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소자의 유연성.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웨어러블 기기처럼 구부러진 열 공급원(열원)에서도 열을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열전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유연하게 휘어지고 종이처럼 가벼워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뿐만 아니라 경량화가 필요한 자동차, 항공, 우주 분야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에 따르면 조성윤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열전소재는 스펀지처럼 내부에 기공이 무수히 많은 다공성 구조로 열전도도가 낮고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특성을 보인다.
열전소재는 주변의 열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거나 반대로 전기에너지를 열로 바꿔준다. 열전소재를 이용한 열전발전은 체온이나 태양열, 전자기기와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한다.
하지만 기존 열전소자는 무겁고 유연하지 않아 깨지기 쉬운 게 문제였다. 다양한 곡면의 열원에서 전기를 생산하기 어렵고 제조공정 자체도 까다롭고 복잡해 고가였다.
연구진은 열전도도가 낮고 높게 쌓을 수 있는 구조의 CNT 폼을 개발했다. CNT를 물리적으로 분산시킨 용매를 지지체에 도포한 후 용매를 빠르게 증발시키는 방법으로 벌크 형태의 CNT 폼(5㎜)을 만들었다.
그 결과 기존의 기공이 거의 없는 CNT 필름과 비교해 열전도도가 160배 이상 낮게 나타났다. 외부에서 열이 가해졌을 때 열전소재 내 온도 차이가 2배 이상 증가하며 우수한 열전 성능을 보인 것이다.
또 열원의 형태에 따라 자유자재로 부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실험 결과 1만 번 이상 굽혔다 펴는 과정을 반복해도 안정적인 전기적 특성을 유지했다. 기공이 무수히 많아 변형에 강하기 때문이다.
조성윤 박사는 "스펀지형 유연 열전소자는 기존의 무겁고 딱딱한 소재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새로운 소재 개발 가능성은 물론 다양한 열전 분야 응용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는 8월호에 표지 논문으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