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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한일협정 청산'…정의당 던지고 민주당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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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06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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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日경제침략특위 위원장 "한일 협정 청산, 새 협정 필요"언급
정의당 첫 제기, 지소미아처럼 여당에서 채택 가능성
한일 경제 갈등 본격화에 강경론 연이어 제기
한국.바른미래 "협정 청산? 불가능, 감정적 대응"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특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수출규제로 비롯된 일본과의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정치권 일부에서는 한일 국교협정인 1965년의 '한일협정'을 대체할 신(新) 협정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일 양국 경제 갈등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치권에서는 경제 분야를 넘어 한일군사정보보호 협정 파기 등 외교 분야를 아우르는 '강경론'이 연달아 나오는 모습이다.

◇與일본경제침략위 위원장 "한일 협정 반드시 청산해야"...정의당 첫 제기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일본경제침략특위 위원장은 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1965년 협정 청산위원회는 명칭이 무엇이 됐든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1965년 협정 자체가 한국이 준비와 정보가 없이 굉장히 경쟁열위에 있는 상태에서 사실 엉터리로 만든 것이다.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정립해야 새로운 한일관계 모색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일협정 청산위원회 주장은 앞서 정의당에서 처음 제기됐다.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폐기론'도 정의당에서 첫 제기한 뒤 민주당에서도 커졌단 점에서 한일협정 청산도 같은 길을 걸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2일 대통령 직속으로 '65년 체제 청산 특위'를 만들자고 공식 제안하고 나섰다. 심 대표는 이자리에서 "전후 일본 체제를 만든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불평등한 한일관계를 규정한 1965년 한일협정으로, 우리는 식민잔재를 청산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김종대 의원 등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도발 규탄·한일군사협정 파기 촉구 정의당 정당연설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일 갈등의 근본적 원인인 한일협정을 새로운 협정으로 대체하지 않는 이상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해방이후 한국과 일본이 새롭게 국교를 맺으며 지난 1965년 체결된 한일협정은 타결보다는 일종의 봉합에 가까워 늘 한일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해 왔다.당시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에 대한 불법성 문제는 차치 한 채 정치적으로 배보상 문제를 일괄 타결한 터다.

일본은 한일협정을 통해 모든 개인의 청구권을 포함한 모든 배보상 청구권이 해결됐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은 대법원의 지난 10월 판결에서 보듯 한국은 개인의 청구권은 살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한일 간의 시각 차는 이번 경제 갈등의 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3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서로 청구권을 포기했다"고 언급하며 "약속을 안 지키는 국가를 우대할 수는 없다"고 한국의 대법원 판결이 수출규제 이유 중 하나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민주 "지금 당장? 시기상조"..."지금은 상황 대응이 우선, 장기적 문제"

정의당은 한일협정 재협상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직속이나 민관이 공동으로 '청산 특위'를 발족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신중론'을 펴고있다.

대법원 판결과 위안부 문제 등 한일협정을 근거로 일본과 논박을 벌이는 입장에서 협정 자체를 재검토해야한다는 주장은 전략적으로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시기상조'일 뿐이라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그것이 지금이냐 하는 문제는 좀 검토를 해야 된다"며 당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또 다른 특위 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갈등이 65년체제의 문제가 또 다시 드러났다는 점에서 청산 작업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 없다. 그 단계에 있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한일 협정 내용을 근거로 일본 논리를 반박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략적으로는 지금 65년 협정에 대한 검토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5일 경기도 시흥시 한국금형기술교육원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보수야권·전문가 "협정 파기, 현실적으로 불가능"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은 대체로 한 번 맺은 외교협상을 청산 내지 파기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적절하지도 않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정부여당이 '예견된 갈등'을 미리 대비하지 못해놓고, 한일협정 등을 거론하는 방식으로 반일감정을 부추긴다면 관계만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당의 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국제사회에서 인정이 되겠냐"며 "5년짜리 정권이 함부로 역사를 뜯어고치겠다는 발상 자체가 기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의 다른 중진 의원은 "국가간 맺은 협정을 파기하고 새로운 협정을 맺겠다는 자세로 자꾸 나가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있다"며 "신뢰가 무너지면 외교적 경쟁력은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정병국 국회 외교통일위 간사는 "정부가 대법원 판단을 존중하더라도 외교적 대응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허둥지둥대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며 "감정적 접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본 아베 내각의 전략을 이 정부도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일갈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은 "이럴 바에 아예 임진왜란이나 삼국시대 왜구 침략에 대한 '규탄 결의안'도 같이 내자고 하지 뭐하려고 청구권 협정만 얘기하냐"며 "친일이냐 반일이냐, 이런 식의 이분법으로 몰고 가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65년 협정을 새로운 협정으로 바꿔 한일 관계를 근본적 개선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당장의 그 현실성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지적한다. 일본이 협정을 번복할 가능성이 적을 뿐 더러, 지금과 같은 갈등 국면에서는 더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대 이원덕 일본학과 교수는 "한일 양국이 동의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협정을 맺을 수 있지만 현재 갈등 상황에서 쉽게 논의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과 일본의 수교가 이뤄진다면 그 기회에 남북일이 새 협정을 맺을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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