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쓰고 도심 행진하는 홍콩 시위대. (사진=홍콩 AP 제공/연합뉴스)
'우산 혁명 5주년'을 맞은 28일에 이어 29일에도 홍콩 도심에서 반중국 시위가 이틀째 격렬하게 벌어졌다.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홍콩경찰이 지난달 25일과 30일에 이어 세 번째 실탄 경고사격을 했고 이틀동안 25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
이날 오후 홍콩 시민 수만 명은 우산을 들고 코즈웨이메이 지역에서 홍콩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까지 행진하면서 홍콩 정부를 향해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은 ▲송환법 공식철회 ▲경찰의 강경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경찰은 이날 행진이 불법 시위라며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섰고, 시위대는 도로 곳곳에서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맞섰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고 물대포에 파란 염료를 섞어 시위대를 향해 발사했으며 시위대 선봉에선 청년들은 5년 전과 마찬가지로 경찰의 진압용 무기를 막기 위한 '우산 방어막'을 치기도 했다.
이틀동안 벌어진 격렬한 시위에서 경찰은 수십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위대 25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전날 시위대는 붉은 중국 공산당 깃발을 불태우는가 하면 인파가 많은 애드머럴티 전철역 바닥에 시진핑 주석과 마오쩌둥 전 주석의 사진을 여러장 붙여 놓아 행인들이 밟고 지나가게 했다.
거리에는 "우리가 돌아왔다"라고 적힌 노란색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는데 조슈아 웡은 "5년전 우리는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으며 실제로 더 강력한 의지를 갖추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미국과 영국, 덴마크 등 여러나라 깃발과 유엔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는데 덴마크 깃발을 든 첸 씨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지에 "홍콩의 싸움이 바로 전 세계의 싸움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덴마크 깃발을 들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 깃발을 들고 있다고 해서 외국을 더 중요시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홍콩은 물론 서울과 대만 타이베이, 호주 시드니 등 세계 20여개국 72개 도시에서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연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서는 지난달 25일과 30일에 이어 경찰의 세 번째 실탄 경고사격이 있었다.
도심 시위 현장에 있던 사복경찰 4명이 몰려든 시위대의 공격을 받자 이 가운데 1명이 권총을 꺼내 공중을 향해 실탄 경고사격을 했다.
시위는 국경절인 다음달 1일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은 다음달 1일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작해 홍콩 도심인 센트럴까지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지만 홍콩 경찰은 이를 불허해 시위대와 경찰간 격렬한 충돌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