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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반대 이유가 '질투' 때문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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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이 질투? 여성혐오적 해석
여성의 신체 재현 자체가 문제
"여성은 성욕 해소 대상 아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대표)

우리 사회의 다른 주제도 우리가 얘기를 좀 해 봐야죠. 지금부터 진행할 인터뷰는 저희가 좀 오랫동안 고민을 했습니다마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한번쯤은 언급해야겠다. 생각해 봐야겠다 해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주제입니다. 성인용품에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혹시 지금 아이들과, 어린아이들과 듣고 계신다면 청취에 가이드라인을 좀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

여러분, 리얼돌이라고 최근에 많이 들어보셨죠. 그러니까 성인 여성 사이즈의 인형으로 여서의 신체적 특징까지도 그대로 본딴 성인용품인데 지난 6월 대법원이 리얼돌의 국내 수입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찬반 논란이, 토론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 주세요라는 청원이 등장을 했고. 지금 체크를 해 보니까 26만 2000여 명이 서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오히려 이 리얼돌이 성범죄를 줄이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무조건 막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는 주장도 있어서 좀 여러분 듣고 판단을 해 보시죠.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서승희 부대표. 이 분은 우려하는 분이세요. 우려하는 분들은 왜 우려하는지 듣죠. 서승희 부대표님, 안녕하세요?

◆ 서승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부대표님. 그러니까 법원의 판단은 이렇습니다.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 왜곡했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 또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국가가 개입하는 건 최소화하는 게 맞기 때문에 수입 허용한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서승희> 물론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자유가 지켜지길 바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그와 같은 방향을 지향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다만 여성의 존엄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얼돌은 단순히 여성을 재현해서 만든 것뿐만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존재가 남성의 성욕을 풀기 위한 존재로 치환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라는 것에 대해서 여성들이 그것을 느끼게 하게 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여성에 대한 인격권 침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성에 대한 인격권 침해란 말씀. 지금 판매 금지 청원에 26만 2000여 명이 서명하셨는데 그분들의 우려도 이런 우려일까요?

◆ 서승희> 네,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요즘에는 SNS에서 리얼돌에 대해서 강간 인형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사람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촉감이라든지 외형, 재현이 그렇게 이루어진 이후에 동의 여부와는 전혀 상관 없이 일방적인 성행위가 이루어진다는 지점에서 그와 같은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고요. 또 실제로 어떤 SNS에서는 남성이 그렇다면 강간 욕구를 어떻게 해결하냐는 황당한 그런 논의들이 오고가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강간 욕구요? 그런 논의가 실제로 있다고요?

◆ 서승희> 네.

◇ 김현정> 그래서 그런 분들이 26만 2000여 명이 가서 지금 청와대에 서명하고 판매 금지해 달라. 이렇게 요청하고 있는 건데 오늘 한쪽 분만 나오셨으니까 제가 반론들 들어오는 것을 좀 추려서 전달을 해 보자면 이런 게 있어요. 오히려 성욕 해소에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성범죄를 오히려 막는 수단이 되지 않겠느냐. 이게 양지로 오히려 끌어올려서 이것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런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서승희> 그것이 성매매 공창제라든지 성매매 합법화와 굉장히 유사한 논의 같은데요. 남성의 성욕은 분출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성욕을 해소할 어떤 방법이 있다면 성폭력이나 성범죄가 줄어들 것이다라는 그런 주장인 거죠.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성매매를 합법화한 지역의 성폭력이 증가한다는 전혀 반대되는 결과가 나오는데요. 여성을 거래 대상으로 보고 인격화하지 않고 비인격화시키고 폭력과 혐오에 둔감해지게 하는 조치가 이루어졌을 때에는 오히려 성폭력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리얼돌의 합법화 또한 방금 설명드린 이와 같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 논란이 더 커진 계기가 있어요. 뭐냐 하면 한 업체가 소비자가 원하는 얼굴을 말하면 그 얼굴로 리얼돌을 만들어줄 수 있다. 그러니까 지인이나 연예인 사진을 갖다주면 그 얼굴을 한 리얼돌. 그 인형을 만들어주겠다라고 하면서 이게 논란이 더 커진 게 맞죠?

◆ 서승희> 네,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장 우려했던 지점 중에 하나가 지인이라든지 혹은 연예인 얼굴. 특정한 얼굴로 조형이 가능하다는 지점이었는데요.

◇ 김현정> 진짜 비슷하게 나올 수가 있는 거예요?

◆ 서승희> 점 위치라든지 상처라든지 다양한 모습들이 재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서 이제 그런 것에 대해서...

◆ 서승희> 그런 것에 대해서 꼭 내가 실제로 그런 일방적인 그런 강간이라든지 성추행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 얼굴을 가진, 같은 위치에 점이 있고 상처가 있는 그 인형이 자위기구로 사용되는 게 합법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불쾌하고 폭력적이라는 감각을 청원을 통해서 여성들이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대법원의 조치가 나의 삶에 어떤 침해와 폭력으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목소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렇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특정 사람의 얼굴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지점도 문제적이지만 그런 지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리얼돌의 존재 자체, 혹은 합법적인 유통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문자를 보니까 한 분은 이런 문자를 주셨어요. ‘밖에 들고 다니면서 뭘 하는 것도 아닌데 집 안에서 본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그렇게 하는 건 너무 개입이 심한 거 아니냐’라는 의견이 하나 있고. 또 하나는 이런 분. 제가 어떤 분이 보내셨는지 성함은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마는. ‘전신 인형 리얼돌은 아니어도 여성 모델의 얼굴을 그 표지에다가 게재하고 3D로 이 여성의 성기를 재현한 성인용품 같은 건 이미 합법적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일본의 배우 얼굴을 상자에다가 넣고 이 사람의 성기를 그대로 재현한 3D로 재현한 이런 것도 파는 마당에 왜 그건 되고 이건 안 되느냐.’ 이런 문자도 들어오네요?

◆ 서승희> 사실 이번 국민 청원에 청원을 하신 분들께서 보기에 방금 말씀해 주신 3D로 여성 배우의 성기를 재현해내서 자위기구로 판다든지 그런 것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 김현정> 그것도 문제였다?

◆ 서승희> 네,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지점은 리얼돌이라든지 혹은 그와 같은 여성의 신체를 직접적으로 현실과 가깝게 재현해내서 사용하는 그와 같은 성인용품이 굉장히 여성 혐오가 근본적인 작동 방식이라는 것인데요. 여성이 오직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대상, 도구로만 존재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최근에 SNS 논란 중에 하나는 여성들의 이와 같은 목소리, 국민 청원이 사실 리얼돌을 향한 질투였다와 같은 목소리들이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해석의 방식이라든지 모든 작동 방식이 여성 혐오적인 맥락이 강하게 녹아들어 있죠.

◇ 김현정> 그것과 맞닿아 있다라는 생각? 그러면 이런 질문도 들어오네요. 남성 리얼돌은 없냐고요.

◆ 서승희> 남성 리얼돌도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너무 극소수다 보니까 아예 취급하지 않는.

◇ 김현정> 있긴 있어요?

◆ 서승희> 그런 성인용품점이 많다고 합니다.

(사진=온라인 캡처, 연합뉴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저희가 취재를 좀 하다 보니까 이런 의견도 있더라고요. 대안적인 건데 리얼돌 판매에 대해. 이건 대법원에서 지금 하라고 한 상황이니까 ‘이거는 판매해야 한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다만 좀 적정한 어떤 합리적인 규제선을 만들면 어떻겠느냐. 예를 들어 소아 리얼돌도 있대요. 어린이 모양을 본 딴 리얼돌. 외국에는 있답니다. 이런 것이라든지.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는 선에서의 리얼돌 판매를 금지하는.’ 이런 식의 규제는 어떻겠냐라는 이런 제안을 주신 성인용품 업체 사장님들도 계셨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서승희> 사실 소아 리얼돌은 인권 침해이고 혹은 또 성인 여성을 재현한 리얼돌은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왜 그런 구분이 생기게 되는지에 대해서 오히려 제가 이유를 성인용품 업체분들께 여쭤보고 싶은데요. 인권을 위한 규제선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남성의 시선으로 분절되었다가 다시 조립되거나 혹은 과도하게 성적 이미지가 투영된. 혹은 폭력과 혐오를 용인하는 그와 같은 방식의 모든 리얼돌의 유통이나 수입금지가 바로 인권을 위한 합리적인 것이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다 반대시군요.

◇ 김현정> 지금 반대 의견도 꽤 많이 들어오고 지지 의견도 꽤 많이 들어옵니다마는 이것은 26만 명의 생각은 이렇다는 거. 오늘 고맙습니다.

◆ 서승희> 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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