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호텔에서 한국경제설명회를 열어, 해외투자자들을 상대로 발표하고 있다. /기재부 사진제공
"한국 경제는 튼튼한 대외건전성과 견고한 재정, 균형 잡힌 산업구조의 3대 충격 완충장치를 바탕으로 강한 복원력을 보유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해외 투자자를 직접 만나 '코리아 세일즈'에 나섰다. 홍 부총리는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한국경제'란 주제로 한국경제 설명회(IR)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설명회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제임스 퀴글리 부회장, JP모건의 쇼어드 리나트 글로벌 기업금융 총괄, 블랙스톤 조너선 그레이 최고운영책임자(COO), 핌코 존 스터진스키 부회장, CD&R 허용학 파트너, 모건스탠리 마이클 쿠시마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IB·자산운용사 관계자 약 100명이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의 복원력이 충분한가"라고 자문한 뒤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의 복원력은 충분하고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40%를 하회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 대비 굉장히 낮은 수준이고, 외환보유액도 4030억달러로 상당하다"는 것.
이어 "한국은 매우 균형 잡힌 산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며 "제조업이 반도체, 자동차, 철강, 화학 등으로 분산돼 있고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무디스와 S&P, 피치로부터 Aa2, AA, AA-를 유지하고 있다"며 "1997년 이후로는 단 한 차례도 강등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32bp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점을 거론하며 국가 부도 위험도 희박하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성장세 역시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OECD 회원국 가운데 평균 수준이며, 다른 제조업 기반 수출국에 비해서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리스크 요인으로 가계 부채와 한일 무역 갈등을 지목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경제 구조는 '윈윈(Win-win) 관계'였다"며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어진다면 한국 제조업체와 일본 수출업체가 타격을 받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오는 22일 일왕 즉위식은 우리 총리가 방일하기에 좋은 모멘텀"이라며 "연말을 넘기지 않고 해결돼야 기업들이 내년을 준비할 수 있어, 물밑에서 협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노력과 중장기적 성장 제고 전략도 제시했다. 내년 예산안에서 총지출을 9.3% 확대 편성한 점, 한국은행이 7월과 이달에 걸쳐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점이 거론됐다.
또 중장기적인 제조업 르네상스와 서비스 산업 육성, 4차산업혁명에 대응한 전략적 투자 방침도 소개했다.
홍 부총리는 "D·N·A(데이터·네트워크·AI)와 빅3(시스템반도체·미래차·바이오헬스)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고 규제 샌드박스 확대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는 충분한 정책 여력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 역경을 극복한 전례가 있어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다시 한번 잘 헤쳐나갈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향한 한국의 여정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에버코어ISI의 딕 리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위급 경제당국자가 뉴욕까지 와서 한국경제에 대해 설명해줘 유용했다"며 "뉴욕 투자자들이 한국경제 현황과 전망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