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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 합류 주저하는 안철수,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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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거쳐 미국 유학 중인 安…정치복귀‧보수통합 관련 말 아껴
호남계‧김미경 교수 등 한국당과 통합 부정적…安 결단에 영향
한국당, 중도층 외연 확장 위해 安 러브콜 두고 고심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보수통합 움직임이 서서히 생겨나는 가운데 제3지대 '키(key)'를 쥐고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통합에 동참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 후 출국해 독일을 거쳐 지난달 말부터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안 전 대표는 측근 등을 통해 국내 정치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보수대통합 합류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저하는 배경엔 손학규 대표 및 호남계와 안 전 대표 부인 김미경 교수 등이 보수 정치세력과의 협력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정치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안 전 대표의 부인 김 교수와 호남계 지지층은 최근 한국당과 함께 하는 보수대통합 움직임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후 안 전 대표와 함께 독일로 떠났던 김 교수는 지난 8월 귀국, 현재 서울대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정치 입문에서부터 정치적 중대 결정 과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김 교수는 안 전 대표의 정책조직 '마포팀' 등과 소통을 하는 등 여전히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보수대통합 기류 속에서 안 전 대표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호남(여수) 출신인 김 교수의 보수통합 동참 관련 부정적인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아울러 원내 세력은 아니지만 평당원 등 안 전 대표의 주요 지지층인 호남계 인사들도 한국당과 공조를 꺼리는 분위기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안 전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새누리당의 정치 확장뿐 아니라 정권 연장을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힌 부분도 정치적 반려자인 부인와 공감대 속에서 나왔다는 게 중론이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등 주요 선거 때마다 보수진영과 통합 내지 연대 가능성이 있었지만, 결국 무산된 배경에도 김 교수가 자리 잡고 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 측은 정치적 결정에서 김 교수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반박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김 교수는 안 전대표와 마라톤을 같이 뛸 정도로 동등한 '부부의 상'을 구현한 내조자"라며 "김 교수가 정치에 직접 개입한거나 참여하는 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측근으로 알려진 김철근 전 대변인도 통화에서 "(김 교수의 개입 여부를) 잘 모르겠지만, 고(故) 이희호 여사처럼 정치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영향을 주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총선을 약 6개월 앞두고 보수대통합을 추진하는 이들은 기존 보수진영 통합을 넘어 외연 확장까지 내심 기대하고 있다. 유승민·안철수계 의원 15명으로 구성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은 손 대표 체제에 반발해 탈당‧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언급한 상태지만, 이는 기존 보수 세력의 복원에 방점이 찍혀 있다.

유 전 대표가 한국당에 '탄핵 인정' 등 통합에 필요한 3대 조건을 내건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합류할 경우 보수진영은 통합을 넘어 중도층까지 포섭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오는 12월 신당 창당을 구상 중인 '변혁' 구성원들은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탈당을 포함한 향후 로드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분열' 체제로 치러지는 총선을 경계하는 한국당은 유 전 대표는 물론 안 전 대표를 포함한 중도‧보수통합을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분열된 보수진영을 수습하고, 나아가 중도층 지지율이 높은 안 전 대표가 합류하면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내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보수 쪽에 힘을 보탠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안 전 대표에게 있는 '개혁적 성향'을 감안하면, 한국당이 갖지 못한 약점을 보완하는 효과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안 전 대표가 보수로 오면 기존 지지층과 중도층이 뭉쳐서 '반(反)문재인' 전선을 확실히 만들 수 있다"면서도 "청년층‧중도층을 기반으로 정치를 해왔던 안 전 대표가 쉽사리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때문에 한국당 내에선 안 전 대표의 '정치적 결단'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김 교수를 설득하는 게 관건이라는 분위기다.

제1야당 공천권을 쥐고 있는 황교안 대표 측도 안 전 대표의 보수통합 동참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향후 다양한 방식의 물밑 접촉이 시도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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