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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드라마 연출했던 SK-키움, PO서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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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히어로즈 구단 제공)

 


"정말 너무 잘해서 이제는 싫어지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많이 해봤지만 이런 경기는 다시 안나올 것 같습니다.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SK 와이번스의 베테랑 김강민이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마치고 남긴 말이다.

SK와 키움 히어로즈의 2018년 플레이오프는 KBO 포스트시즌 역사에 손꼽힐만한 명승부였다.

대포 군단 SK는 홈 1,2차전에서 총 7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2연승을 거두고 서울 고척 스카이돔을 향했지만 키움은 마운드의 분전을 발판삼아 홈 2연승으로 반격했다.

지난해 11월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던 플레이오프 5차전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키움이 6회초 3점을 뽑아 홈팀을 코너로 몰아붙였다. SK는 6회말 곧바로 6점을 몰아쳐 분위기를 뒤집었다. 8회까지 9대4로 크게 앞섰고 그대로 승부가 끝나는듯 보였다.

승부는 9회부터였다. 키움은 9회초 반격을 시작해 2점차로 따라붙었고 박병호가 2사 2루에서 타석에 섰다. 아웃이면 시즌이 끝나는 벼랑 끝에서 박병호는 또 한번 가을의 전설을 썼다. 극적인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경기는 결국 SK의 11대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키움이 10회초 1점을 뽑아 역전의 희망을 꿈꿨지만 10회말 김강민이 동점 솔로포를, 한동민이 끝내기 솔로포를 각각 터뜨리며 재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칭찬했다. SK 역시 키움의 근성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강력한 포스트시즌 예방주사를 맞은 SK는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정상에 섰다.

이처럼 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승부를 연출했던 두팀이 1년 만에 다시 같은 무대에서 만난다.

키움은 1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 트윈스를 10대5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차지했다.

다음 상대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SK다. SK는 5월말부터 부동의 1위를 지키다가 정규리그 마지막 날 최종적으로 두산에 1위를 내주고 말았다. 8월 중순부터 시작된 극심한 슬럼프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올해 양팀의 상대 전적은 8승8패로 호각이다.

SK는 정규리그가 끝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마운드의 힘을 재정비할 수 있었다. 17승6패 평균자책점 2.51로 활약한 김광현과 17승5패 평균자책점 2.62를 올린 산체스의 원투펀치가 중심을 잡고 구원왕 하재훈이 뒷문을 지킨다.

관건은 타격이다. 시즌 막판에 찾아온 집단 슬럼프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키움은 4차전 승리로 최종전 혈투를 피한 상황에서 다음 무대에 서게 됐다. 3일을 쉬고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을 재가동할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 승리 과정에서 불펜이 큰 역할을 했지만 여러 선수들을 고루 기용해 체력 소진을 최소화했다.

경기 감각은 최고조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연거푸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팀 사기도 크게 오른 상태다. 무엇보다 박병호를 비롯한 주축 타자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힘을 비축한 SK와 사기가 오른 키움. 과연 1년 전 야구 팬들을 열광케 했던 명승부를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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