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0)
■ 방송일 : 2019년 10월 17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인환 (변호사)
◇ 정관용> 지난 8일 청와대 국민 게시판에 배달업체에서 성범죄자가 일을 못하게 해 주세요. 이런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어요. 이 청원인이 길을 가다가 성범죄자가 오토바이 타고 배달하는 걸 목격했다는 겁니다. 이게 전과자 취업 또 성범죄자 위험성 사이에 논란이 있을 것 같은데 오래전부터 이 문제 제기해 온 이인환 변호사를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인환> 안녕하세요. 이인환 변호사입니다.
◇ 정관용> 그 청원 내용이 제가 정확히 소개한 거 맞나요.
◆ 이인환> 대충 맞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분은 그 사람이 성범죄자라는 걸 어떻게 알았죠?
◆ 이인환> 그분이 얼마 전에 성범죄자 고지 우편물이란 걸 나라에서 보내주는데 그걸 확인해 봤더니 거기에 나와 있는 사람이랑 똑같은 사람이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가더라, 그걸 그때 발견을 한 거죠.
◇ 정관용> 성범죄자 우편을 받는 사람은 모든 사람이 다 받아요? 누가 받아요, 이건?
◆ 이인환> 그렇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 있는 부모 그리고 아동청소년에 관련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이런 업체들이 받게 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집에만 이런 성범죄자 신상공개 통지우편이 가는군요.
◆ 이인환> 맞습니다.
◇ 정관용> 그 인근 지역의 주민들한테만 가겠죠?
◆ 이인환> 자기 지역 관할에 있는 사람한테 그 지역에 있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보내주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성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들은 특정한 업종에는 취업 제한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법률상?
◆ 이인환> 맞습니다.
◇ 정관용> 현재 어디 어디가 취업 제한으로 돼 있어요?
◆ 이인환> 지금 일단 굉장히 넓게 되어 있는데요. 크게는 어린이집, 의료기관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PC방이나 오락실 이런 데도 안 되고요. 그리고 개별법에서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배달대행업 관련해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이런 것 등 금지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는 성범죄자 채용 안 된다는 게 있어요?
◆ 이인환> 예, 맞습니다. 그렇게 써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오토바이로 배달 업체에 취업시킨 건 위법인가요.
◆ 이인환> 그건 법을 조금 보셔야 될 것 같은데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는 성범죄자, 마약, 강도 이런 사람들이 취업할 수 없도록 해 놓은 건 맞는데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 화물자동차란 무엇이냐라는 규정이 또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는 오토바이나 지하철 이런 것들은 포함되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륜차, 오토바이를 통해서 배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성범죄자 취업 제한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 제외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어처구니없네요. 그러니까 바퀴 4개 달린 자동차로 배달업무는 못하고 그런데 바퀴 2개 있는 오토바이 배달업무는 위법이 아니고.
◆ 이인환> 그런 결과가 되죠.
◇ 정관용> 그럼 사실 이 법을 만든 취지가 뭐예요?
◆ 이인환> 사실 법 취지는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대면하는 업종에 있어서도 제한을 해야 되기 때문에 보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택배업의 경우에는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을 하자 이런 취지는 모두 맞고 이해를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퀵서비스나 이륜자동차 운수사업 이렇게도 불리는데 이쪽은 사실은 규율하고 있는 법이 없어요. 그래서 2018년, 17년 그 당시 지금 이 법을 개정할 당시에는 택배업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었고 지금 같은 배달대행업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거든요.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청원 내용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이인환> 그렇기 때문에 택배업과 관련해서 종사할 수 없도록 하자라는 취지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만 개정하면 될 줄 알았는데 지금의 2019년 현실을 보니까 네 발 달린 거 말고 두 발도 대면으로 굉장히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 정관용> 더 많죠, 더.
◆ 이인환> 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게 그러니까 아예 이런 제한을 아예 없애버리든지 제한을 하려면 그냥 바퀴 4개 있는 자동차만 취업 못하게 하는 건 있으나 마나 한 법이네요, 어찌 보면.
◆ 이인환> 그렇게까지 보시면 조금 과한 것 같고요. 규정의 대상을 좀 넓혀갈 필요가 있겠죠. 앞으로 바퀴가 문제가 아니라 또 새로운 종류의 서비스업, 대면 서비스업들이 발생할 텐데 결국에는 법은 현실을 늦게 따라가기 마련이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개정을 신속하게 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도 시민을 보호할 필요가 있으면 그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 그런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근본적으로는 아무리 전과자라도 사회에 복귀할 기회는 줘야 되지 않나, 이런 반론도 있을 수 있고 배달업이라고 하는 게 물론 대면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여기까지 취업제한은 좀 심한 거 아니야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는데 이인환 변호사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인환> 이건 항상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성범죄자의 경우에 재범 비율이 굉장히 높다라고 알려져 있고 그것 때문에 이런 법규정들 계속 만들고 있는데요. 실제로 2008년도부터 18년도까지 통계를 보면요. 성범죄자 재범률은 1. 7% 정도밖에 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수치일 수도 있는데 이런 수치로 인해서 나머지 98명의 범죄자들을 전부 다 사회에 복귀할 수 없게 한다거나 또는 취업할 수 없는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설정하는 건 또 국가 사회가 그렇게 움직이는 게 합당한지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논란거리인 건 맞는 거예요. 그런데 PC방이나 오락실 같은 업종도 취업제한이 있다고 그랬잖아요. 이런 데는 다중이용시설 아니겠습니까?
◆ 이인환> 그렇죠.
◇ 정관용> 그것보다는 배달업이 더 취업 제한이 필요한 것 같기는 하네요.
◆ 이인환> 배달업이라고 하면 우리가 다 주소도 알려지고 집구조까지 알려지고 이 집에서 누가 택배를 받는지 알게 되기 때문에.
◇ 정관용> 또 방문했을 경우 여성 혼자 계시거나 이런 경우도 많을 것이고. PC방, 오락실보다는 더 필요하다, 이런 의견에는 동의하실 수 있겠네요.
◆ 이인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이인환 변호사였어요. 고맙습니다.
◆ 이인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