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사진=연합뉴스)
8일 열리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여야 간 막강한 화력을 통원한 정면 대결이 예상된다.
여야는 윤 후보자가 전 정권에 대한 수사와 현 정권이 의욕을 가지고 추진 중인 검찰 개혁의 상징적 인물이란 점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불꽃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윤석렬 도덕성 검증 '한방'노리는 한국당가장 주목되는 점은 야당이 윤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오랜만에 정부 여당을 향해 '한방'을 날릴 수 있을지다.
야당은 크게 윤 후보자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윤 후보자의 장모인 최모씨와 관련된 사건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윤 전 서장은 한 육류수입가공업체 대표 김모씨로부터 수천만의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22개월만에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야당은 이런 결과에 윤 후보자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시켜주는 등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윤 전 서장이 윤 후보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법무부 감찰국장의 친형인 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윤 후보자 측은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윤 전 세무서장의 휴대전화에서 '윤 후보자가 소개한 변호사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의 메시지가 발견됐다는 주장도 하고 있어, 이날 실질적인 증거들이 추가로 공개될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두 번째는 윤 후보자의 장모 최모씨가 사기와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이 또한 윤 후보자의 입김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니면서 명의를 빌려줘 의료재단을 설립,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챙긴 사건과 연루됐고, 수십억원에 달하는 사기 사건 등에도 관련됐지만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야당은 주장한다.
윤 후보자 측은 "사건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하고 수사·재판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60여억 원에 이르는 윤 후보자의 배우자의 재산 형성 과정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까지 의혹에 대한 공방을 주고 받을뿐 구체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청문회에서 야당이 어떤 숨겨 놓은 비장의 카드를 꺼낼지가 관심사다.
인사 청문회 단골 메뉴인 부동산 투기나 음주운전, 자녀를 둘러싼 의혹 등이 전혀 제기되지 않아, 예상보다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일러스트=연합뉴스)
◇'황교안 청문회' 與 반전 카드 만지작반면 여당은 공격보다는 정책 능력 검증에 초점을 맞추면서 차분히 인사청문회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야당의 공세가 강해질 경우, '칼집 속에 칼'인 황교안 수사 외압 의혹을 꺼낼 수 있다.
윤 후보자는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여론조작 의혹' 수사팀장 시절 '수사 외압'을 받고 쫓겨난 사실을 폭로한 적 있다. 그해 국정감사에서 윤 후보자는 수사 외압 관련 질문에 '황 장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한 적 있다.
여당으로선 이 발언을 고리로 황 대표의 수사 외압 쪽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청문회가 의 인사청문회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의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은폐 의혹' 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180도 뒤바뀐 적이 잇다. 당시에 박 장관 청문회는 '황교안 청문회'가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여당은 현재로선 대대적으로 '황교안 의혹'을 부각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에서 지나치게 흠집내기식 정치공세만 벌일 것에 대비해 황 대표 에 대한 질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개혁 어떻게 할거냐 ' 여야 공통 관심사 검찰 개혁의 경우엔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집요한 질문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은 윤 호보자가 정부 여당의 검찰 개혁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이면 '코드 인사'라는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윤 후보자의 서면 답변을 본후 '검경수사권조정에도 사실상 찬성했다'며 "오로지 정권코드발언이나 하는 이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윤 후보자는 '검찰 주의자'로 정평이 나있어, 윤 후보자가 지나치게 검찰 조직 논리를 앞세우는 발언을 할 경우 여당에서도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 개혁이 여야 모두에게 관심사가 되는 이유다.
윤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공직자로서 국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오로지 국민의 관점에서 국회 논의 과정에 충실한 의견을 드리겠다"고 했고 검사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제한에 대해선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여당이 추진 중인 공직자비리수사처에도 "국가 전체적으로 부정부패 대응 능력의 총량이 지금보다 약화되어서는 안된다"고 답변했다.
전반적으로 검찰 개혁을 크게 반대하지 않는 원론적인 얘기지만 일부 검찰의 입장도 완곡하게 반영되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검찰총장 후보 검증하는 '피고발인' 의원들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야당 의원들이 패스트트랙을 두고 무더기 고발된 가운데, 피고발인들이 수사의 총 책임자를 청문하는 묘한 모습이 연출된다는 점이다.
후보자 검증하는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당 김도읍.이은재.장제원.주광덕 등 의원들이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검찰의 수사·기소 대상이다.
만약 내년 4월 총선 전에 이들이 기소돼 유죄를 받을 경우 총선 출마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직을 역임하게 되면 국회선진화법 위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어서 이번 청문회의 그림은 더욱 더 묘할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여당은 한국당 법사위원들의 청문위원 자격을 문제 삼고 있다. 청문위원이 공직후보자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 참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5일 "국회 선진화법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청문위원들이 제대로 된 검찰총장 후보자 검증에 나설 수는 없다"며 "수사 대상자가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수장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도 인사청문회의 공정성과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