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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출격시킨 '새떼 미스터리'…새박사 윤무부 "그런 새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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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하하는 미상항적에 군 전투기 출격시켜 '새떼'20여 마리 조종사 눈으로 확인
새박사 윤무부 명예교수 "지금은 번식기…"7,8월에 북에서 남으로 오는 철새 없어"
"철새 날 때 흩어졌다 모였다 하지는 않아…우리 군 레이더 낡아 새떼 구분 어려움"

발진하는 TA-50(사진=자료사진)

 

지난 1일 우리 군 레이더에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정체불명의 항적이 포착돼 우리 공군 전투기가 긴급 발진해 추적·확인하는 일이 벌어졌다.

군 당국이 전투기를 출격시켜 조종사의 눈으로 새떼 20여 마리였던 것을 확인했다고 밝혀 사안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일각에서 '새떼 결론'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고, 일부 조류학자도 군의 새떼 설명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눈으로 확인됐다지만 딱히 어떤 새로 특정되지 못한 정체불명의 새떼에 대한 궁금증이 가시지 않는다.

◇북에서 내려온 미상항적이 새떼로 확인되기까지

군 당국에 따르면 1일 오후 1시 10분쯤부터 3시간 이상 북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오는 미상항적이 군 레이더에 포착됐다.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레이더에 포착된 비행체는 계속 남하했는데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군은 전투기 여러대를 출격시켰고 이 가운데 저속비행이 가능한 KT-1훈련기가 미상항적의 같은 고도와 같은 속도로 날며 이 항적이 새떼임을 확인했다.

이 새떼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태백산까지 200여km를 시속 90킬로미터 안팍, 3~3.5km높이로 날았다.

군은 조종사가 눈으로 확인했지만 어떤 새떼인지는 특정할 수 없었다며 다만 3~5km의 비행고도와 시속 90km로 비행하는 새의 범주에 기러기와 고니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독수리는 최고 7.5km, 재두루미는 6.5km 높이까지 난다는 설명이었는데 군 관계자는 "구글 등 인터넷을 검색해 파악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새떼는 레이더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몇차례 반복하기도 했는데 군은 새떼가 방향을 바꿀 때 흩어졌다가 다시 모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새박사' 윤무부 명예교수 "새연구 40년… 7,8월에 이렇게 날아오는 새떼는 없어"

그러나 새박사로 유명한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는 5일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러기, 고니는 겨울철새인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윤박사는 최고 7km 안팎의 고도로 나는 독수리와 재두루미 등에 대해서도 "남미 안데스 산맥을 넘는 독수리 얘기"라며 "산이 높지 않은 한반도를 찾는 철새는 생각보다 높이 날지 않는다. 1백미터에서 1백50미터 높이로 나는 새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여름철새일수도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여름철새는 4,5월이면 다 내려왔다. 7,8월은 새들의 번식기여서 거의 이동이 없는 때"라며 "새 연구를 40년 넘게 했지만 7월에 북쪽에서 남으로 새떼가 내려온단 얘기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새떼가 방향을 바꾸면서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해 레이더에서도 나타났가 사라졌다를 반복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군집을 이룬 철새는 삼각형을 이루든 어떻든 보통 목적지를 향해 그대로 쭈욱 날아간다"고 밝혔다.

윤박사는 자신이 군에서 새떼 강연도 많이 했다고 했다. 공군기지의 경우 새가 전투기 이착륙의 방해가 되거나 레이더 탐지때 비행체와 혼선을 주기도 해 새 전문가를 불러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백령도와 2함대 등 여러 부대에서 새의 특성과 습성에 대해 강연했다. 당시 우리 레이더가 낡아 새 구분을 잘하지 못했다"며 "선진국인 영국에서 레이더를 봤는데 오리나 고니떼가 대형을 이뤄 날아가는 항적이 선명했다" 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우리 군 레이더의 새떼 탐지 성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 조종사 눈으로만 확인한 새떼 아쉬움 …"긴급출격으로 카메라 못챙겨"

군에 따르면 미항항적이 새떼임을 확인한 것은 KT-1 훈련기의 조종사다.

함께 출격한 KF-16 전투기는 저속비행이 어려워 새떼와 같은 속도로 날 수 있는 KT-1이 항적과 같은 고도 같은 속도로 날며 미상항적을 추적했다.

해당 조종사는 식별된 새떼에 대해 "회색으로 보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조종사가 급히 출격하느라 카메라를 챙기지 못해 새떼를 사진으로 남기기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전직 전투기 조종사였던 A씨는 "전투기가 출격해 새떼로 확인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우리 전투기는 대부분 수동이어서 조종사가 저고도로 비행하며 사진을 찍고 하는 것은 어렵다. KT-1이 비상대기 중이 아니었으면 카메라는 없었을 것"이라며 "기러기, 고니가 아니라 오리떼일수도 있다.전투기가 출격해서 확인했으면 된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새떼와 전투기 출격에 대해 일부 군사전문가가 군의 거짓말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공망이 뚫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해 군이 대응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에서 전투기가 내려온다는 상황전파는 없었다"며 "개인의 주장을 언론보도로 보기 어려워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군 관계자는 "공군이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고 밝혀 정체불명의 새떼 논란이 커질지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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