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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뉴스]무역보복에서 선거까지…격화되는 한일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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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연합뉴스)

 


한일 간 무역전쟁이 벌써 20여 일째를 맞고 있다.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하나의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아베 총리는 또다시 대화의 가능성을 닫아버렸다. 선거 직후 아베는 "한국이 청구권 협정 위반사항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 오라"고 말했다.

아베는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고 거듭 공격했다. 침략전쟁을 일으킨 가해자가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하며 마치 자신이 희생자인 양 유리하게 상황을 전복시키려는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역으로 일본이 '한국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오기로도 읽힌다.

한 외교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든 아니든 새로운 한일관계가 불가피해진 상황이고 그런 상황이 닥쳤으면 지금은 그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어정쩡한 봉합이 반드시 능사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새로운 한일분쟁은 어디로 흘러갈까?

그 실마리를 풀어보기 위해 무역 보복 조치가 발표된 지난 7월 1일 이후 20일간 이어진 양국지도자들의 주요 발언을 정리해 봤다.

이 발언들은 양국 지도자들이 서로 맞대응을 한 내용이다. 양국 입장과 속내 그리고 행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주의, 주장을 빼고 '뼈대'만 살펴봄으로써 최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파악하자는 뜻도 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 (사진=EPA/연합뉴스)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보복 선포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에 관한 수출 관리상의 분류 재검토'라는 고시 문건을 통해 무역 보복의 서막을 열었다.

"수출관리 제도는 국제적인 신뢰 관계를 토대로 구축되는데, 관계부처 검토 결과 한일 간의 신뢰 관계가 현저히 손상됐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과의 신뢰 관계를 토대로 수출관리를 하는 것이 곤란하게 되고, 한국 관련 수출관리를 둘러싼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한 일도 있다.

(일본 정부는) 7월 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의 수출 허가를 포괄 신청 대상에서 개별 심사 대상으로 바꾸어 수출심사를 엄격히 하겠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우방국 범주인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빼기 위해 '외국환 및 외국무역관리법'(외국환관리법)에 따른 수출무역 관리령(정령·한국 시행령에 해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7월 2일 아베 총리의 '대한 무역보복'에 대한 첫 입장(요미우리 신문 인터뷰 통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에 정합적이다(맞다). 자유무역과 관계없다. 전날 경제산업성의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 강화 발표는 '국가와 국가의 신뢰 관계로 행해온 조치를 수정한 것이다."

△7월 3일 아베, "한국 수출통제는 안보위협이 되는 나라에 대한 조치"(당수공개토론회)

"이번 조치는 WTO 규정에 반하지 않는 무역관리의 문제이다. 바세나르 협정에도 안전보장상의 무역관리를 각 국가가 완수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돼 있다. 바세나르 협정은 안보 위협이 되는 나라에는 전략 물자의 수출을 통제하는 다자간 전략물자 수출통제체제이다.

안전보장상의 무역관리 문제에 있어서 (국제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상대국에는 지금까지의 우대조치를 취할 수 없다.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한국은) 청구권을 포기했다. 이는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인데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느냐의 문제이다."

아베신조 일본 총리. (사진=자료사진)

 


△7월 4일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화학물질 행선지 알 수 없다" 북한행 시사(아베 측근)

"(화학물질의) 행선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7월 4일 유명희 통상본부장 "일본이 바세나르체제 기본지침 위배"

△7월 6일 아베, "한국 대북제제위반" 의혹 몰아가기(후지TV 당대표 토론회)

"(한국에 대한 반도체 3개 품목 수출규제 강화의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이 있다. 한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 한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무역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 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명확하다. 무역 관리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7월 8일 문재인 대통령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 경고, 외교로 풀자"(청 수석보좌관회의)

"(무역보복은)양국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이다. 결국에는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해 둔다."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행 문제의 원만한 외교적 해결 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시했다. 우리 정부는 우리가 제시한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7월 10일 문 대통령, "(무역보복) 장기화 가능성"... 거듭 대화 촉구(30대 대기업 총수 긴급간담회)

"(일본 정부가)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 화답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제한 조치의 철회와 대응책 마련에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대북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사진=청와대 제공)

 


△7월 12일 문 대통령, "열두 척의 배로..."(전남 블루이코노미 경제비전 선포식)

"전남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곳이다.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

△7월 15일 문 대통령,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 간다" 경고(청 수석보좌관회의)

"일본은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 판결을 조치의 이유로 내세웠다가, 개인과 기업 간 민사판결을 통상문제로 연계시키는 데 대해 국제사회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러자 우리에게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 제재 이행 위반 의혹이 있기 때문인 양 말을 바꿨다.

이는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를 모범적으로 이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엔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제재의 틀 안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더구나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자국 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한 통상적인 보호무역 조치와는 방법도, 목적도 다르다. 우리는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제한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에 우리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고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이 (수출통제 관련) 의혹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정부가 제안한 대로 양국이 함께 국제기구의 검증을 받아 의혹을 해소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될 일이다."

△7월 16일 세코 일 경제산업상, '강제징용에 대한 보복이 아니다" 발뺌

"일본은 처음부터 이번 (수출규제) 검토는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수출관리를 적절하게 실시하는 관점에서 그 운용을 검토한 것이다. (강제징용에 대한) '대항조치'가 아니다."

"(문 대통령의 '국제기구 검증' 관련 발언에 대해) 수출 허가 결정의 운용은 각국 법령 등에 달려있고, 각국이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이며 국제 기관의 조사를 받을 성질의 것이 아니다."

스가 일본 관방장관 (사진=연합뉴스)

 


△7월 16일 스가 일 관방장관 '문 대통령의 중대한 도전' 발언에 딴청

"(15일 문 대통령의 한국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 비판에 대해) 보복 조치가 아니다.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한 수출 관리를 적정하게 실시하기 위해 운용(방침)을 수정한 것으로, 대항 조치가 아니다."

"이런 내용을 일관되게 설명해 왔다. (문 대통령의) 지적은 전혀 맞지 않다. 보복의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7월 16일 고노 다로 외상 "일본기업 피해오면 필요한 조치 강구"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의 압류자산에 대한 매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만일 일본 기업에 피해가 미치는 일이 발생하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7월 18일 문 대통령, "피해자 수용 가능성과 국민 공감대 중요" (여야 5당 대표 회동)

"(당 대표들이 제시한 특사 파견이나 한일정상회담과 관련) 특사나 고위급 회담이 해법이 된다면 언제든 가능하지만 무조건 보낸다고 되는 게 아니다. 협상 끝에 해결 방법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양 정부 간 합의만으로는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즉 피해자들의 수용 가능성과 국민들의 공감대가 있어야 함을 교훈으로 얻었다. 피해자의 수용 가능성과 국민 공감대가 가장 기본이다."

(참조) 청와대 발표문 전문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하여 심도있게 논의하였으며 아래의 사항에 대하여 인식을 공유했다.

1.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자유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부당한 경제보복이며, 한일 양국의 우호적, 상호 호혜적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데 정부와 여야는 인식을 같이한다.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추가적 조치는 한일관계 및 동북아 안보협력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 여야 당대표는 정부에 대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차원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였으며,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3. 정부와 여야는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국가경제의 펀더멘털 및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 또한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비상협력기구를 설치하여 운영하기로 한다.

4. 정부는 여야와 함께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

△7월 19일(오전) 청 핵심 관계자 "한일군사보호협정 검토대상 아니다"

"('일본의 추가보복조치와 한일군사보호협정 재검토를 연계시킬 수 있다는 거냐'는 기자 질문에) 분명히 말하지만 연계되어 있지 않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 외무상(왼쪽)이 19일 일본 외무성에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7월 19일(오전 10시 10분) 고노 외상, 남관표 대사 초치 '외교 무례' 발언

고노: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서 아베 신조 정부가 사용하는 용어)에 대한 한국 대법원 (배상) 판결에 따라 국제법 위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일한 청구권협정 때문에 1월에 (양자) 협의를 요구했으나 안타깝게도 한국 응하지 않았다. 중재위 설치 제안도 응하지 않았다. 국제법 위반 상태를 이 이상 방치하지 않도록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는 조치를 즉시 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

한국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를 근저에서 뒤엎는 일과 다를 바 없다. 대사님이 본국에 정확히 보고하고 한시라도 빨리 이 상황을 시정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남관표: "우리 정부에 전달하겠다. 양국 사이에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정부의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고노: "(중간에 끼어들며) 잠깐 기다려라. 한국 쪽의 제안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 정부 제안은) 국제법 위반의 상황을 시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전에 한국 쪽에 전달했다. 그걸 모른 척하면서 다시 제안하는 것은 극히 무례하다."

△7월 19일(오후, 고노 발언 이후) 청 고위당국자 "한일군사보호협정 모든 옵션 검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여부와 관련) 협정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그 검토를 바탕으로 최선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아직까지 아무런 결정이 내려진 게 없지만 우리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다."

△7월 21일 아베, "한국 제대로 된 답변 가져와라" (개표 방송 출연)

"(한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청구권 협정 위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 될 것이다.

수출규제 강화는 결코 보복 조치가 아니다. 안전 보장에 관한 무역 관리를 위한 것이다. "제대로 된 신뢰 관계를 구축한 뒤 한국 측에 성실히 대응하겠다. (국민이) 안정된 정치 기반 위에 국익을 지키는 외교를 추진해 가라는 판단을 해 주셨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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