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옐 "걸그룹 출신 중 가장 인정받는 뮤지션 될래"에서 이어집니다.
세 번째 솔로 싱글 '무기력해'를 발표한 옐(YEL)에게 '아이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키워드다. 연습생으로 6년, 피에스타 멤버로 6년. 옐은 '아이돌'이라는 꿈을 위해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열정을 쏟았다. 아이돌 가수를 꿈꾸던 고등학생 김혜미는 어느덧 한국식 나이로 서른 살이 되어 싱어송라이터 옐로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싱글 발표를 기념해 기자와 만난 옐은 10대와 20대 시절을 돌아보며 "늦잠을 잤던 기억이 없을 정도로 정말 바쁘게 살았다"며 웃었다.
▶'로엔의 화석'으로 불릴 정도로 연습생 생활을 오래 했었죠. "고등학교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함께 연습했던 친구들 중 천둥이와 아이유가 먼저 데뷔했고, 전 여러 차례 데뷔가 무산되는 일을 겪은 뒤에야 피에스타 멤버로 데뷔했었죠. 물론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연습생 생활도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대학까지 진학해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정말 바쁘게 살았어요. 살짝 오버해서 말씀드리면 늦잠을 잔 적이 없을 정도죠. 고등학교 때부터 가수로 데뷔하더라도 학업을 병행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지각, 조퇴, 결석을 한 번도 안 했고, 심지어 반장까지 맡았어요. 대학에선 경제학을 전공했어요. 가수 활동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다보니 7~8년 만에 졸업을 했고요"
▶정말 바쁘게, 열심히 살았네요. "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공부도 좋아했어요. 피에스타가 엄청 잘 나가는 팀은 아니었어도 스케줄이 계속 있었기에 쉽지 만은 않은 일이었는데, 그때는 책임감이 강했던 것 같아요. 만약 지금 다시 그렇게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아요. (미소)"
▶걸그룹 활동은 잘 맞았었나요. "춤추는 걸 좋아해서 재밌었어요. 솔로 뮤지션으로서 선보이고 있는 지금의 노래 스타일도 좋아하지만, 피에스타 때 했던 노래 스타일도 좋아서 재밌게 활동했던 것 같아요"
▶차오루, 예지 등 다른 멤버들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진 못했었잖아요. 아쉬움은 없었나요. "물론 있었죠. '나도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많은데'라는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다른 멤버들이 팀의 인지도를 높여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더 컸어요"
▶피에스타 시절 가장 좋았던 기억은 뭔가요. "음악 방송이 끝나고 나면 복도에서 인사를 하는 시간이 있어요. 그럴 때마다 멤버들과 벽에 기애서 꽁냥꽁냥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던 때가 가끔 생각나더라고요. 막상 그땐 잘 몰랐는데 소소했지만 재미있었던 고마운 기억이에요"
피에스타(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정산은 됐었나요. "수입은 0원이었어요. 회사에서 의상이나 소품을 정말 높은 퀄리티로 준비했었는데, 그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었으니까요. 그래도 진짜 좋은 회사였어요. 항상 용돈도 챙겨주셨고요. 수입은 없었지만 피에스타 활동은 저에게 값진 경험이었어요. 저희가 엄청 유명해졌던 건 아니지만 지금도 여전히 피에스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게 오랜 시간 고생한 것에 대한 보답 같은 게 아닐까 싶어요. 또, 안 좋게 해체된 것도 아니었기에 멤버들 모두 서로를 응원해주고 있고요. 다들 잘 되었으면 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방송 무대에 대한 갈증은 없나요. "그보다는 솔로 활동에 나선 뒤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앞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공연을 많이 하려고 해요. SNS와 유튜브를 통해서도 꾸준히 소통하려고 하고요"
▶끝으로 변함없이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팀 해체 이후 아이돌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보컬 레슨을 해주기도 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저의 목소리와 발성에 대해서도 더 진지하고 고민하고 연구하게 됐죠.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해서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옐이 되도록 할 테니 지켜봐주셨으면 해요"
CBS노컷뉴스 김현식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