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확대되면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TV 산업 분야도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규제에 이어 일본이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 일본산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미지=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에 일본 무라타가 제조한 와이파이·블루투스 모듈을 탑재하고 있다.
삼성과 LG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도 대부분 일본산 소재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은 거의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LCD TV의 편광판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TAC 필름도 일본산이 주로 쓰이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 핵심 소재 역시 상당 부분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현실화될 경우 스마트폰과 TV 쪽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지만, 워낙 대상 소재 종류와 범위가 넓어 어느 정도 여파가 있을지는 예상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존 소재 수출 규제가 장기화면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은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기술을 기반으로 한 7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하는 데 쓰는 소재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현재 7나노 위탁생산이 가능한 파운드리 업체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삼성전자가 긴급 물량 정도의 재고만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납기 문제로 고객사와 신뢰가 훼손되거나 기존 수주 물량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 13일 전자 관계 사장단과 회의에서 "비상상황이다. 단순히 반도체뿐만 아니라 일본의 조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으니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을 비롯해 규제 품목 확대 가능성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주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