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 전기차인 '45'
독일에서 진행 중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내연기관차의 종언과 미래자동차 시대의 시작을 공식 선언한 모터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대부분이 콘셉트카 형태의 미래차를 선보이며 미래 주도권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기아자동차가 나섰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앞서서부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모두 연구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쳐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전략 속에 현대기아차는 최근 발표된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 조사'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5위에 올라섰다. 압도적인 수소 기술력을 보유한 현대기아차가 다소 후발주자로 평가됐던 전기차 부문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 5위에 오른 것이다.
◇ 패스트팔로워 편견 깼다…현대차, TOP5 진입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쏘울 EV'는 최근 독일의 유명 자동차 잡지 '아우토 자이퉁'이 실시한 일본 닛산 리프, 독일 BMW i3와의 비교 평가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모델로 선정됐다.
현대기아차는 '퍼스트 무버'로 평가받는 수소차와 달리 전기차 부문에선 '패스트 팔로워', 즉 후발주자로 분류됐다. 다른 업체에 비해 투자가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약 5년 만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6배 이상 늘렸다. 2014년 기준 세계 순위 15위에서 단숨에 5위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2014년 0.9%에 불과했던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15년엔 2.7%로 뛰었고 2019년 상반기에는 6.5%까지 급등했다.
현대기아차보다 앞선 회사는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 프랑스·일본의 '르노닛산', 중국 '상하이 자동차'로 조사됐다.
전기차에 올인한 테슬라와 자국 수요를 바탕으로 급성장한 중국 업체를 고려할 때 현대기차의 5위권 진입은 더욱 값진 의미를 갖는다.
상승세를 탄 현대기아차는 전기승용차 외에도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경주용 차량과 슈퍼카도 내놓는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Hyper) 전기차 업체인 '리막 오토모빌리'에 1,067억 원을 투자했다.
리막은 고성능 전기차 'C_One'을 앞세워 각종 전기차 경주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회사로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는 후속작 'C_Two'를 공개했다. 출력이 1,888마력에 달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이 단 1.85초에 불과하다.
현대기아차는 리막과의 협업으로 고성능 전기차를 연구 개발해 최종적으로 양산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벨로스터 N을 기반으로 만든 경주용 전기차 '벨로스터 N ETCR'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 상품본부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현대차 최초의 일렉트릭 레이싱카인 벨로스터 N ETCR을 공개해 기쁘다"며 "현대차의 전기차 글로벌 전략에 완벽하게 부합하고 ETCR 대회는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일 구도였던 수소차… BMW도 합류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현대차는 미래차 시대를 대비해 일찌감치 '투 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미래차 시대의 두 축으로 꼽히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모두 준비한 것이다.
수소전기차는 이미 글로벌 최상위권의 기술력과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1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차인 '투싼 FCEV'를 생산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 최장 주행거리를 기록한 '넥쏘'를 내놓았다. 넥쏘는 미국 EPA 인증에선 1회 충전 주행거리 595km를, 한국에선 609km를 기록했다.
일본의 도요타는 현대차보다 늦은 2014년에 수소전기차 '미라이'를 내놓았고 혼다는 2016년에서야 '클래리티'를 출시했다. 미라이의 주행거리는 502km이며 클래리티는 589km이다.
넥쏘는 최근 판매량 또한 급등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넥쏘 판매량(949대)은 미라이의 판매량(2,499대)에 밀렸지만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넥쏘는 총 1,948대가 팔려 미라이(1,549대)를 앞질렀다.
출시이래 국내 누적 계약대수 역시 현재 9,606대를 돌파해 1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현재 수소전기차 시장은 한국과 일본이 양분하고 있지만 BMW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수소전기차 'BMW i 하이드로젠 넥스트'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수소 경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앞서서도 "모빌리티 영역의 혁신적 변화는 우리의 생활뿐만 아니라 환경,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현대차의 3대 전략 방향 중 하나로 '클린 모빌리티(친환경 이동)'를 강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