

◇ 김현정> 그래요. 아니, 그런데 유니클로 입장에서 볼 때는 굳이 이런 피해자들을 조롱해서 얻을 이익이 없는 건데, 굳이 그랬겠는가?

◆ 호사카 유지> 전혀 의도가 없었는 것을, 왜 굳이 ‘80년 전’이라고 넣었을까라는 부분이죠. 그리고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오히려 내 나이 때는 이러이런 옷을 입었다라든가 말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예를 들면 요새 유니클로 같은 이런 것을 원했다라든가 뭔가 더 좋은 광고 문구가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잊어버렸다’라는 말을 써야 됐는지. 이러한 부분의 의도가 진짜 궁금한 부분이에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굳이 왜 그랬을까. 이해는 안 가지만 결과적으로는 여러 가지로 너무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 호사카 유지> 그렇죠. 그러니까 이러한 광고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98세가 아니더라도 90세 할머니를 내세워도 되었고 70세 할머니도 되었고요. 혹은 두 사람이 아니라 3명, 4명 여러 나이별로 내세울 수도 있었고. 충분히 할 수가 있는데 굳이 왜 상징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나이의 두 사람을 등장시켜놓고 그리고 또 잊어버렸다는 말을 일부러 하게 하고 80년 전이라는 그러한 내용을 붙이고 한국에서는 내보냈고. 이거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고요. 결과적으로는 굉장한 상처를 줄 수 있는 그러한 광고가 되었다라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들을 텐데요. 제가 끊기 전에 짧게 한 가지만. 내일 이낙연 총리가 일왕 즉위식 한국 대표로 갑니다. 단순하게 즉위식 참여하고 오는 정도가 아니라 뭔가 얽혀 있는 한일 관계에 물꼬를 틀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호사카 유지> 지금 물밑에서 여러 가지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물밑 협의가 어느 정도 잘될지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일본 쪽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으로 협의를 하겠다는 내용이 나와 있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 김현정> 반반이군요?

◆ 호사카 유지> 그러니까 좀 냉정하게 봐야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반반보다 안 되는 건가요, 지금 기대감이?

◆ 호사카 유지> 일본 쪽에서 사실 뭔가 이야기가 나와 있어야 돼요. 물론 아직 며칠이 있습니다마는 그 며칠간 사이에 물밑에서 어떤 합의가 나와야 그다음에 언론에서 조금 나오거든요. 현재까지 언론에서는 정상 회담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라든가,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에도. 약간 일본 쪽에서는 부정적인 것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한국에서는 상당히 분위기를 좀 띄우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괴리가 있습니다. 이 괴리가 조금 좁혀지면 24일에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지금 물꼬를 틀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좀 객관적으로 보면 일본 언론 반응 부정적이다. 큰 기대는 말아야 한다, 이 말씀.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호사카 유지 교수님 고맙습니다.

◆ 호사카 유지>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세종대학교 호사카 유지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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