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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이 조국, 그 조국 맞나…'혐오'로 홍보하기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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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불법체류자 범죄 줄이겠다…혐오성 정책
학자 조국 기억하던 동료들 "실망스럽다" 개탄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치던 '조국'은 어디로 갔을까.

조국 법무부 장관이 24일 "불법체류외국인이 급증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조치하겠다"며 보도자료를 냈다. 최근 창원에서 발생한 어린이 뺑소니 교통사고의 범인이 미등록 상태로 체류 중이던 외국인으로 드러났는데, 그가 검거되기 전 출국한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우선 해당 사고는 너무나 비극적이며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카자흐스탄인으로 지목된 용의자는 하루빨리 국내로 송환돼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조 장관의 이번 메시지는 범죄 재발 예방은 물론 사회적 정의 확립과도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조 장관이 형법학자로서 소수자의 인권을 깊게 고민해왔고 우리 사회 많은 문제가 법원 심판대에 올라야만 '끝을 봤다'고 여겨지는 법의 남용을 경계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뜻밖이라는 비판이다.

조 장관은 "'창원 어린이 뺑소니 불법체류외국인 용의자'와 같이 자진출국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행 자진출국 제도 전반을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불필요하게 불법체류외국인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최근 불법체류외국인의 급증 원인을 분석하고 관계기관이나 국내 불법체류 다발국가와 협의해 '불법체류자 수'를 '감축'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례 같은 대포차를 이용한 '외국인 범죄'를 근절하겠는 다짐도 덧붙였다.

우선 시민사회에서는 '불법체류'라는 용어부터 부적절하다고 지적해 왔다. 체류자격과 관련한 행정법규 위반 상태일 뿐인데 범죄자 집단처럼 치부되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11월 인종차별철폐협약의 국내 이행상황을 담은 독립보고서를 통해 "불법체류는 '미등록 체류 상태'이거나 '체류 기간 경과 상태'인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혐오 등 부정적 인식을 준다"고 용어 사용을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사고와 불법체류외국인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연결 짓고 불법체류외국인의 수를 감축하겠다는 발언은 시민사회가 우려하던 편견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대부분의 범죄가 외국인이 아니라 내국인에 의해 훨씬 많이 발생하는데도 불법체류자여서, 불법체류자의 신분을 악용해 범죄가 생기는 것 같은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그러한 편견에 기반해 상황을 "바로잡겠다"라고 공언하는 것은 미등록 체류 외국인 집단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

최정규 원곡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미등록체류외국인을 '줄이겠다'라며 법무부가 도입한 자진신고제로 인해 이전에도 피의자 신분 외국인이 출국하는 문제들이 있었다"며 "단순히 내쫓고 보겠다는 식의 법무부 대응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이 '학자 조국'과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20일 후보자 신분으로 향후 정책발표를 하면서 "범죄를 반복하는 정신질환자를 국가가 적극 치료해 국민이 불시에 범죄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확산시키고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검찰청 범죄 분석에서도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에서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이 일반 인구의 범죄율보다 5배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민변 소속 한 변호사는 "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지만 학자 조국이 법무장관으로서 해낼 일에 기대가 컸다"며 "아직은 지켜봐야겠지만 제가 알던 그 조국이 맞는지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법무부는 이번 사태로 여러 논란이 일자 "피해를 입은 국민의 법감정을 고려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조국의 국민'에 이주노동자와 정신장애인은 없었던 것인지, 가족비리에 이어 다시 한번 그의 시각과 정체성이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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